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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메타포 Aug 06. 2022

포워더라는 직업의 SWOT 분석 (II)

지난주 글에 이어 한 주가 지났다. 

한 번의 월 마감이 있었지만, 8월 초 고객사들이 많이 쉬어 조용한 한 주를 보냈다. 

그래도 글을 안 쓰게 되는 것은 습관으로 굳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수출 적자가 뉴스에 자주 등장하지만, 물류업계의 실적은 그렇게 나쁘지 않은 것 같다. 

상반기 매출이 어마어마한 회사도 있고, 상부에서 내려오는 '수치'에 대한 압박감이 있지 않을 거 보니.



강점과 약점에 대한 부분은 개인적으로도 많이 쓰는 분석이라 (자신의 강점과 약점에 대해서는 생각해볼 기회는 자주 있으니까) 어렵지 않았지만, 기회와 위기에 대해 쓰는 것은 참 쉽지 않은 것 같다. (자신에 대한 강점과 약점 분석에 이어, 기회와 위기까지 사고 전개가 되는 사람이 많지 않으니...)


그래서 포워더의 '기회'와 '위기'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 Opportunity(기회): 우리 직업을 통해 얻는 것은 무엇이 있을까?


1) 견딜수록 강해지고, 경험은 축적된다.


'살아남은 자가 강한 것이 아니라, 강한 자가 살아남는다.'라는 말이 있다. 

포워딩에서 이 말보다 와닿는 말은 없다. 지금의 힘겨움을 견디고 이기면 살아남을 것이고, 살아남아 있다면 강한 것이다. 

견디는 과정에서 원하든 원하지 않든 '희로애락'을 피할 수 없으며, 그 과정은 살아남을 수 있는 자양분이 되어 줄 것이다. 어떤 종류의 기쁨, 분노, 슬픔과 고통 그리고 즐거움은 직장에서도 인생에서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고로 견디는 자는 견디는 시간의 무게만큼 더 많은 경험을 하게 되고, 그 경험은 어떤 상황이 오더라도 활용할 수 있는 '기본 경험', 밑천이 되어 줄 것이다. 내가 그랬듯이...


2) 상향 (고객사) 진로 설정과 하향 (협력업체) 진로 설정이 가능하다.


지금 포워딩 회사에서 근무하고 있는가?

경력을 최소한 1년 또는 2~3년 정도 쌓았다면, 3*6*9 법칙에 따라 또는 조울증 증상처럼 심리적인 위기가 찾아올 것이다.  

계속 이 직장에 남아 있을 것인가? 이직을 할 것인가? 동종업계로 이직을 할 것인가? 새로운 분야로 갈아타야 하나? 이런 수많은 고민들이 당신의 발목을 잡거나 뒤에서 당신을 껴안고 있을지도 모른다, 내가 그러했듯이. 


어렵겠지만 포워딩 업무를 바탕으로 SCM, 구매부서로 이직을 권한다. 쉽지는 않다. 당연하게도 이직의 기본은 동일 업무에 대한 경험과 경력으로 평가하기에 동일한 경험이 부족하다면 쉽지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요한 어학 능력과 자격증, 자기 계발 등으로 어필하여 이직하는 사람도 있으니, 커리어에 대한 욕심이 있는 사람은 차근차근 준비할 수 있다. 


반대로 글로벌 포워딩이라는 냉혹한 세계에서 모진 풍파를 겪노라면 일에 대한 회의감과 삶의 건조함에 지치기도 한다. 가까워진 어려운 동료들과의 거리감(좋은 동료를 만나 친구로 지내기는 쉽지 않다)에 회사에서 혼자 해결할 수 없는 일이 생겼을 때 물어볼 사람, 도와줄 사람 하나 없는 환경이라면 좀 더 말랑말랑한 환경으로 이직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단, 어디서나 '돌아이 중량의 법칙'이 적용된다는 것은 잊지 말기!


3) 접근의 장벽이 낮으므로, 이직의 기회가 많다. 시작이 비루했을지라도 끝은 창대할 수 있다.


이렇게 쌓은 경력과 매너리즘으로 삶에 헐떡일 때, 동종업계로 이직을 원한다면 당신에게는 기회가 많다. 

작은 회사에서 큰 회사로 가든, 큰 회사에서 작은 회사로 가든 포워딩 회사는 늘 당신에게 문을 열고 있다.

물론, 구체적으로 딱 찍어 원하는 회사에서 당신과의 교감이 통할지 여부는 100% 장담할 수 없지만, 비슷한 규모의 회사, 원하는 규모와 분위기의 회사를 찾는다면 구직자들의 평가를 잘 읽어 보시기를 바란다. 

'잡플래닛'이 항상 객관적이지는 않지만 참조해도 좋을 것이고, 아는 분이 있다면 면접의 결과가 부끄러워 묻지 않기보다는 용기를 내어 사내 분위기라던지, 복지라던지, 많은 질문을 던져 볼 수 있기를 바란다. 



- Threat(위기): 우리 직업에 위협이 되는 요소는 무엇이 있을까?


어느 시기나 직업을 유지하는 것에 대한 위협은 있기 마련이다. 다만, 위협이 대상이 다를 뿐. 


1) 대체 노동력은 언제나 있다.  


어느 정도 연차가 쌓이고, 업무를 해결하는 능력이 커지면 '오만'이라는 감정에 빠지기 쉽다. 

동료보다 쉽게 해결하고,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는 본인만의 기술이 절대적인 강점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 우리가 하고 있는 정도의 업무 능력을 상대적인 것일 뿐이다. 

상대방도 비슷한 환경에서 비슷한 경험을 했다면 문제 해결을 비슷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몰론, 완성도 면에서 '힘들게' 업무를 해결할 수도 있고, '쉽게'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다. 어쨌든 문제는 해결할 것이다. 그 힘든 과정을 통해서 좀 더 쉬운 방법을 알게 되는 것이 그 사람의 능력이 된다. 

누군가 노력하는 한, 그 노력하는 자는 평균치를 따라잡고 더 나아갈 것이다. 분명, 우리 분야는 절대 강자가 존재할 수 없는 분야이다. 


2) 외부 인프라에 약하다.


화물연대파업은 주기적으로 있다, 하지만 이 번 화물연대 파업은 규모면에서도 폭력성 면에서도 기존과는 달랐다. 포워딩 업무를 하다 보면 공항 및 항만 작업자들의 파업, 운송사의 파업, 철도 파업 등 온갖 종류의 파업 소식을 듣게 된다. 


코로나 이후로는 방역 패스를 갖춘 트럭커(TRUCKER)의 부족,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인한 트럭커의 부족 등을 빈번하게 듣고 있다. 또한 휴가철에도 장기간 휴가를 가는 유럽 문화권에는 TRUCKER가 부족하다는 말이 빈번한 변명처럼 들리기도 한다. 


또한 수에즈 운하처럼 대형 선박의 침몰, 화재의 경우 주변 항로에 있는 선박의 스케줄을 의도치 않게 방해하는 경우도 생긴다.


수위(LEVEL OF WATER)가 낮아진다거나 태풍 등으로 인하여 작업이 이루어지지 않는다거나 모선이 바뀐다거나 여러 가지 이유로 (대체로 자체적인 문제가 아닌 협력사의 문제 등으로) 포워딩 업무는 외부 인프라에 취약하며, 영향을 많이 받는다. 


3) 소프트웨어는 점점 더 발달한다. 


포워딩 회사를 다니는 사람들은 AI가 자신의 직업을 없앨 수 있다는 생각을 단 한 번도 하지 않는 것 같다. 

이렇게 말하는 이유는 나조차도 AI와 전혀 관련 없는 업무적 특징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시스템의 발달로 시스템을 통한 서류 작업이 줄고, 데이터는 좀 더 정교해졌으며, 그로 인하여 단순 업무를 하는 업무 시간이 확실히 많이 줄었다. 그러나 AI만큼은 어쩐지 업무 생활을 하면서 아직은 급한 위협으로 다가오지는 않는다. 


머스크 선사에서 카카오톡 채널을 개설하고, 대형 선사와 항공사에서 모바일 앱을 개발하여 스케줄 조회를 할 수 있으며, 홈페이지를 통해서 스케줄 북킹을 진행하는 점이 '서류'로만 진행하던 때보다 많이 발전했지만 말이다. 


그렇지만 세상은 지금도 변하고 있고, 언급한 예시는 더 큰 발전과 진보를 위한 과정에 지나지 않을 거란 생각을 한다. 

그때 우리는 어떻게 우리의 직업을 유지하며, 어떤 방식으로 삶을 살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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