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히키코모리다.
그냥 히키코모리가 아니다.
대박 히키코모리다.
그리고 중요한 사실 하나.
내가 행복하다는 것.
방 밖으로 나갈 생각?
그런 건 애초에 내 계획에 없다.
세상은 나를 향해 "나와서 뭐라도 해라!"고 외치지만,
나는 조용히 웃으며 말한다.
"난 이 안에서 충분히 바빠. 그리고 행복해."
내 하루는 오후 네 시쯤 시작된다.
침대 위에서 눈을 뜨면, 가장 먼저 배달앱을 켠다.
화면 속 화려한 메뉴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
"오늘은 치킨? 아니면 초밥?
아니, 어제는 분식을 먹었으니까 오늘은 파스타로 가볼까?"
메뉴를 고르는 건 마치 축제의 시작 같은 의식이다.
이 순간만큼은 세상의 모든 맛이 내 손끝에 달린 듯한 기분이 든다.
정성껏 음식을 주문하고 나면, 한숨 돌리며 핸드폰을 든다.
이번에는 SNS라는 또 다른 세계로 향할 시간이다.
화면 속 알림창이 폭죽처럼 터진다.
"사진 너무 예뻐요!" "언니 진짜 귀여워요~"
나는 커피 대신 좋아요 수로 하루의 에너지를 충전한다.
가끔 DM도 몇 개 도착한다.
"한 번 만날까요?"
잠시 고민하다가 웃으며 답장을 보낸다.
"나중에요~ 제가 좀 바빠서요."
물론, 그 '나중'이 오지 않기를 바라는 건 나만의 비밀이다.
여긴 단순한 방이 아니다.
이곳은 나만의 왕국이다.
침대는 왕좌, 컴퓨터는 사령탑, 스마트폰은 외교 창구다.
그리고 나는 이 왕국의 주인이다.
누군가에게는 답답한 방일지 몰라도,
나에겐 이보다 안전한 세상은 없다.
이곳에서는 내가 원하는 모습으로 누구와도 대화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왕국에 발을 들일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여긴 나만의 세계니까.
음식이 도착할 때쯤, 나는 방 한가운데에서 셀카를 찍는다.
완벽한 각도를 찾기 위해 카메라를 돌리고,
빛이 가장 잘 드는 자리를 찾아 조심스럽게 셔터를 누른다.
찰칵.
"아이 예뻐라."
스스로 사진을 보며 감탄한다.
내가 좋아하는 건, 아마도 내가 만들어낸 나의 모습일 것이다.
음식을 한 입 먹으며 나는 생각한다.
‘완벽한 하루다.’
그렇게 내 삶은 흘러간다.
아무도 방해하지 않는 나만의 왕국에서.
누구도 방해 할 수 없는, 완벽한 루틴 속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