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똥별을 올려다보며 소원을 빌 수 있는 곳이었다
잔디밭이라 하기엔 거친 풀밭
초원에 드러누워 삼삼오오
정수리들로 별표를 그렸다
난로 틈 검붉게 달아오른 석탄
고소하게 취하는 상쾌한 공기와 연기
엷은 연기는 드문드문 코를 헤집었다
검붉게 달아오른 석탄과 별
새벽 4시 냉수와 칠흑으로 몸을 씻고
젖은 몸에 속옷 하나
말을 치는 두 마리 개
산을 올랐다
검붉게 달아오른 석탄과 별
우린 네 발의 동물
모양 없는 돌과 나무껍질을 짚고
니은자로 포개어진 바위에 올랐다
한 치의 경치도 없는 초새벽의 정상
지평선 뒤 태양의 모서리
거대한 U자형 초원을 내려다보며
그렇게 수만 년 전 이곳을 채웠을 법한
바다를 상상하며, 공룡을 상상하며,
고이 잠든 소우주를 상상하며,
어느새 나무의 온도를 갖게 된 몸을
가닥의 햇빛에 달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