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에서 보는 엄마가 행복한 육아
코트니 딕마스(글, 그림)/김현좌(옮김)/봄봄(출판)
표지만 봐도 ‘오! 재밌겠다!’란 느낌이 들었어요.
호기심 가득한 눈에 자신감 넘치는 해럴드의 몸짓과 표정은 또 얼마나 사랑스러운지요.
해럴드의 매력에 빠져 쉬이 책장을 넘기지 못하고 자꾸 들여다보는데, 어라?
언제부턴가 해럴드도 나를 빤히 보고 있었더라구요. 뭔가 하고 싶은 말이 있다는 듯!
해럴드의 말이 궁금해서 책장을 넘겨 봅니다.
“해럴드는 재주가 많았어요.
어떤 소리든지 한 번 들으면
아주 똑같이 흉내 낼 수 있었지요.”
‘띠리리링!’ 이 소리는 알람시계소리 같죠?
‘보글보글’ 이 소리는 주전자에서 물 끓는 소리,
‘고오오오오오올!’ ㅎㅎㅎ 맞아요, 골(goal) 득점날 때 소리입니다.
‘부르르르!’는 휴대폰 진동음 소리고요,
‘우우우우우우웅!’은 믹서기 돌아가는 소리,
‘띵!’은 토스트 알람 소리죠.
‘위이이이이이이이잉!’은 진공청소기,
‘쏴르르르’는 변기 물 내리는 소리,
해럴드가 가장 좋아하는 소리는 ‘쏴아아아’. 바로 샤워기의 물소리에요.
그럼 ‘후쉬후쉬 위잉위잉’은 무슨 소리일까요?
이 재미난 소리는 그림책을 통해 직접 확인해 보세요!
날마다 똑같은 소리를 내는 것에 싫증이 난 해럴드는 밖에서 나는 소리가 궁금했습니다.
이런 해럴드에게 마침내 기회가 왔어요. 해럴드도 때를 놓치지 않았지요.
어머! 해럴드가 중요한 메시를 던졌어요. 이를 빛 삼아 가슴에 비춰 봅니다.
지금 내가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지, 기회란 어떤 의미인지, 놓치고 있는 것은 없는지......
해럴드가 나선 바깥세상에는 아름다운 소리로 가득했어요.
굵고 묵직한 소리도 있었고, 아주 작은 소리도 있었지요.
즐거운 소리, 슬픈 소리, 열정적인 소리가 있었습니다.
해럴드는 자기만 빼고 세상에 있는 것들은 모두 자기 소리가 있다는 것을 알았지요.
“‘틀림없이 나만의 소리가 있을 거야! 분명히 있을 거야!’
해럴드는 생각했어요.
‘바로 지금이야! 지금이 아니면 절대로 못할 거야,’
해럴드는 마침내 결심했어요.
그는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 나서......
해럴드는 끔찍한 소리라 생각했어요. 그런데 그때 놀라운 일이 생겼습니다.
다른 앵무새 친구들이 몰려와서 멋진 목소리라고 말해 주지 않겠어요!
해럴드는 그간 자신이 따라했던 여러 소리들을 들려주었어요.
친구들은 생전 처음 들어보는 소리를 낼 수 있는 해럴드가 신기하고 매력적이었죠.
친구들과 함께 집으로 돌아 온 해럴드는 시계 알람소리, 주전자에서 물 끓는 소리,
세탁기 돌아가는 소리, 샤워기 소리를 친구들에게 가르쳐 주었습니다.
물론 해럴드가 제일 잘 냈죠.
“하지만 자기 소리를 낼 때 해럴드는 가장 행복했어요.”
저와 제 아이 해인의 ‘자기 소리’를 생각해 봅니다.
자기 소리를 가지려면 무엇이 필요하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요.
먼저 해인의 마음을 잘 듣고 공감해 주어야겠습니다.
해인이 즐겁게 잘 할 수 있는 것들에 관심을 기울이고 칭찬하며 격려해야겠어요.
세상을 향한 호기심과 의지를 보일 때 나설 수 있도록 용기를 주겠어요.
새로운 경험을 통해 해인이 스스로를 돌아보고 발견하는 기회가 되도록요.
해인이가 자기 소리라고 낼 때는 놓치지 않고 기뻐하며 박수쳐 줄래요.
살아 있는 모든 것들은 ‘자기 소리’를 내고 살아야 비로소 행복해 지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단 번에 자기 소리를 내면 좋겠지만, 이런 경우는 거의 드물지 않을까 해요.
자기 소리라고 냈는데 인정받지 못해서 잊어버렸거나, 여러 이유로 포기했거나,
누군가의 소리를 내 소리로 착각했거나,
부모의 욕망에 갇혀 자기 소리가 있는지도 모르고 살았을 수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인간은 결국 자기 소리를 찾아야 하기에
방황하고 도전하고 실패하고 다시 일어서기를 반복하는 것이겠지요.
그 과정에서의 경험은 우리 각자를 특별하게 만들고, 남다른 이야기를 품게 합니다.
결국 진짜 ‘자기 소리’란 살아 온 모든 순간을 통해 만들어지는 건 아닐까요?
지금 이 순간 내가 내는 나의 소리가 새삼 신선하고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해럴드 덕분에 '자기 소리'에 대해 돌아볼 수 있었어요.
그렇다고 앵무새마저 애완동물로 키우진 말았으면 해요.
동물들은 처음부터 자기 소리를 내며 살아야 하는 존재니까요.
앵무새를 집에서 키우면 모두 해럴드처럼 밝고 씩씩하며 똑똑하진 않잖아요.
책장을 덥고 표지를 다시 봅니다.
아... 해럴드가 제게 하고 싶었던 말이 무엇인지 알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