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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메티콘 Sep 16. 2021

마침내 안도하여 다시 소생하여 안식을 취하니

탐라시삼십오절(耽羅詩三十五絶) 第十五絶

탐라시삼십오절(耽羅詩三十五絶) 第十五絶

     

최부(崔溥) 지음, 고광문 역주(譯註)


到頭安堵復蘇息 마침내 안도하여 다시 소생하여 안식을 취하니

弋獵謀生任所得 사냥하며 살길을 도모하여 임소를 얻었네

解棹扁舟向北風 작은 배를 풀어 북풍을 향하니

却將土物供臣職 마침내 토산물 바쳐 신하 된 직분 다하리


여말선초(麗末鮮初)에 탐라와 중앙정부와의 관계를 개선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 사람으로 고봉례(高鳳禮)를 들 수 있다. 고봉례의 행장(行狀)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고봉례(高鳳禮)는 고려 우왕(禑王) 13년 4월에 전의부정 이행(李行)과 대호군 진여의(陳汝義)을 따라 성주(星主)인 아버지 고신걸(高臣傑)과 함께 개성에 왔다. 조정에서는 탐라의 말을 가져오려 하였고, 또 이 섬이 여러 번 반란을 일으켰기 때문에 탐라의 성주(星主)와 자제를 불러 들였다. 탐라가 귀순하여 정성을 바치기 시작했다. 우왕(禑王) 14년 9월에 고려 조정은 군기소윤(軍器少尹) 고봉례(高鳳禮)를 제주 축마 겸 안무별감(濟州畜馬兼安撫別監)으로 삼아서 탐라로 보냈다.

조선 태조 3년 7월에 제주도 사람 고봉례(高鳳禮) 등이 말 1백 필을 바쳤고 조선 조정에서는 쌀 1백 섬을 하사하였다. 

태종(太宗) 2년 임오에 성주(星主) 고봉례(高鳳禮)와 왕자(王子) 문충세(文忠世) 등이 성주와 왕자의 호가 너무 참람한 것 같다고 하여, 고치기를 청(請)하였으므로, 성주를 좌도지관(左都知管)으로, 왕자를 우도 지관(右都知管)으로 하였다.

태종 7년 5월에 고봉례(高鳳禮)를 우군 동지총제(右軍同知摠制)에 임명하였다. 태종 10년 5월에 제주 안무사(濟州安撫使) 고봉례(高鳳禮)와 경차관(敬差官) 조원(趙源)이 말 1백 필을 바친 말〔馬〕을 종친(宗親)·대신(大臣)과 근신(近臣)에 나누어 주었다. 같은 달에 고봉례(高鳳禮)는 양마(良馬) 6필을 바쳤고, 조정에서는 예전 예(例)에 따라 쌀 1백 석을 주고, 제주(濟州) 사람으로 고봉례를 따라 서울에 온 자도 차등 있게 쌀을 주게 하였다. 태종 11년 3월에 전 총제(摠制) 고봉례(高鳳禮)에게 쌀 20석을 내려 주었다. 같은 해 5월에 전 총제(摠制) 고봉례(高鳳禮)의 아내의 상사에 쌀 30석과 종이 1백 권을 부의(賻儀)하고, 또 관곽(棺槨)을 내려 주었으며, 사람을 보내어 치전(致奠)하게 하였다. 같은 해 7월 전 총제(摠制) 고봉례(高鳳禮)에게 쌀·콩 30석을 내려 주었다. 

태종 11년 8월에 전 총제(摠制) 고봉례(高鳳禮)가 “제주(濟州) 도주관(都州官) 좌도지(左都知)187) 는 신의 세직(世職)이니, 장자(長子) 고상온(高尙溫)으로 대신하기를 빕니다.”라고 상언하니 제주(濟州)사람 고상온(高尙溫)이 세직(世職)을 승급하도록 명하였다. 태종 11년 11월에 전 총제(摠制) 고봉례(高鳳禮)가 큰 구리 화로[銅鑪]를 바치니 쌀 20석을 내려 주었다. 

태종 11년 11월 29일에 전 총제(摠制) 제주(濟州) 사람 고봉례(高鳳禮)가 졸(卒)하였다. 임금이 몹시 슬퍼하여, 대언(代言)에게 명하였다. “이 사람이 과인(寡人)을 사랑하고 사모하여 멀리 친척을 떠나 와서 벼슬하므로 내가 대단히 불쌍히 여겼는데, 지금 죽었으니 내가 몹시 슬프게 여긴다. 상장(喪葬)의 제구를 모두 부의하라.” 양전(兩殿)이 모두 사제(賜祭)하고, 종이 1백 50권, 초[燭] 10자루, 쌀과 콩 40석과 관곽(棺槨)을 부의하였다.

고봉례(高鳳禮)는 고려 말과 조선 초에 제주를 안무(按撫)함에 큰 공이 있었고, 조선 태종의 지극한 은총을 받았다.     

향북풍(向北風)

향북풍(向北風)은 북풍을 향한다는 말인데 왕과 조정에 마음을 바쳐 복속한다는 의미이다. 

‘말〔馬〕은 기북(冀北)에서 많이 나므로 북풍을 향해 운다’ 하였는데 『문선(文選)』 고시(古詩)에 “호 땅의 말은 북풍에 몸을 의지하고, 월 땅의 새는 남쪽 가지에 둥지를 짓네.〔胡馬依北風, 越鳥巢南枝〕”라고 한 데서 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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