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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메티콘 Jul 22. 2021

『논어論語』와 공자孔子 이야기

미야자키 이치사다의 『논어』와 안핑 친의 『공자평전』을 읽고

미야자키 이치사다의 『논어』


     

누구나 평생 한 번은 읽어봐야 하는 필독서로 『논어』를 이야기 하지만, 도서관 서가에 있는 많은 책들 중 어떤 책을 읽어야 할지 고르려면 선뜻 집어 들기가 머뭇거려진다. 어떤 책들은 주석에 많은 부분을 할애하는가 하면, 또 어떤 책들은 한글 풀이를 읽어도 이해가 잘 되지 않기도 한다.

전후 일본을 대표하는 동양사학자인 미야자키 이치사다가 해석한 『논어』를 만난 것은 행운이었다. 이 책에서 미야자키는 원문 해석에 치중한 기존의 방식을 탈피해 현대인들이 읽고 주요한 내용을 이해하기 쉽게 의역을 하였다. 

또한 미야자키는 이미 알려진 해석에서 탈피하여 새롭게 해석을 내린 부분이 적지 않다. 그 한 예를 아래와 같이 들 수 있다.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나는 열다섯에 학문의 길에 들어서기로 결심했고서른에 자신을 얻고마흔에 겁나는 것이 없어지고오십에 인간 능력의 한계를 알았다예순이 되자 무엇을 들어도 화를 내지 않게 되고일흔이 되니 무엇을 하건 그다지 애쓰지 않아도 도를 넘어서는 일이 없어졌다.’*

     

대부분의 다른 책들에서는 오십에 천명, 즉 하늘의 명을 알았다고 해석하는데, 이 책에서는 ‘인간 능력의 한계를 알았다’고 하여 인생의 절정기를 지나는 공자의 심정을 헤아린 것이 인상적이었다. 이와 같이 새로운 관점에서 해석하여 신선한 충격을 주는 대목이 적지 않았다.  

   

안핑 친의 『공자평전』     



『논어』는 중국의 혼란기인 춘추시대를 살았던 공자와 그 제자들의 대화를 기록한 책이므로,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공자가 살았던 시대 상황과 제자들에 대해서도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안핑 친의 『공자 평전』은 그러한 필요에 딱 맞는 책이라 할 수 있다. 『논어』와 『춘추좌씨전』 뿐만 아니라 사마천의 『사기』 「공자세가」 등의 문헌을 기반으로 주나라에서 춘추시대로 넘어가는 정치⋅경제⋅사회적 격변기를 이해하기 쉽게 서술하고 있다. 또한 주요 제자들 각각에 대해 사람 됨됨이와 장단점을 이야기한다. 

‘권위와 신화의 옷을 벗은 인간 공자를 찾아서’라는 부제가 말해주듯이 성자로 추앙되는 공자 대신에 근래의 위상과 자신의 한계 앞에 서는 인간적인 모습에 대해서도 현실감 있게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공자는 자신을 예언자로 여긴 일이 없다그는 자신이 나면서부터 아는” 사람이 아니라고 믿었다옛날 중국 사람들은 모두 그런 사람은 매우 드물다고 생각했다. ‘창고에 무엇이 얼마나 들어 있는지 맞힐’ 수 있고 장래에 일어날 일과 내일의 날씨를 정확하게 예고할 수 있는 사람공자는 그런 사람이 아니었다.** 

 

이 책의 마지막 부분에 공자 사상의 승계자인 맹자와 순자에 대한 이야기는 덤으로 읽기에 알찬 느낌마저 든다.     

미야자키 이치사다의 『논어』와 안핑 친의 『공자평전』을 자신 있게 추천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이유는 두 책 모두 한글로 평이하게 서술되어 있어 한자를 어려워하거나 거부감이 있는 사람도 읽기에 어렵지 않다는 것이다. 그동안 『논어』를 읽고 싶고, ‘공자’에 대해 알고 싶어 했던 분들께 이 책들이 편안하고 친근한 벗으로 다가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 미야자키 이치사다의 『논어』,  논어, 미야자키 이치사다 해석, 박영철 옮김, 이산, 2001,  p. 35     


** 안핑 친의 『공자평전』, 안핑 친 지음, 김기협 옮김, 이광호 감수, 돌베개, 2010, p. 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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