선생님, 저는 어차피 해도 안 돼요. 머리가 안 좋아서...
중학교 교사 시절, 한 제자가 중간고사를 앞두고 나에게 했던 말이다.
나는 저 한마디에 굉장히 속으로 열이 받았고 답답했다.
저 어린 친구에게 여태 누구도
"넌 머리가 좋아서, 넌 셈을 잘해서, 넌 창의력이 뛰어나서.."
라는 식의 칭찬을 안 해줬단 말인가?
그 학생은 학교 장기자랑 행사에서 무대를 뒤 흔들어 놓은 정도로 춤에 소질이 있는 아이였다.
나는 오랫동안 고민한 후 그 학생에게 이렇게 이야기했다.
"네가 지난 공연 때 보여준 눈빛 속 열정은 선생님이 지금까지 무대 위에서 본 그 누구보다 빛났어.
그때 들었던 생각은 너는 뭘 해도 빛나겠다였거든.
그러니까, 이번에 네 무대라고 생각하고 한 번 해볼까?
선생님을 믿어봐, 넌 네 생각보다 훨씬 대단한 사람이야."
그리고 정확히 3주 뒤, 잊고 있던 그 학생에게서 연락이 왔다.
"쌤 저 이번에 성적이 확 오르진 못했지만, 깨달은 게 있어요"
"뭔데..?"
"저도 하면 된다는 거요!"
그 학생은 내 어떤 말에 꽂혔을까? 네 눈빛? 열정? 대단한 사람? 뭐든 좋다.
그게 작심삼일일지라도 한 사람의 인생에 작은 물결을 일으켰다는 것은 '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