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장 : 대왕대비의 잔소리

by 방구석의 이자카야

편의점에서 나와 도시락을 들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나는 속으로 중얼거렸다.


‘해냈다. 나는 편의점 작전을 성공했다!‘


문을 열고 방으로 들어와 침대에 주저앉았다.

도시락을 내려놓고 잠시 숨을 고르며 생각했다.


‘어쩌면, 밖이 생각만큼 무섭지 않을지도 몰라.’


도시락을 열어 첫 숟가락을 뜨며 나는 작은 승리를 곱씹었다.

왕국의 주인은 꽤나 진취적이었다.

어쩌면 편의점 알바 정도는 할 수 있겠다는 이상한 자신감이 차올랐다.




스팸 도시락 한 숟가락을 입에 넣고 감동의 눈물을 흘리려던 그 순간, 핸드폰이 울렸다.

화면에는 "엄마"라는 글자가 떠 있었다.


‘설마, 나한테 돈 더 줄 수 있는 거 아니야?’


아주 잠깐, 엄마의 전화를 반갑게 생각했지만, 그건 착각이었다.




“여보세요?”


“너 요즘 뭐 하고 지내니?”


엄마의 목소리는 평소와 다르지 않았지만, 나는 이미 이 질문이 잔소리의 전조라는 걸 알고 있었다.


“밥은 먹고 다녀? 밖에는 나가고 있니?”


엄마의 질문이 하나씩 이어졌다.


"밥은 먹고 있지, 근데 방에서."


“돈은? 아르바이트라도 하려고 생각은 해봤어?”

“밖에 나가서 사람들도 좀 만나고, 네 인생 좀 생각해 봐야지!

언제까지 방에만 있을 거야?”


엄마의 언성이 점점 높아졌다.

나는 핸드폰을 내려놓고 숨을 참았다.



“나... 나 오늘 편의점도 갔다 왔어!”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반격이었다.


엄마가 잠시 말을 멈췄다.


‘효과가 있나?’


“편의점? 네가? 진짜로?”


엄마의 목소리에 놀라움과 의심이 섞여 있었다.


“응, 도시락도 사 왔어.”


나는 의기양양하게 도시락 뚜껑을 열어 흔들어 보았다.

물론 엄마는 보지 못했지만, 이 행동은 내 자신감을 위한 것이었다.




“그럼 알바는?”


엄마는 방심하지 않았다.


‘역시 엄마는 잔소리 레벨 100이다.’


엄마의 질문은 정확히 예상대로였다.


"알바는? 생각은 하고 있어?"


나는 도시락을 앞에 두고 잠시 멈칫했다.


‘생각은 하고 있어, 아주 많이. 머릿속으로는 이미 알바왕이 됐다고.’


하지만 이런 말을 꺼낼 수는 없었다.


“음... 곧 하려고...”


나는 최대한 애매한 답변을 내놓았다.




엄마는 잠시 한숨을 쉬더니 말했다.


“그래, 이번엔 제대로 해봐. 네 나이에 방에만 있으면 나중에 더 힘들어진다?”


나는 대 대신 도시락을 한 입 베어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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