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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디 나의 진정한 이름으로 나를 불러주오

틱낫한

by 까를로스 안

부디 나를 나의 진정한 이름으로 불러주오

내일 내가 떠날 것이라고 말하지 말라,

오늘도 나는 여전히 도착하고 있기에.


깊이 보라. 나는 매 순간 도착하네.

봄 가지의 새싹이 되기 위해,

아직도 연약한 날개로

새로운 둥지에서 노래하는 법을 배우는 작은 새가 되기 위해,

꽃 송이 속의 애벌레가 되기 위해,

돌 안에 스스로를 감추는 보석이 되기 위해.


나는 여전히 도착하네.

울고 웃기 위해,

두려워하고 희망을 품기 위해.

내 심장의 리듬은 살아 있는 모든 것들의 삶과 죽음이네.


나는 강물 위에서 탈바꿈하는 하루살이라네.

그리고 봄이 오면 때마침 찾아와 그 하루살이를 먹는 새라네.


나는 맑은 연못에서 행복하게 헤엄치는 개구리라네.

그리고 가만히 다가와서 그 개구리를 먹이로 삼는 풀뱀이라네.


나는 뼈와 가죽만 남은 우간다의 어린이라네.

나의 다리는 대나무 막대기처럼 여위었네.

그리고 나는 우간다에 생명을 앗아가는 무기를 파는 상인이네.


나는 열두 살 소녀, 작은 배에 의지한 난민이네.

해적에게 짓밟힌 몸을 스스로 바다에 던졌네.

그리고 나는 해적이네.

내 마음은 아직도 이해하고 사랑할 줄을 모르네.


나는 손안에 많은 권력을 쥔 정치국 요원이네.

그리고 강제 노역장에서 서서히 죽어가며

인민들에게 무거운 빚을 갚아야 하는 그 사람이네 .


나의 기쁨은 봄과 같네.

너무도 따사로워 모든 존재들에게서 꽃을 피우네.


나의 고통은 눈물의 강과 같네.

너무도 가득하여 네 개의 바다를 다 채우네.


부디 나를 나의 진정한 이름으로 불러주오.

그래서 내가 모든 울음과 웃음을 동시에 들을 수 있게,

그래서 내가 기쁨과 고통이 하나임을 볼 수 있게.


부디 나를 나의 진정한 이름으로 불러주오.

그래서 내가 깨어날 수 있도록

그리고 내 마음의 문이, 자비의 문이 계속해서 열려 있도록.


Please Call Me by My True Names

-Thich Nhat Han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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