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lovedreamer
Mar 12. 2021
대자연의 시간이 흐르고 나도 역시 그러하다는 걸 잊어버린다.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이 그리도 낯선 이의 얼굴이라는 걸 깨닫는다. 사는 것이 지겨워 시간이 얼른 가길 바란 적이 있었다.
대기 중에 빗방울이 가득 차 있다. 셀 수 없이 숨 쉰 만큼 심장이 두드린 만큼의 빗방울이 그와 나 사이 공간을 채우고 있다. 어느 날 낮은 확률로 존재하는 수증기 방울들로 손에 잡힐 듯 가까이, 다음 날은 굵은 빗방울들로 존재조차 흐려지는 모습으로 멀리 있다. 내가 눈을 감은 만큼 더 가까이 다가온다. 내가 무수히 흔들린 동안 넌 여전히 그 자리에 있어.
무엇인지 모르는 눈물이 차오른다.
어느 틈에 깊어진 눈가 주름 사이로 눈물이 흐르는 사이 넌 언제나처럼 그 자리에 있을 것이지. 동물적인 욕망들 사이에 이리저리 휘몰린 탓에 어디쯤 서있는지 잊어버린 나를 물끄러이 바라볼 것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