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대에 누운 채로 한참을 멍하니 천장을 바라봤다.
‘다음 임무는 편의점이다.‘
나는 속으로 되뇌었다. 그 말이 입 밖으로 나오지 않은 건,
아직 나 자신이 스스로의 말을 믿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쓰레기장 정도는 내가 해냈지만, 편의점이라니... 그건 완전 적진 한가운데 아니야?’
냉장고 안은 텅 비었고, 방에 먹을 건 당연히 없었다.
이번엔 배달음식도 주문할 돈이 없었다.
결국, 내가 직접 움직여야 했다.
"좋아, 작전이 필요해."
나는 침대에서 일어나, 책상 위에 있는 작은 메모장을 집어 들었다.
그리고 다음 임무를 구체적으로 작성하기 시작했다.
목표
편의점에서 도시락 하나 사 오기.
작전
출발 준비: 최대한 눈에 띄지 않는 옷을 입을 것.
티셔츠와 후드티, 마스크로 완전무장.
편의점 도착: 상품은 빠르게 골라라.
도시락 코너에서 1분 이상 머물지 않기.
계산대 공략: 말을 최소화한다.
"봉투는 괜찮습니다"라고 정확히 말하기.
작전을 세우고 나니 오히려 마음이 조금 가벼워졌다.
"이 정도면 해낼 수 있겠어."
나는 옷장을 열어 어제 봤던 주름진 티셔츠를 꺼냈다.
이번엔 후드티까지 추가했다.
마스크를 쓰고 거울 앞에 섰다.
"완벽하다. 이 정도면 누가 봐도 나를 못 알아보겠지."
나는 혼자 중얼거리며 지갑을 집어 들었다.
심장이 점점 더 빠르게 뛰기 시작했지만, 이번엔 멈추지 않을 거였다.
편의점으로 가는 길
문을 열고 복도로 나섰다.
한 발, 두 발.
어제보다 조금은 익숙해진 느낌이다.
‘쓰레기장까지 갔으니, 이번엔 더 멀리 가야지.’
계단을 내려오며 나는 스스로를 다독였다.
편의점 간판이 보이자, 심장이 더 빨리 뛰기 시작했다.
‘적진에 거의 도착했다. 이제 작전을 실행할 시간이다.’
나는 머릿속으로 계획을 되뇌며 편의점 문을 밀었다.
편의점 안은 조용했다.
냉장고 소리와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이 전부였다.
계산대에는 아르바이트생 한 명뿐이었다.
‘좋아, 사람은 별로 없어. 이 정도면 해볼 만해.’
나는 도시락 코너로 조심스럽게 다가갔다.
김치볶음밥, 치킨마요, 스팸 도시락...
‘어, 너무 많은데? 이건 계획에 없던 변수야.’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계획대로 1분 안에 고르려 했지만, 너무 많은 선택지 앞에서 손이 멈췄다.
그 순간, 뒤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렸다.
"이거 진짜 맛있어요."
나는 깜짝 놀라 뒤를 돌아봤다.
편의점 직원이 웃으며 도시락을 가리키고 있었다.
"스팸 도시락요. 잘 나가요."
‘어, 저 사람이 나한테 말을 걸었다고?’
머릿속이 새하얘졌다.
결국 직원이 추천한 스팸 도시락을 집어 들고 계산대로 향했다.
‘침착해. 작전에 집중하자. 말을 최소화해야 한다.’
계산대 앞에 서자 직원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봉투 필요하세요?"
‘아니, 이건 계획에 있던 질문이잖아!’
나는 침착하게 대답하려 했으나...
"아... 아... 괜찮... 아, 아뇨, 아니요!"
목소리가 이상하게 떨렸다.
직원이 잠시 나를 쳐다보더니 가볍게 웃으며 답했다.
"네, 알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