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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에서보다]새 친구 사귀는 법

그림책에서 보는 엄마가 행복한 육아

by 연화향

새 친구 사귀는 법

다카이 요시카즈(글, 그림)/김숙(옮김)/북뱅크(출판)


나는 한경수라고 해.

친구를 사귈 때

중요한 게 뭐라고 생각해?


단도직입적으로 묻는 바람에 당황스럽기까지 했어요.

제 아이 해인도 말문이 막힌 듯 잠시 멍하더라구요.

그런데 이 질문엔 대단한 힘이 있었습니다.

호기심과 기대감을 부풀리는 힘이요.

“엄마! 빨리 넘겨봐!”


서로 다른 많은 아이들이 ‘짠!’하고 나옵니다.

해인은 아이들 하나하나를 유심히 들여다보았어요.


활발한 아이, 생글생글 잘 웃는 아이, 동물을 좋아하는 아이,

뭐든 열심히 하는 아이, 친절한 아이, 장난치기 좋아하는 아이,

듬직한 아이, 착실한 아이도 있고,

뻐기기 좋아하는 아이, 제멋대로인 아이, 화 잘 내는 아이,

의심 많은 아이, 지저분한 아이, 뽐내기 좋아하는 아이,

거짓말 잘 하는 아이, 떼 쓰는 아이도 있습니다.


해인은 자기 반 아이들과 닮은 친구들을 찾아내면서 종알거립니다.

덕분에 저는 해인이 반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어요.

“엄마! 난 의심 많은 아이야! 아이들이 거짓말을 하면 난 그대로 믿지 않거든!”

“예를 들면 어떤 거짓말이니?”

“‘나 어제 공룡 만났다!’라고 하는 말들은 믿지 않아!”

“아하! 그런 거라면 너는 의심 많은 아이가 아니라 스스로 생각하는 아이인걸!^^”

해인이 표정이 부끄러운듯하면서도 좋아하는 눈치네요.


그러면 나는 어떤 아이랑

친구가 되고 싶으냐면 말이야...

잠깐! 그 전에 내가 어떤 아이인지를 먼저 적어 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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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수는 우선 내가 어떤 아이인지를 스스로 알고 그 자신을 좋아합니다.

당당하고 자신감 있는 한경수와는 친구가 되고 싶어지네요.

너는 어때? 라며 우리를 궁금해 하는 경수를 위해

저와 해인도 그림책에서 안내하는대로 이야기 해 보았습니다.

좋아하는 색, 음식, 장래희망, 좋아하는 동물, 싫어하는 것,

잘하는 것, 좋아하는 이야기, 좋아하는 운동, 혈액형에 대해서요.

해인은 자신의 약한 이빨 빼고는 스스로가 좋다고 하네요.ㅎㅎ

해인에 대해 이미 알던 것도 있었지만, 그동안 달라진 것도 있고,

새롭게 알게 된 것도 있어서 대화할 계기를 준 책이 고마웠어요.


이제 친구에 대해 서로 알았으니 사귀어 볼까요?

친구가 되면 “미안해!” 라고 말해야 할 때도 있고,

“고맙다!”고 말해야 할 때도 있습니다. 그럴 때는

표현하는 것이 좋은 관계를 만든다고 책은 말합니다.

상대방의 기분을 생각한다는 것과 친절하게 대한다는 것,

힘을 모은다는 것도 관계에서는 중요하다고 말하지요.

그리고 처음 우리에게 불쑥 던졌던 질문에 답을 합니다.


내가 친구를 사귀는 데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건 말이야,

다른 친구들이 나를 보고 ‘친구가 되고 싶다’고

생각하는 아이가 되는 거야.

그런 후 ‘우리 친구 할래?’하고, 웃으며 말 건네는 거야!


한경수가 말한대로

‘친구가 되고 싶은 사람이 되는 것’에 대해 정리해 봅니다.

우선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고 그런 나를 좋아하고,

너가 어떤 사람인지 알고 또 이해하며,

그런 네가 기뻐하는 일들을 하는 것입니다.

미안할 때와 고마워할 때를 알고 표현하고,

너의 기분이 어떨지 알아주며,

못하지만 함께 할 땐 열심히 하는 것입니다.


그림책을 끝까지 재밌게 본 해인을 보니 작가의 바램이

조금이라도 가 닿은 것 같아 흐뭇하고 기뻤습니다. 그리고,

내가 친구라고 생각하는 이들과

나를 친구라고 생각하는 이들을 떠올려 보았지요.

잘 해 왔던 것들도 있지만,

어떤 부분이 부족했는지, 무엇을 더 해야 하는지도 알게 되네요.


‘새 친구 사귀는 법’은

정말 친하고 싶은 누군가와 친구가 되는 것은 물론

나와는 다른 이들과도 친구가 되는 법을 알려 줍니다.

모두가 사이좋은 친구가 되는 법을 통해

어느 한 사람도 따돌림을 당하는 이가 없도록 말입니다.

그것이 반의 아이든 이웃이든 소수자든 약자든

더 크게는 국가까지요.


이 그림책의 마지막 면지에는 작가의 말이 있습니다.

그중에 와 닿는 말이 있어서 나누며 끝을 맺습니다.


‘좋은 친구가 있으면 똑바로 살아갈 수 있습니다.’

‘친구는 평생 가는 보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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