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한 길 사람 속'은 교사 시절 수도 없이 받았던 질문으로 시작되었다. 그리고, 일생일대의 선택 때문에 고민을 하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다. 그리고 아주 뻔한 답변이니 큰 기대는 하지 않는 것이 좋다. 그치만 누구에겐 도움이 될 수도..? 오늘도 역시 나만의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무한도전 Yes or No 특집 中
인생은 B(Birth)와 D(Death) 사이의 C(Choice)라는 유명한 말이 있다. 나와 같은 결정장애에 속하는 사람들은 하루에도 수도 없는 고뇌에 빠지곤 한다. 아침 출근길에 도착 3분 남은 버스를 타려 뛰어야 하는가 노란 전기자전거를 빌려서 여유롭게 신분당선을 타러 가야 하는가부터 나의 하루는 시작된다. 전 세계 직장인들이 결정장애에 빠지는 점심 메뉴 선정은 나름의 해결책을 찾았다. 바로, 배고파서 쓰러질 때쯤 밥 먹으러 나가는 것이다. 그럼, 메뉴에 대한 고민 없이 살기 위해 아무거나 다 오케이 하게 된다. 이렇게 우리는 작은 고민부터 내 미래를 송두리째 바꿔놓을 것만 같은 일생일대의 결정의 기로에도 서게 될 때가 많다. 주로 입시, 군입대, 취업(커리어), 이직, 결혼 등과 같은 경우가 많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와서, 며칠 동안 심각한 고민을 하던 수많은 제자들이 그 순간의 선택으로 인해 다행히 인생이 송두리 째 바뀌는 경우는 없었다. 우리 인생에서 가장 흥미로운 대화 주제는 어쩌면 'IF'가 아닐까 싶다. '내가 그때 문과를 택했다면', '내가 대학 입시를 도전적으로 높여 썼다면', '내가 그날 그를 길에서 만나지 않았더라면' 하는 지나간 시간에 대한 'IF'가 있는가 하면 '내가 로또에 당첨된다면', '내가 올해 회계사 시험에 떨어진다면', '내가 미래에 스포츠카를 일시불로 산다면' 등의 미래에 대한 'IF'도 있다. 아쉽게도 나는 두 가지 'IF' 모두 내 머리에 오래 두지 않으려 노력한다.
이는 내가 통계학의 산물인 사주팔자를 좋아하지 않는 이유와 비슷하다. 사주팔자는 지독한 통계학에 의해 내 과거와 미래를 수많은 다른 사람의 삶에 대한 데이터에 적응시키려 한다. 그럼 내 생각의 흐름은 어떤 일을 하든지 사주팔자로 귀결되게 된다. 가령, '20대 후반에 운을 다 썼네?', '말년에 사업가 운이 있네?' 하는 말을 들으면 내가 30대에 들어서서 안 되는 일들이 전부 20대 후반에 운을 다 썼기 때문으로 여겨지고, 말년쯤 되면 사업을 해야만 할 것 같은 강박에 사로잡히게 된다.
나의 젊은 시절 얼굴을 보여주는 페이스앱 후기
나의 젋었을 때 얼굴을 보여주는 페이스앱을 체험해 보고 눈물을 흘리는 영상들이 유튜브에서 화제다. 한 때는 반대로 나의 미래의 주름이 자글자글한 얼굴을 보여주는 페이스앱도 있었다. 재밌는건 두 사례 모두 눈물을 흘린다는 것이다. 미래의 내 모습을 봐도 과거의 내 모습을 봐도 인간은 눈물을 흘린다. 갑자기 또 다른 주제의 이야기를 왜 하냐고 생각할 수도 있다. 사실, 오늘의 결론으로 가기 위한 빌드업(Build-up)이다. 내가 이 영상들을 보고 든 생각은 신기하게도, 일생일대의 결정의 기로에 서 있는 제자들과 지인에게 해주던 이야기와 같았다.
마음이 현재에 있어야 행복하다. 마음이 과거에 있으면 후회만 하고, 미래에 있으면 불안하기만 하다.
이 글을 읽는 분들 중 내가 학창 시절 문과냐 이과냐 선택했던 것을 아직도 후회하고 있는 분이 있다면 지독히도 마음을 과거에 두고 있는 분이다. 사람들이 어렵게 점심메뉴를 정하고선 맛없는 포만감을 느낀다면, 그 순간은 후회하지만 보통 다음 날 점심까지 어제의 점심 선택을 후회하는 경우는 없다. 왜냐하면 우리는 매일 또 다른 선택을 해야 하며, 내일의 나 또한 선택을 해야 한다.
일생일대의 고민도 마찬가지이다. 어떤 선택을 해도 미래의 내가 과거의 이 순간을 후회하지 않길 바란다면 방법은 한 가지밖에 없다. 그냥 미친 듯이 현재를 살아야 한다. 마음과 생각을 현재에 두고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다 보면 '아, 이 선택을 하길 잘했다'라는 믿음이 생기더라.
그리고, 한 가지 더 내가 꼭 학생들에게 했던 말은 나의 합리화 기제이자 합리화하다 못해 내 가치관이 되어버린 한 문장이다.
후회는 언제나 내 몫이 아니다.
내일 아침이면, 늦게 퇴근하고 러닝까지 하고 늦은 시간까지 글 쓰느라 일찍 수면을 놓친 지금의 나를 내일의 내가 원망하겠지만 그럼에도 지금의 내 선택을 후회하지 않는 것은 '오늘도 해냈다!' 하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어떤 결과가 나오든 지금 선택에 대한 후회는 당신의 몫이 아니니 지금의 모든 선택에 믿음을 가지길 열렬히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