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잠을 잠깐 자고 일어나니 비가 주룩주룩 내린다. 분명 잠들기 전에 해가 나 있었는데... 30분 전의 세계와 지금의 세계가 이렇게 달라진 건가. 갑자기 세상은 색을 잃었다.
@seat3_minisu
잠이 덜 깨서 꿈인지 현실인지 분간이 가지 않는다. 가을장마에 9월 중순인데도 후텁지근하다. 잠에서 깨니 허기를 느낀다. 엊그제 남은 콩물에 코를 킁킁 대보니 멀쩡하다. 대충 면을 삶는다. 불 앞에 있으니 너무 더워서 에어컨을 켰다. 금세 시원해진다. 조금 아까 동남아 날씨 같던 끈적임이 뽀송해지고, 짜증 나던 기분은 종적을 감췄다.
덥다고 투덜대던 나에서 편안한 지금의 나까지이동시간은 1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순간 이동한 기분이라 얼떨떨하다. 얼음을 잔뜩 넣은 콩국수를 한 그릇 비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