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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메타포 May 26. 2021

포워딩 회사에 다닌다는 것

<16화> 회사는 변하지 않았다, 다만 내가 변했을 뿐

재입사 3일째...


흔히 결혼은 해도 후회, 안 해도 후회라고 한다. 

솔직히 말해 결혼은 내게 후회의 분야에 속하기는 하지만, 애들이 있으니 현생에서는 이혼은 쉽지 않을 것 같다. 


퇴사 후, 재입사는 이혼 후, 재결합하는 기분과 같을까?

재입사를 결정하고, 많은 시간을 인수인계에 에너지를 쏟아붓느라 재입사에 대한 생각을... 생각보다 하지는 못했지만,

막상 재입사 일을 앞두고는 생각이 많아지기는 했다. 


떨리는 마음도 들고,

3년 만에 돌아가는 것이기에 아직 남아있는 사람들이 뭐라고 생각할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아직도 이 나이에 남의 이목을 신경 쓰다니, 혼자서 쓴웃음을 삼키기도 했다.)

결론은 미리 걱정한다고 될 문제는 아니라는 것이다.


여러 번의 경험을 통해서, 오랜 세월의 시간을 통해서 우리 모두가 깨닫지 않는가?

쓸데없는 걱정을 미리 해봤자 아무 의미가 없다는 것을 말이다. 




회사는 역시나 달라지지 않았다.

일하는 사람들의 모습에는 격무(?)에 시달린 흔적들이 고스란히 드러나있었다. 

물론, 어린 친구들은 그럼에도 여전히 영(young)해 보였지만

한 자리 잡고 있는 분들은 얼굴들이 아주... 


생각해보면 나 또한 지난 3년 계속 회사에 있었다면 저런 얼굴이 아니었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시간에 쫓기고, 격무에 시달리고, 상위 매니저에게 질문과 압박을 늘 받아야 하는 자리.

그러기에 정말, 다시 돌아오긴 했지만, 이직이라는 것은 잘 한 결정 같다. 


새로운 사람들과 새로운 경험들.

물론, 경력직으로 이직하다 보면 동일한 업무를 하기 마련이지만, 동일한 업무를 할 때는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 그래도 조금은 새로울 경험을 하는 것이 큰 즐거움이었다.

일반적으로 배웠던 분야를 좀 더 세분화돼서 배울 수 있었던 N사.

90년대 생들이 많아, 정말 새로운 세대를 만났던 경험들, 이직이 아니면 알 수 있었을까?


I사에서는 기존 배웠던 항공 경력을 뛰어넘어 ISO TANK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시기였다.

해상에 전혀 문외한이었지만, 정말 많은 도움을 받아, 새로운 지식을 쌓고 습득할 수 있었다.

이직이 아니면 배울 수 있었을까?


30대 후반을 지나면 연봉을 포기하지 않는 한, 새로운 분야를 배울 수 있는 기회는 좀처럼 찾아오지 않는다. 

나 또한 연봉을 내려놓고 배웠던 새로운 분야이지만, 정말 후회하지 않는 1년이었다. 

그 1년으로 인해 지금 내가 예전에 다닌 회사로 재입사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완벽한 직접 경험을 아니지만, '해상'을 전혀 경험하지 않은 것과 경험한 것은 천지차이이기 때문이다. 


마감에 촉박하게 서류를 제출해보고, 오류에 대한 지적도 받고,

어딜 가나 고객사와 의견을 조율하며, 파트너와 논쟁하는 경험들.

일련의 공통적 경험은 일의 원리원칙을 깨닫고, 어떤 일을 하든 '핵심'을 파악하고 처리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한 곳에서만 머물러 '충성심'을 보여주는 것도 필요하겠지만,

'이직'은 좋은 성장의 밑거름이라는 말을 꼭 해주고 싶다. 

뭐, 지금이 포워딩계에서는 이직의 바람이 여기저기서 불고 있기 때문이다. 

이직의 기회가 많은 지금이 어쩌면, 자기의 몸값(?)도 높이면서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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