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장 : 첫 번째 임무 - 문을 열다

by 방구석의 이자카야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배고픔이란 감각이 나를 깨웠다.

'꼬르륵꼬르륵.'


배꼽시계는 여전히 정확했고, 지나치게 성실했다.

다시 잠을 청하려 눈을 감아보았지만, 허기가 도저히 잠들 수 없게 만들었다.


나는 물병을 집어 들고 찬물을 한 모금 마셨다.

‘물이 이렇게 맛있다니. 미슐랭 3스타급 물이네.’

그러나 그걸로는 부족했다.


침대 가장자리에 걸터앉아 방 안을 둘러보았다.

책상 위에는 배달음식 봉투들이 겹겹이 쌓여 있었고,

구석에는 터질 듯한 쓰레기봉투가 가득했다.


순간, 묘한 기분이 들었다.

내 몸에서 나는 냄새가 어쩐지 쓰레기 냄새처럼 느껴졌다.

'이걸 치우면 기분이 좀 나아질까?'


쓰레기를 버리기로 결심했다.

이건 단순한 행동이었다.

다른 사람과 대화할 필요도 없고, 누군가를 마주칠 일도 없으니까.

그 정도는 나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옷장을 열어 외출복을 꺼냈다.

몇 달 동안 보지 않아 주름진 옷이었지만, 지금은 그런 게 중요하지 않았다.

거울 앞에 서서 나를 바라봤다.

떡진 머리, 눈꼽 낀 얼굴.


'괜찮아. 아무도 나한테 신경 안 써.'

스스로를 다독이며, 드디어 문 앞에 섰다. .


문고리를 잡는 순간, 심장이 미친 듯이 뛰기 시작했다.

손바닥에 땀이 차오르고, 몸은 다시 방 안으로 돌아가고 싶어졌다.


‘안 돼. 여기서 물러나면 아무것도 못 해.’

나는 깊은 심호흡을 하고 문고리를 돌렸다.

문이 열렸다.


복도는 고요했다.

낯익으면서도 낯선 풍경이었다.

'적진은 조용하다. 지금이 기회다.'


나는 한 발을 내디뎠다. 그리고 또 한 발.

‘나는 방 밖으로 나왔다!’


쓰레기장까지의 길은 짧았다.

그러나 그 몇 걸음은 끝없이 길게 느껴졌다.

쓰레기봉투를 꽉 쥔 채, 나는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누군가 나를 보고 있을까?


쓰레기장에 도착해 봉투를 던졌다.

그 소리가 어쩐지 커다랗게 들렸다.

그 순간, 묘한 해방감이 가슴 한구석에 퍼졌다.

작은 행동이지만, 방 안의 공기까지 조금은 맑아진 듯했다.


‘끝났다.’

쓰레기를 버리고 돌아오는 길, 나는 숨을 고르며 작은 미소를 지었다.

작은 성취감이 들었다.


방으로 돌아와 침대에 몸을 던졌다.

온몸은 녹초가 되었지만, 마음은 한결 가벼웠다.

오늘, 왕국은 한 번의 작은 승리를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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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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