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쪽은 산을 마주하고, 북쪽은 바다를 등졌고

탐라시삼십오절(耽羅詩三十五絶)第七絶

by 메티콘

탐라시삼십오절(耽羅詩三十五絶) 第七絶


최부(崔溥) 지음, 고광문 역주(譯註)


南畔是山北畔海 남쪽은 산을 마주하고, 북쪽은 바다를 등졌고

毛興古穴中間在 그 사이 옛날의 모흥혈이 남아 있으나

雲烟埋沒事茫然 구름과 안개에 묻혀 옛일은 아득한데

欲問遺風今幾載 그 풍속이 몇 해나 전해 왔는지 모르겠네


남반시산북반해(南畔是山北畔海)

제주목(濟州牧)의 위치에 대한 설명이다. 『신증동국여지승람』에는 제주목의 형승(形勝)에 대해 ‘북쪽으로 큰 바다를 베개 베고 남쪽으로 높은 산을 대하였다〔北枕巨海 南對崇嶽〕’라고 하였다.


대동여지도_제주도.jpg

모흥고혈(毛興古穴)

모흥고혈(毛興古穴)은 모흥혈 또는 삼성혈(三姓穴)이라고도 한다. 모흥고혈은 제주목과 한라산 사이에 있다. 『신증동국여지승람』에는 모흥고혈에 대해 다음과 같은 기록이 있다.

《고려사(高麗史)》 고기(古記)에 이르기를, “처음에는 인물이 없었는데 세 신인(神人)이 땅으로부터 솟아 나왔다. 지금 진산(鎭山) 북쪽 기슭에 모흥(毛興)이라는 구멍이 있으니, 이곳이 세 신인이 나온 땅이다. 맏이는 양을나이고 다음은 고을나이고 세 번째는 부을나이다〔厥初無人物 三神人從地涌出 今鎭山北麓有穴曰毛興 是其地也 長曰良乙那 次曰高乙那 三曰夫乙那〕.”

모흥혈은 털이 무성한 구멍이라는 뜻을 지닌다. 이는 어머니의 자궁을 상징한다고 할 수 있다. 모흥혈에서 세 신인이 나왔다고 했는데 이는 여성인 어머니에게서 세 아들이 태어났다는 의미이다.

모흥고혈은 주위가 수백년된 고목으로 둘러싸여 있으며 모든 나뭇가지들이 혈을 향하여 경배(敬拜)하듯이 신비한 자태를 취하고 있다. 또한 아무리 비가 많이 오거나 눈이 내려도 일 년 내내 고이거나 쌓이는 일이 없는 성혈이다. 조선(朝鮮) 중종(中宗) 21년(1526) 목사(牧使) 이수동(李壽童)이 처음 표단(標壇)과 홍문(紅門)을 세우고 담장을 쌓아 춘⋅추봉제(春·秋奉祭)를 하기 시작한 이래 역대 목사에 의하여 성역화 사업이 이루어졌고 현재에도 매년 춘⋅추대제(春·秋大祭)및 건시대제(乾始大祭)를 지내고 있다.


모흥고혈.jpg

운연매몰사망연(雲烟埋沒事茫然) 욕문유풍금기재(欲問遺風今幾載)

유사 이전(有史以前)의 제주도의 상황에 대한 이야기이다. 『해동역사(海東繹史)』에는 『후한서(後漢書)』의 기록을 빌어 삼한시대에 제주도에 주호국(州胡國)이 있었을지 모른다고 적고 있다.

마한의 서쪽 바다의 섬 위에 주호국(州胡國)이 있다. 그 나라 사람들은 키가 작고 머리를 깎았으며, 가죽 옷을 입는데 상의(上衣)만 있고 하의(下衣)는 없다. 소와 돼지를 잘 기르며, 배를 타고 왕래하면서 물화(物貨)를 한(韓)의 국중(國中)에 사고 판다. 『후한서(後漢書)』 살펴보건대, 주호국은 탐라가 아닌가 의심스럽다. 그러나 명확한 증거가 없기에 끝에다가 기록해 둔다.

“뉴스제주(http://www.newsjeju.net)”에서 제주도의 원주민의 도래에 대한 기사를 찾을 수 있었다. 기사에 따르면 제주도의 원주민의 도래에 대해서는 여러 학자들 간에 주장이 대립되고 있어 아직도 정설은 없다고 한다. 하지만 대략적으로 다음과 같이 설명할 수 있다고 한다.

제주도의 문화기반을 생각할 때 고대의 도래족(渡來族)은 약간의 표착족을 포함한 유만족(流亡族)으로 보고 있다. 그때만 해도 화산활동이 완전히 멎을 때가 아니었으며 또 농업에 적합한 토지 조건도 아니었다. 따라서 씨족연합사회 이후에 볼 수 있는 집단 이동이나 문화이동으로 보기보다는 사연을 지닌 종족들의 피난이나 유망으로 보는 것이 옳을 것 같다. 그들은 한반도를 거쳐 온 한족(韓族)을 비롯하여 남방에 이르기까지 여러 갈래로 흘러들어 왔다고 생각된다. 특히 서복(徐福)집단이 일부를 포함 진한(秦漢)시대부터 볼 수 있는 중국의 망명인들 가운데 일부도 제주도에 도래한 채 그대로 잔류하였을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여기서 유의해야 할 것은 이들 선착 족은 소수에 지나지 않았고 주류를 이룬 것은 근세에 이르러 대거 도래한 한족이 차지하게 된다는 사실이다. 이들이 뒤늦게 이동을 해오면서 제주문화는 이들에 의해서 지배되었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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