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의 뇌과학, 제니퍼 헤이스 지음
뇌는 게으름을 좋아한다.
뇌는 모든 자발적 운동을 불필요한 지출로 생각한다.
인류학자들은 초기 인류가 사냥감보다 더 빨리 달려서 사냥감을 잡았을 것이라고 추측한다.
사냥은 하루 중 가장 더운 시간에 시작되어 몇 시간씩 계속되었을 것이다. 이런 상황은 인간에게 유리하다.
인간은 동물보다 털이 적고 땀구멍이 많다. 또한 인간은 이족 보행 덕분에 에너지를 아주 효율적으로 활용할수 있다.
그리하여 대부분의 동물보다 온열 스트레스에 더 오래 견딜 수 있었고 몇 시간의 추적 끝에 동물은 결국 힘없이 지쳐 쓰러졌을 것이다.
그렇게 선사시대의 사냥꾼은 결투 없이 사냥감을 잡곤 했다. 또한 다시 사냥에 나서기 위해서는 기나긴 추적으로 지친 몸을 회복해야 했기에 움직임을 최소화하는 생활이 일상이었다. 선사시대의 사냥꾼은 사냥을 할 때를 제외하고는 게으른 것으로 유명했다.
다리는 푹 쉬어서 항상 사냥을 할 수 있도록 준비된 상태였고, 덕분에 사냥꾼은 사냥감보다 빨리 달릴 수 있었으니, 궁극적으로 게으름이 사냥꾼을 살린 것이다.
- 운동의 뇌과학, p. 28쪽 “뇌는 게으름을 좋아한다”
매년 새해를 맞이하면서, 다시 한번 굳은 의지를 가지고 1년짜리 헬스장 비용을 긁는다. 이번에는 운동을 꾸준하게 해서 살을 빼겠다고 다짐한다.
그러나 그 굳었던 약속은 1월을 넘기지 못하고 흐지부지 되더니, 자신의 약한 의지를 탓하고 우울해진다.
운동을 다시 시작하기 전에, 지속적으로 운동을 하는 것이 왜 이렇게 힘든지부터 알고 싶었다. 다시 운동 가는 길이 주저될 때를 대비해서 예방주사를 맞을 필요가있었다.
저자의 말은 인류의 오랜 역사동안 인간은 사냥에 장시간 노동력을 썼기 때문에, 현대인과 같이 따로 운동을 하는 것에 인류의 DNA는 제대로 적응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생존이 걸린 일, 먹잇감을 찾는 사냥과 같은 일이 아닌 일에 노동력을 투입하는 것은 원시시대에는 자살행위와 같은 일이었다.
그렇다면 아침 운동을 마음먹었지만 일어나지 못하는 나의 나약한 마음이, 주말엔 운동을 하겠다고 마음먹었지만 침대에 누워 스마트폰만 쳐다보는 나의 모습이 조금은 이해가 된다. 우리의 유전자 안에는 생존이 아닌 일에 몸의 에너지를 쓰는 일을 싫어하게끔 프로그래밍화 되어있다. 맞다. 지속적인 운동에 실패했다면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저자는 말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운동을 즉흥적인 회의 정도로만 취급하는 데 문제가 있다. 마음이 내킬 때 스케줄에 운동을 끼워 넣고 싶어 하지만 그럴만한 시간은 절대 나지 않는 법이다. 그렇게 우리는 또다시 운동을 미룬다 ‘” (p.31)
그래서 저자는 게으른 뇌가 튀어나올 것을 대비해 달력에 미리 운동 일정을 잡아 놓고, 운동 시간을 먼저 확보하는 전략을 쓰길 추천한다.
마치 기부와 같은 선행의 일을 즉흥적으로는 거의 불가능하나, 올해부터는 내가 사회로부터 받은 일부를 사회에 돌려주겠다는 마음을 먹고 기부 단체에 연락을 해서조그마한 기부를 실천하는 것처럼.
선행도, 운동(나에게 선행을 하는 일)도 즉흥적으로 되지 않는다. 우리에겐 계획이 필요하다
운동을 다시 시작했다. 일주일에 3회 이상 근력운동과 달리기를 한 시간 정도 하고 있다.
게으른 뇌가 튀어날려고 하면 우선 집 밖으로만 나가자고 나를 설득한다. 너무 가기 싫은 날이면 단 10분만 걷고 오겠다는 말로 나를 살살 꼬신다.
게으른 뇌가 사실은 나의 조상을 위한 일임을, 지금 나에게는 오히려 독이 된다는 것을 다시 한번 마음으로 되새긴다.
운동이 끝나고 샤워를 할때, 따뜻한 물이 얼굴과 몸의 땀을 씻기고 지나가면 얼굴과 몸이 뽀송뽀송 부드러워진다.
도파민이 온몸으로 올라와 기분이 좋아진다.
기분이 너무 좋아져서, 기가 온몸에 분할되어 쭉 벋어 나가는 상쾌한 기분을 만끽한다. 그렇게 운동을 지속하게 해 줄 행복감을 자주 만난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