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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메타킴 Mar 17. 2024

15화. 하늘이 오늘 당신에게 준 기회

좋은 사람이 아니어도 돼 

중학교 1학년 여름 방학 때. 친한 친구 둘과 함께 영화관을 간 적이 있다. 사실, 영화관을 갈 정도로 친했지만 지금은 연락을 못 한지도 10년은 훌쩍 넘은 친구들이다. 그때 본 영화는 짐 캐리 주연의 '브루스 올마이티'였는데 아직까지도 그의 얼굴 연기가 유튜브 쇼츠에서 인기 영상일만큼 참으로 웃긴 배우가 아닐 수 없다. 그리고 영화에서 브루스(짐 캐리)가 신의 전지전능한 능력을 가졌을 때 나왔던 노래인 SPAP! - The Power는 정말 잊을 수가 없다. "I've got the power!"라는 가사를 생각하면 바로 떠 오를 것이다. 


해당 영화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신의 능력을 가진 브루스가 전 세계 사람들의 기도에 응답하는 장면이었다. 전 세계 사람들의 기도를 응답하는 것이 너무 양이 많아 한 번에 '모두 수락'을 눌러버린 브루스의 행동으로 인해 전 세계는 깊은 혼란에 빠졌고 복권 당첨을 기도하는 수많은 사람들의 기도를 다 들어줘 버리는 바람에 1등 당첨금이 단 돈 몇 달러도 안되어버려 소요사태가 일어나기도 했다. 신의 능력을 가진이에게 결국 영화는 일상에서의 소소한 행복과 사랑의 힘, 그리고 사람의 힘이 얼마나 큰 기적을 이뤄낼 수 있는지 교훈을 주며 영화는 마무리되었다. 


우리는, 신에게 그리고 하늘에게 살면서 많은 기도와 바람을 말하고 이루어지길 원한다. 신이 없다고 믿는 이도 하다 못해 가득 찬 보름달을 보며 소원을 빌거나, 생일 케이크의 촛불을 불고는 소원일 빌고는 한다. 보통은 "~하게 해 주세요"가 기본이다. 사랑하는 그 사람이 내 생각을 하게 해 주세요. 내 가족이 건강을 되찾게 해 주세요. 제가 올해 시험에 합격하게 해 주세요. 제가 올해 많은 돈을 벌게 해 주세요. 등등 한 번쯤은 당신들도 해봤을 만한 소원과 기도들이다. 그런데, 브루스 올마이티의 후속 편으로 나온 '에반 올마이티'라는 영화를 보면 신이 등장해 이런 말을 한다. 내가 가장 좋아하면서도, 가슴에 품고 사는 대사이다. 


If someone prays for patience, you think God gives them patience? 

누군가 인내심을 달라고 기도한다면, 신은 인내심을 주실까요?

Or does he give them the opportunity to be patient? 

아니면, 인내심을 갖출 수 있는 기회를 주실까요?

If he prayed for courage, does God give him courage?

용기를 달라고 기도한다면, 신은 용기를 주실까요?

or does he give him opportunities to be courageous? 

아니면, 용기를 가질 수 있는 기회를 주실까요?

If someone prayed for the family to be closer, 

가족과 더 가까워 지기를 기도한다면,

do you think God zaps them with warm fuzzy feelings, 

신은 따뜻하고 포근한 감정을 주실까요?

or does he give them opportunities to love each other?

아니면 서로를 사랑할 기회를 주실까요?




나의 인생이 바닥을 치는 것 같고, 온 세상이 나를 버린 것 같고, 하늘이 나를 계속해서 시험에 빠뜨리는 것 같을 때, 내 주변 사람들은 전부 다 잘 풀리고 내 인생만 하늘이 도와주는 것 같지 않을 때마다 나는 하늘을 원망했다. 마치, 브루스 올마이티의 주인공이 빗속에서 하늘을 원망하며 오열했던 것 같이 나 또한 하늘을 원망했던 순간이 많다. 나와 같이 지금을 살고 있는 모든 당신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지금 나에게 주어진 상황이 도대체 무엇 때문인지 모르겠고 그저, 원망스럽고 하늘이 나를 돕지 않은 것 같은 그런 순간 말이다. 


그런데, 그럴 때마다 아무리 하늘에 애원하고 애걸복걸해도 상황은 나아지지 않는다. 우리가 지금의 이 상황을 겪고 있고 이런 시간을 함께 하고 있는 것도 전부 다 우리에게는 '시간'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 것은 우리에게 또 다른 '기회'이다. 당신이 지금 내 글을 읽는 이 순간에 당신의 마음에 1%라도 공감이나 요동이 일었다면, 그것 또한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말이다.


나는 '우연'이라는 말보다는 '운명'이라는 말을 참 좋아한다. 어떤 이에게는 '의미부여'로 느껴질 수도 있지만, 내가 만나는 모든 사람과의 관계에는 전부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나를 아프게 하든 행복하게 하든 상처를 주든 행복을 주든 내가 내 인생의 그 시점에 하필 그 사람을 만난 데에는 반드시 이유가 있다. 그리고, 내가 이렇게 생각할 수 있는 중요한 이유는 나는 소중한 사람들과의 만남을 '우연'이 아닌 '운명'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좋은 사람이 아니어도 돼'라고 말하는 것도 아이러니하지만 같은 맥락이다. 내가 굳이 좋은 사람이 되려고 무지하게 노력하지 않아도 나에게 좋은 사람이면 내가 알아서 좋은 사람으로 변하게 되어 있다. 당신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굳이 모든 사람과의 만남을 운명으로 치부하지 않아도, 내 인생에 중요한 사람이라면 반드시 서로에게 좋은 사람이 될 것이고, 그게 아니라면 서로에게 겉으로 보기에는 나쁜 사람이어도 결국 인생 전체로 놓고 보았을 때는 나에게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준 좋은 사람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세상은 참으로 모호하고 그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것이라 죽을 만큼 싫었던 사람도 어느새 함께하고 있을 수 있고 죽을 만큼 사랑했던 사람도 하루아침에 남남이 되어 버릴 수 있다. 이런 경험은 누구나 가지고 있지 않나? 세상 다 가진 것처럼 사랑하고 모든 순간을 함께 하던 이 가 어느 순간 길거리에서 마주쳐도 모른척하고 지나가야 하는 그런 얄팍한 운명 말이다. 




우리는 오늘도 하늘에 기도한다. 갈팡질팡하는 나의 마음의 선택이 정답을 찾기를, 내 인생이 빨리 남들처럼 정상 궤도에 오르기를, 그리고 나의 건강과 가족의 건강을 되찾기를, 또 사랑하는 이가 지금 내가 그를 생각하는 만큼 내 생각을 해주기를, 마지막으로 오늘도 걱정 없는 행복한 밤이 되기를. 그러나, 우리에게 당장 기적 같은 세상과 사람의 변화는 절대로 일어나지 않는다. 애석하게도, 그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당신과 나의 오늘의 기도와 소원은 반드시 이루어질 것이다. 

그것은 현실로 당장 내일 나타나지 않더라도, 당신에게 적어도 '기회'로 나타날 것이다. 

그러니, 우리에게는 반드시 다음 기회가 있다. 그것을 또 놓치지 않고 잡으려면 정신 바짝 차리고 내일도 살아내야 한다. 하늘은 당신의 소원을 '바로 수락' 해줄 수는 없어도 '그래? 그럼 기회를 줄게 잡아봐!'라고 말하고 있다. 그게 당신에게 오늘이었을지, 내일이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런데, 나는 믿는다.

그게 오늘이 아니었다면. 반드시 당신에게 내일 인생을 바꿀 기회를 하늘이 줄 것이라고.


그게 아니면 또 어때? 우리에겐 또 내일이라는 기회가 올 거잖아? 

그러니까 믿자, 믿고 우리에게 올 또 다른 기회를 기다리자.

그래야, 찰나의 기회가 왔을 때 절대 우리는 다시는 놓치지 않을 것이다.


당신은 지금 이미 좋은 길을 가고 있고, 아직 '기회'라는 보물 상자가 나타나지 않았을 뿐이니까!

내일은 우리에게 '기회'가 올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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