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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메타포 Dec 10. 2021

세상에는 다양한 고객이 있다.


우리끼리 자주 하는 말이 있다.

포워딩에서 1년 정도 일하다가 고객의 위치로 온 사람이 제일 무섭다고.


그 말은 즉슨 포워딩 업무를 전혀 모르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잘 아는 것도 아닌 사람이 제일 두렵다는 뜻이다.


전혀 모르지 않기 때문에 본인의 경험이 전체인 것인 듯 착각하는 경향이 있고, 제한적인 경험을 통해 얻은 지식이 만고불변의 진리라고 믿는다.

아집과 독단으로 상황을 판단하기 때문에 상대방의 정보를 100% 신뢰는 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혼자만의 힘으로 문제를 해결할 능력은 없다.


고객이 ‘아는 척’을 하면서 ‘필요한 정보와 도움’을 받는 것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입장에서는 굉장히 불편하다.

장단에 맞춰주려니 말이 너무 길어지고,  말을 길게 하다 보면 실수가 생겨 말꼬투리를 잡고 늘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말 꼬리를 잡는 고객들은 전체의 흐름을 파악하기보다는 단어 하나하나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알 필요가 없는 단어의 의미를 묻고, 해당 단어를 가지고 본인이 납득될 때까지 상대방을 괴롭히기도 한다.

이래서 다들 (물류) 서비스업이 어렵다고 하는 이유일 것이다.


고객으로 인한 괴로움은 상대적이다.

‘우선순위’가 무엇인지 아는 고객을 만났을 때는 아무리 난감한 상황이라도 ‘목적(문제 해결)’을 함께 공유할 수 있다.

아무리 어이없는 실수가 있더라도 전체적인 흐름을 파악하는 고객과 일하면 ‘현재 무엇부터 해야 하는지’를 인지한다.


1) 상대방을 배려하는 엘리트 타입;


상사가 좋아하지 않더라도 나와 코드가 맞는 타입의 담당자를 만나는 것은 운이 좋은 일이다.

(상사가 그 고객을 좋아하지 않는 이유는 여러 가지이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돈이 벌리지 않는 고객이기 때문이 가장 클 것이다.)

내가 고객의 입장에서 고객을 배려했을 때, 그 배려의 가치를 알아주는 고객을 싫어할 수는 없다.


일을 하다 보니, 엘리트란 좋은 대학을 나오고, 영업을 잘하고, 업무를 잘하는 사람을 말하는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타인(고객이든 동료든)을 배려하고, 각자(고객의 입장과 서비스 제공자의 입장)의 입장을 어느 정도 열린 마음으로 이해하는 사람이 진정한 엘리트라는 생각이 든다.


2) ‘알아서 다 해주세요’라는 아기 같은 타입;


경력자의 입장에서 제일 싫은 타입은 아무것도 모르는 경력이 짧은 고객일 것이다.

그런 신입 또는 경험이 없는 직원을 그냥 내버려 두는 고객사의 사수도 답이 없는 타입일 것이다.

‘이전 포워딩에서는 알아서 다해주셨어요.’라는 말만 하는 고객은 발전 가능성이 없는 고객이다.

모르면 본인 회사의 사수에게 배워야 하고, 최소한 새로운 업체가 파트너십을 맺을 때는 기본적인 업무 프로세스에 대해서는 알고 있어야 한다.

‘나는 모르니 네가 알아서 하라’는 말은 업무 담당자로서의 권리를 포기한 것과 다름없음을 알아야 한다.


3) ‘세관에라도 따지세요’, 본인도 못하는 것을 상대방에게 요구하는 타입;


일본 회사에서 근무할 때, ‘화이트 리스트’가 터졌다.

일본계 회사에 근무하는 고객사들의 긴장감이 한참 고조되었었다.

고객사의 입장에서는 유난스럽게 화물 검사가 기존보다 빈번해졌다고 느껴졌던 것 같다.

물론, 통계적으로도 (수치를 지금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말이 안 된다고 우길 수 없었던 상황이었다.


그런 상황(외교적 충돌로 인한 경제적 불똥)은 포워딩 업무에 직간접 영향을 주기도 한다.

단, 그 상황들은 정말 포워딩에서도 어쩔 수 없는 상황과 결과일 뿐이다.

고객사에서 세관에 민원을 넣으라는 둥 말도 안 되는 요구를 하는 것은 비상식적인 행동일 뿐이다.

정말 그런 액션이 필요한 경우라면, 고객이 직접 클레임을 진행하는 것이 피드백이 가장 빠를 것이다.

실제 무역실무자들이 컴플레인을 하는 것과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들이 클레임을 요청하는 것은

클레임을 받는 사람의 입장에서도 온도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4) 사생활이 없는 타입, 회사에 충성을 다하는 타입;


요즘은 이런 타입이 많이 줄었지만, 그래도 가끔 보이는 타입이다.


회사에 지나치게 충성하는 타입은 사내에서는 튀는 존재일 수밖에 없다.

고객의 입장에서는 스트레스의 대상일 수밖에 없다.

특히 퇴근 시간이 지나서 문자나 전화를 걸어, 본인의 질문과 요청 사항을 해결해주기를 바라는 워크홀릭들은 기피 대상이 된다.

서비스 계약이 되어 있다고 해서, 24시간 동안 서비스를 제공하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다.

서비스 제공자의 근무 시간도 오전 9시에서 오후 6시까지라는 것을 기억해야지만, 서로의 관계가 유지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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