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의 삶과 현재를 연결시켜주는 물건이 있나요?
독서모임에서 “빅터프랭크의 죽음의 수용소에서”를 함께 읽는다. 책을 읽다 나를 멈추게 하는 질문들이 있다.
질문들을 만난 맥락과 질문을 함께 멤버들과 나눈다.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몸에 걸쳐져 있는 옷을 모두 벗고 몸의 털 한올조차 없는 상태가 된다. 그동안의 삶과 현재를 연결시켜 주는 물건 중 과연 내게 남은 것이 무엇이란 말인가? (43쪽, 무너진 환상, 그리고 충격)
당신에게 과거의 삶과 현재를 연결시켜 주는 물건이 있나요?
1. 책 : 지난 10년 이상 모아둔 수백 권의 책.
심리학, 재테크, 직장 생활, 연애 등에 대한 다양한 책이 있고 과거에 내가 지극히 관심 가졌던 것이 무엇인지 환기시켜준다.
이제는 도서관과 친해져서, 가능하면 빌려보려고 노력한다. 작은 집을 구매한 책들로 더 작게 만들 수 없다.
2. 옷 : 오랜 직장생활을 하면서 회사원에게 잘 어울리는 여름과 겨울 옷이 많다. 회사의 시니어가 되면서는 조금 비싼 옷의 구매가 많아진다.
옷은 과거의 자취를 줄인다. 불어난 몸 때문에 옷을 새로 사고, 나이가 들면서 검은색, 회색, 카키색 등 어두운 계열의 구매가 많아진다.
3. 핸드폰 : 이 안에 모든 과거의 사진, 영상이 있다.
이름을 들어도 누군지 모르는 사람, 이름을 보면 추억이 떠오르는 사람, 이름을 보면 연락하고 싶은 사람들로 나의 과거, 현재가 가득하다.
수용소에서는 이유 없이 또는 불합리한 이유로 구타가 만연했다. 구타를 당할 때 가장 괴로운 것은 그들이 주는 모멸감이었다. 욕을 하는 대신 그는 장난하듯이 돌멩이 한 개를 집어 나에게 던졌다. 그 행동이 나에게는 맹수의 주위를 딴 데로 돌리고, 가축들을 제자리로 돌아가게 하고, 자기와는 닮은 점이 전혀 없어서 벌을 줄 가치조차 없다고 생각하는 짐승을 향해하는 행동같이 느껴졌다. (58쪽, 죽음보다 더한 모멸감)
살면서 심한 모멸감을 느낀 적이 있나요?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지 못하고 온통 자기 생각뿐인 리더들을 만날 때 고통을 겪는다.그중 가장 심한 고통은 사람들 앞에서 나를 부정하는 언사를 참아내는 일이다.
그 이기적인 리더에게 당신이 동료들 앞에서 그런 말을 하면 모멸감을 느낀다고 말한 적이 있다. 많이 흥분한 상태로.
물론, 그 후에도 달라진 건 없다. 달라진 건 모멸감을 느끼게 하는 말과 태도가 무엇인지 알게 되었고, 나는 그러지 않으리라는 다짐이 생겼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