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친구가 사업을 하나 한다고 했다.
처음에 그냥 하다 말겠지 싶었는데, 꾸준히 하고 있었다.
주목할만한 것은, 어떻게 사람들을 구해 자기랑 일하도록 만들고 있다는 점이었다.
그 친구가 함께 일을 해보고자 하는 사람은 열살때부터 옷을 만들어서
17년차 경력을 갖고 있다고 하며, 국내에서 몇 안되는 기술을 갖고 있다고 한다.
또 메이크업 쪽에서는 대학교 과대랑도 연락이 되어, 그 대학 과랑도 함께 일을 추진할 수 있을것 같다고 한다.
사업이 결국 수익을 내건말건, 어쨌든 내 고객이었다면 잘했다고 칭찬해줄만한 과정들이다.
실제로 행동에 옮겨서 저렇게 하기는 쉽지 않으니까.
김진기대표님의 라마리코 얘기를 좀 해보자.
나는 그 탄생과정을 대략 알고있는 사람 중 하나다. '라'마리코의 ㄹ부터 라마리'코'의 ㅗ까지 세상에 나오는 과정을 본 사람이다.
처음 김진기대표님이 유서를 썼던 건 내 기억에 아마 페이지에 쓸게 없어서였던걸로 기억한다. 그러다가 유서나 써볼까? 해서 유서를 쓰게 된거지.
유서를 쓰신 다음에는 그게 하나의 아이디어가 되었다.
이제 와서 하는 말이지만, 나는 그게 무슨 사업이 될까 싶었다.
아니 무슨 유서 쓰는 걸로 사업을 해. 버플에서 말도안되는 사업을 많이 봤지만 그건 정말 말이 안되는 일이었다고 당시에는 생각했다.
그러다가 아주 재수 좋게도, 눈앞에서 교통사고가 터졌고, 김진기대표님의 라마리코는 아주 빠른 속도로 구체화되기 시작했다.
되돌아보면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지 모르겠다.
아주 우연히 버플을 알게 되었고, 마침 그 때 후배가 돈이 있었고,
어쩌다 보니 매일하나를 알게됐고, 또 어쩌다 보니 레이스를 만들었다.
레이스 1기를 거쳤고, 2기를 하고 있다. 그리고 이제는 기수제를 폐지하고,
그냥 사람들을 받고 있다.
이번주 일요일에 레이스 모임을 하는데, 이 사람들이 대관절 내 옆에 어떻게 남아있는 건지 모르겠다.
어느정도 진도가 나가본 사람이라면 공감할 것이다.
내가 이걸 할 생각을 어떻게 했을까.
나는 레이스를 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정말 많이 느끼는 점이 있다.
처음 올 때는 자기가 아무 자원도 없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내면을 열심히 파보다 보면, 무슨 자원이 나오고, 그게 아이템이 된다.
레이스를 해서 그 프로그램들이 전부 매일하나가 아닐까 걱정했지만,
그건 쓸데없는 걱정이었다. 레이스로 나온 아이템들은 겹치는 것이 하나도 없다.
대체 이런 게 어떻게 가능한걸까? 내가 잘해서?
나는 사회경험도 없고, 그렇다고 뭘 이뤄본것도 아니다. 다 떼고 보면 스물여섯살 먹은 애송이다.
그런데 내가 이사람들에게 뭘 했다고 전에는 못 찾던 아이템을 찾아내는 걸까?
답은 내가 뭘 잘해서가 아니라, 세상이 원래 그렇게 생겨먹었기 때문인 것 같다.
사람이 뜻을 갖고 움직이면 인도받는다.
내 친구가 사업을 하겠다고 생각하고 그걸 행동에 옮기니, 일산에서 옷을 만드는 사람이 나타났다. 이 친구는 오산에 산다. 평소같았으면 절대로 알 수가 없는 사람이다.
메이크업 과대를 알게된건 더 웃기다. 원래 중학교 친구였는데 바로 윗집에 사는 애란다.
몇년째 아무런 인사도 연락도 없었다. 그런데 어느 날 그냥 담배나 태우려고 옥상으로 올라가고 있었는데 얘를 딱 마주쳤고, 어떻게 얘기를 나누다보니까 얘가 메이크업 학과 회장이었다.
라마리코를 하겠다고 생각하니 눈앞에서 교통사고가 터진다.
레이스를 하겠다고 생각하니 거기 적합한 고객들이 와서 1기를 성공시키고, 2기도 좋은 사람들이 와서 붙는다.
고객들이 자기도 아이템 찾아보겠다고 모닝페이지 쓰기 시작하니, 아이템이 찾아진다.
원래 이런 거다.
PC게임을 한다고 생각해보자.
그 게임의 세상 속에서는 나만 움직이고 있다.
다른 NPC들은 움직이지 않는다. 정해진 자리를 돌고 있다. 나는 그 NPC 무리를 통과하면서 성장해간다. 내가 성장함에 따라서 새로운 의뢰가 들어오고, 새로운 환경에 직면하며, 새로운 NPC들을 만난다. 혹은 동료를 만나서 함께 성장할 수도 있다.
그렇게 계속 플레이해가다보면, 결국에는 엔딩에 도달한다.
이것과 똑같다.
사람이 뜻을 가지면, 그때부터 자신의 여정이 정해진다.
게임에 원래 스토리라인이 있듯이, 그때부터 자신의 여정이 정해지는 것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이런저런 사람들을 만난다. 누군가는 스쳐지나가고, 누군가는 동료가 된다. 사건의 과정들을 지나가면서 궁리도 하고 좌절도 할 것이지만, 그런 것들은 내가 계획하는 게 아니다. 그렇게 된 거지. 그리고 이런 사건의 과정을 거치다보면, 결국에는 도달하고자 하는 지점에 도달한다.
계획해서 옷 만드는 사람, 메이크업 하는 사람을 만난 게 아니다.
계획해서 교통사고가 일어난 게 아니다.
계획해서 레이스를 하게 된 게 아니며, 이런 사람들이 고객으로 오도록 계획한 게 아니다.
이런 아이템들을 만들겠다고 계획한 게 아니다.
만사를 내가 계획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계획한 게 아니다.
그것들은 일어난 일들이다. 그리고 사람이 뜻을 갖고 움직이면 일들이 일어난다.
이걸 토니 로빈스는 은총이라고 부르고, 마이클 싱어는 삶의 인도라고 부르며, 도널드 트럼프도 이것을 언급한다.
저번 칼럼에 성장을 할 때 자신의 마음상태를 지독한 환경에 놓을 필요 없다고 했던 것은 이것 때문이다.
내가 마음상태를 지독한 환경에 놓건, 풀밭에 놓건 결국 나는 인도받고 있기 때문이다.
어차피 인도받는데, 그 과정에서 스스로를 괴롭힐 필요가 있을까? 전혀 없다.
마음을 편하게 두고, 스스로의 길을 계속 걸어나간다면, 필요한 것들이 내게 주어질 것이다.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그 보이지 않는 것들이 길을 계속 열어줄 것이다.
계속 걸어나가기만 한다면 말이다.
"우리 자신을 내어줄 때 삶이, 신이, 은총이(뭐라고 부르건 상관없다) 한 발짝 다가와 우리의 길을 이끌어준다고 나는 굳게 믿는다." - 토니 로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