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를 꿈꾸던 시절 임용고사를 준비하면서, 마음이 잡히지 않을 때마다 유튜브에서 동기부여 영상을 찾아보곤 했다. 유튜브에서 동기부여 영상들을 보면 대부분 인강 강사들이 나와서 "지금 그러고 있을 때가 아니라고!, 지금 잠이 와? 뭘 생각해! 그냥 해!"하고 화를 잔뜩 내는 영상들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한 때는 유튜버 피식대학이 동기부여 영상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전한길 강사의 동기부여 스타일을 따라 하는 것이 인기를 끌 정도였다. 나는 그런 영상보다 사실은 해외의 동기부여 영상을 자주 봤다. 왜냐하면 한국의 동기부여 영상보다 웅장한 음악과 함께 운동선수들이 영상에 나올 때가 많아서 뭔가 보는 재미도 있으면서 쓰러져도 다시 일어나는 운동선수들의 멋진 땀을 보면 정말로 동기부여가 되곤 했다.
인생에서 꼭 오는 시기가 있다. 사랑하는 사람과는 권태기가 반드시 찾아오듯이 인생에서도 삶태기가 찾아오곤 한다.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고, 일어나고 싶지도 않고 삶의 의미가 모호해지는 시기이다. 보통은 계절의 영향을 받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내 삶의 목적이나 목표라고 생각했던 것이 사라지게 되거나 의지하고 있던 사람이 사라졌을 때 가장 크게 나타난다. 그래서, 이 전 글에서 인생에서 단기적인 목표를 가지기보다 내 삶의 꿈을 반드시 가지라는 의미도 있었다. 목표는 이루거나 실패하게 되면 힘을 상실하여 내 방향성을 순간적으로 잃어버리게 되는 삶태기가 반드시 오기 때문이다.
중, 고등학생 시절에 중간고사나 기말고사 시험을 준비하다 보면 의욕적으로 책상에 앉아서 오늘의 계획표를 쓴다. 그리고 꼭 시간을 투자해하는 행동들이 있다. 가령, 갑자기 방 청소를 한다든지 책상 주변을 마구마구 치우기 시작한다. 또 그러다가 추억의 물건이나 사진첩을 발견하고는 또 거기에 시간을 쏟다 보면 시험공부는 안중에도 없어지는 자기 자신을 발견할 때가 있다. 원래 시험공부의 시작은 책상정리인 것이 국룰인 것이다. 우리의 삶태기가 왔을 때도 마찬가지로, 꼭 해야 하는 것에 집중하지 못하고 한 없이 흔들리며 그저, 회피하거나 쉬고 싶어 진다. 그러다가 정작 중요한 것들을 많이 놓치게 된다. 문제는, 단순한 작업을 못하거나 사람을 못 만나거나 하는 것은 그렇다 쳐도 건강과 자기 자신을 잃어버리는 것은 조금 더 심각한 문제다. 그렇기에, 우리는 삶태기를 어떻게 극복할지 마치 시험기간에 어떻게 집중할까 고민하던 그때를 생각하며 이겨낼 용기를 가져야 한다.
지금 삶이 너무 힘들고 지쳐서, 아무것도 하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을 만큼 아픈 상태라면 주변에서는 이렇게 말할 것이다. "괜찮아, 그냥 아무것도 안 해도 돼!" 그런데 문제는 부정적인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힘든 심장이 미쳐 날 뛰는데 '아무것도 안 하는 것'은 그런 사람에게는 뭘 어찌해야 할지 모를 만큼 힘든 상태를 의미하기도 한다. 그래서, 뭐라도 해야 한다. 뭐라도 해야 심리적인 문제도 잠시나마 다른 곳에 기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힘든 당신에겐 예기 불안이 가장 큰 문제라 또다시 어둠이 찾아올 것이라는 것을 누구보다도 더 잘 알지만 시험기간에 아무 생각 없이 책상을 정리하듯이 우리는 무언가가 해야 한다.
해야 되는 거 알고 있었잖아?
얼마 전에 재밌는 유튜브 쇼츠 영상을 봤다. 영어 공부에 대한 것이었는데 연예인 김종국 씨가 지인을 약간 혼내듯이 이야기하면서 "영어 공부 해야 하는 것 알고 있었잖아? 알고 있잖아? 그럼 지금 해!" 그러면서, 만약에 네가 언제 모를 기회가 해외에서 왔는데 준비가 안되어 있으면 잡지 못한다라고 이야기하는 영상이었다. 영상을 보면서 나와 당신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도 동시에 떠올랐다.
기회는 준비된 사람에게만 찾아온다.
우리가 지금 삶태기에 빠져 아무것도 하기 싫은 순간이라도, 무언가가라도 하려고 노력해야 하는 것은 우리에게 어떤 기회가 언제 찾아올지 모르기 때문이다.
해야 되는 건 알고 있는데, 잊어야 하는 건 잘 알고 있는데, 잘 안될 때
#1
지금 상황을 반드시 이겨내고 싶고, 무언가가 극복하고 싶다? 혹은 내가 단순히 인생에서 무언가에 도전하고 싶은데 도저히 용기가 나지 않는다면, 인간에게 가장 힘이 되는 것은 사람이다. 그래서 반드시 '동반자'를 만들라고 조언한다. 내 어둠을 같이 극복해 주고 응원해 줄 동반자는 당신이 금방 어두운 터널에서 나오도록 손잡고 같이 뛰어줄 것이다.
심리적인 어려움이 아니라, 작은 도전이라도 동반자는 반드시 당신의 옆에서 도움을 줄 것이다. 요즘에는 참으로 직장인 모임, 동호회가 다양해졌다. 하다 못해 IT 직장인 맛집 탐방 모임이라는 것도 들어가 보았고, 독서 모임, 와인 모임, 그리고 심지어 젊은 남녀가 만나 돌아가며 소개팅을 하는 모임도 봤다. 사람들이 혼자서는 쉽게 도전하지 못하는 것들을 동반자의 힘으로 이겨내는 것은 운동 모임에서 특히 찾아볼 수 있다. 나에게 강제성을 부여하기 위해 직장인들이 러닝 크루에 가입하고 돈을 내고 나 자신에게 강제성을 부여하는 것이다. 남녀를 불문하고 요즘은 운동하고 관리하는 직장인이 대세인데, 대부분 누군가와의 운동 약속을 잡거나 모임에 가입하여 운동을 한다. 재밌게도 '아 운동 가기 귀찮다, 힘들다, 쉬고 싶다' 하면서도 가게 되는 것은 동반자의 힘인 경우가 많다.
나도 100일 동안 꾸준히 주 2회 러닝 하는 모임에 들어 100일 동안 달려본 적이 있다. 정말 나가기 싫고 너무 귀찮았다 솔직히. 그런데, 내가 그럴 때는 내 동반자가 나를 기다렸고 반대로 상대가 나오기 힘들 때는 내가 그를 이끌었다.
지금 뭔가 해야 하는 것을 알겠는데 잘 안된다면, 그리고 인생에서 너무도 힘든 시기에 마음이 무너져 내려서 심장이 아프다면, 내 동반자를 빨리 만드는 것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그건 가족이 될 수도 연인이 돨 수도 친구가 될 수도 있다. 사람에게 사람이 주는 힘은 실로 대단하다.
#2
뭔가 해야 하는데 정말 하기가 싫을 때, 혹은 무언가 마음을 강하게 먹어야 하는데 그게 잘 안될 때 쓰는 방법이 있다. 사실, 사람들이 알게 모르게 잘하고 있는 방법인데, 예를 들면 무언가 굳은 의지가 필요할 때 동기부여가 되는 휴대폰 배경화면을 해두거나, 운동을 하기는 너무 싫은데 일부러 좋은 운동화를 사거나, 비싼 PT를 끊어버리거나 하는 방법이다. 나는 러닝을 정말 미친 듯이 나가기 싫을 때, 일부러 방에 러닝을 위한 풀 복장을 깔아 둔다. 혹은 예쁜 러닝화를 사서 신발장에 현관문을 향하게 둔다.
우리는 이것을 '의사결정단서'라고 부른다. 내가 어떤 의사결정을 하기 위해 나도 모르게 하게끔 하는 단서와 같다고 이해하면 쉽다. 인생의 어려움이나 심리적인 힘듦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 우리가 위기와 고통의 순간을 극복하기 위해 #1의 동반자는 사실 정말로 찾기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2차적으로 내가 극복하기 위한 의사결정을 자꾸만 반복하게끔 하는 '의사결정단서'가 반드시 필요하다.
상처를 잊고 싶고, 사람을 잊고 싶고, 나쁜 기억을 지우고 싶다면 그 모든 것을 없애기 위한 당신만의 의사결정단서가 필요하다. 특정 물건을 봐서 부정적인 생각이 난다면 없애버리면 그만이고 특정 공간에서 자꾸 힘들어진다면 그 공간을 가지 않으면 된다. 물론, 결국은 트라우마의 극복이 그 고통을 마주하는 단계가 되겠지만 당장 힘든 이에게 '마주하기'는 쉽지 않다. 그럼, 반대로 긍정적인 생각이나 마음을 갖게 하는 의사결정단서는 당신의 마음속에 있을 수도 어떤 물건이, 장소가 될 수도 있다. 그래서, 당신으로 하여금 조금씩은 해야 할 일을 하게 하고 긴 어둠의 터널에서 벗어날 수 있는 의사결정을 하게끔 만드는 그 단서를 찾기를.
지금 당신의 삶에서 해야 하는 것이
커리어가 될 수도 있고, 업무나 공부나 운동이 될 수도 있다.
혹은, 극복이 잊음이 다시 일어섬이 될 수도 있다.
그 마음의 경중을 떠나 내가 바라는 것은 당신의 상처와 아픔과 주저앉음이 나의 그것과 같을 것이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