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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깨진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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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래로 Aug 02. 2021

가상현실


어떤 경험은 등 뒤에서부터 나타난다

머릿속에 쏘아 버린다, 비킬 곳 없이

창살이 햇살 먼저 쬐는 나의 감시탑

지휘의 방향은 날 향해 있고 박자에 맞춰

빈 울림은 환하게 고동치는데 이어폰은 탯줄

심장이 뛸 때면 나는 그대와 어김없이 같이 뛸 것이다

내 두 귀는 영사기, 두고 베낀다 나의 나신을

오직 있는 그대로를 있는 그대로 슬퍼하면서

아마 난 화가 나 있었겠지

고시원의 방과 방 사이에 벽이 그렇듯 규칙처럼

전등이 껌뻑껌뻑 시간을 알리는 나의 다락방

빌딩과 빌딩 사이의 틈에서 자라난

여기는 밝은 방 한 인간을 길러내기에 적당한 가격

인간적인 ㅋㅋ 다섯 평

그림자가 여기저기 기웃거리는

십만원 서비스에 쉼없이 춤추는 햇살과 볕바램

넘쳐나는 이 세기적 인간미가 흘리는 땀의 절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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