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했던 이유

대화의 희열 백종원편 감상문-감정관리와 영업력

by 하룻강아지

블로그에 쓴 글을 옮긴 것입니다. 편의상 존대를 생략했습니다. 마음으로 존대를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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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쯤인가에 레이스를 마지막으로 모집한다고 공지를 올렸었다.

이제 그만해야겠다고 생각이 들었다. 지금 보면 사실 그만하지 않아도 됐었거든?

주변에서 그건 힘든 일이다 힘든 일이다 하니까 힘든 줄 알았고,

그리고 재미가 없다고 생각했다.



재미가 없는 건 둘째치고 힘든 일은 아니었다. 지금 느끼는건 돈이 없는게 세상에서 제일 힘든 거고, 어떤 일도 그것보다 힘들지는 않음.



어쨌든 매일하나를 버려두게 된 것은 내 입으로 말하기도 쪽팔리다고 생각하지만

여친이랑 헤어져서였다. 나를 위한 변호가 필요하다면 트럼프가 쓴 책들 중에서도 '이혼' 으로 사업이 파국을 맞는 경우는 잦다고 한다. 그게 감정적이든, 이혼 위자료 때문이건간에.



여친이랑 헤어져서 하던 일을 망쳤다. 라고 하면 소인배에 병신 찌질이라는게 솔직한 내 머릿속의 목소리였는데 내가 그랬다. 나는 안 그럴 줄 알았어.

그런데 오늘 백종원님이 나온 프로그램을 보면서 느꼈던 건 그건 소인배 병신 찌질이가 아니라 사업이 망할 수 있는 한 단계를 배웠던 거야.



범인은 이별이 아니라 외로움이었다.



나는 이걸 하면서 집에서 지지받은 적이 단 한번도 없다. 레이스로 돈을 벌어다 용돈을 드렸을때도, 멘탈마스터로 시급이 백만원을ㅋㅋㅋ찍었을 때도 단 한번도 지지받지 못했음. 그런데 사는 건 집에서 살았지. 멍청한 짓이었다.

그러니 그 지지받지 못하는 걸 누구한테 의존했을까. 연인이었던 거다.



나 스스로는 자기를 사랑해야 한다고 계속 강조했고 조금 진행한 뒤에는 마치 나는 그러지 못했는데 이제부터는 그러고 있다는마냥 글을 썼는데, 지금 돌아보면 전혀 그러고 있지 못했다. 자기를 사랑한다는 거 자체가 뭔지를 몰랐던 거야.



그러면서 내맡기기 한다고 목소리가 떠오르면 그걸 흘려보내네 마네 이랬는데 사실 그건 올바른 방향은 아니다. 목소리가 올라오는 건 내가 그동안 마음(다른 자신)을 개처럼 고생시켰기 때문에 떠오르는 거지 마음에게는 아무런 죄가 없음.



그런데 그 마음을 보듬어주지 못하고 흘려보낸답시고 계속하고 있으니 상처가 나을 리가 없는 거야. 마음은 외로워하는데 외로움을 스스로 충족시켜줄수가 없었던 것임.

그러면서 내맡기기 한답시고, 흘려보낸다고 애쓰고.



스스로의 외로움을 스스로 지지해줄 수 있었어야 했는데 나는 그걸 연인한테 의존했고, 그 의존증이 나를 망하게 만들었던 것이다.

백종원님도 손님들이 하대하는 것에서 나오는 자신에 대한 모멸감과 분노 때문에 한차례 망했다고 했음. 감정적인 문제는 니가 의지가 약하구나ㅋ 하면서 가볍게 볼 게 아님.

신대표님은 이걸 이미 누차 강조했지만 겪어보지 않고서는 모르는 것 같음.



장사 했다가 뭐 안팔리고 니가 접은게 망한거냐. 할 수도 있는데 그건 망한 거야.

망한 거라는 건 꿈이 부서지는 거거든. 아, 이렇게 살아야겠다! 고 정한 인생의 노선이 완전히 박살나는 경험이다. 사업을 하겠다고 열심히 장사를 하고 즐겁게 살다가 하루아침에 9급공무원 국어책 사들고 파고 있으면 그게 망한 거 맞음.

열심히 하다가 뭔가 이제 정말로 일어설 수 없다는 느낌은 태어나서 처음 느껴보는 거였다.

정신적으로 엄청난 손상이 왔었지.



백종원님은 프로그램에서 나는 아무것도 아니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밀려오는 좌절감을 겪으셨다고 했는데 딱 이 감정이었거든. 그 직후에 자살충동 드는 것도 똑같음.

백종원님과 나의 실력과 재능의 차이로 그 사업과 장사에 크기의 차이는 있었지만 난 이미 망해본 경험이 있는게 맞아.



이번에 내가 망해서 배운 것은 어디 의존해서 사업을 하면 망한다는 것이다.

대표는 철인이 되어야 함. 감정적으로, 구조적으로 어딘가 의존하고 있으면 안된다.

가장 우선, 나 '스스로' 외로움이건 분노건 자신의 감정적인 문제를 갈무리하고,

의존하면서 시작했더라도 '일시적으로' 의존해야 한다. 독립적인 발판을 끊임없이 만들려고 해야 한다는 것이다.



감정적인 문제를 스스로 갈무리하려면 수행이 필요하고(이래서 신대표님이 영성을 파시는 건지도 모르겠다)

타인의 구조에 의지하지 않으려면 영업을 할 줄 알아야 한다.



감정관리와 영업력은 대표에게 가장 기초적인 자질이다.

그 두가지를 갖춤으로써 좀 더 강철과 같은 대표로 진화할 수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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