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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찌냥 Mar 31. 2018

3일간의 먹방 일기

어쩌다 나의 브런치는 먹브런치가 되었나

3월이 이렇게 또 다 지나갔다.

특별히 한 것도 없는 거 같은데 3월 31일이라니..

브런치에 일기를 쓰는 일이 재밌긴 한데, 어쩌다 내 브런치는 먹방 일기가 되었을까

#먹스타그램은 아니니까 #먹브런치 라고 해야 하나 (하하핳)





3월 29일 목요일
공릉동 나의 단골카페 @비스킷플로어

목요일엔 아침부터 또 이유 없는 두통이...(아니 사실 이유는 있지 만병의 근원인 ㅅㅌㄹㅅ) 도져서 병가를 내고 쉬었다. 전에도 한 번 브런치에 쓰긴 했지만 언젠가부터 원인모를 어지럼증, 두통이 점점 심해지고 있다.


예쁜 유리병은 화병으로도 쓰이고 아이스라떼 잔으로도 쓰이는구나


이 공간은 우연히 모임의 동생이 추천해줘서 찾아가게 된 곳이었는데 그때부터 종종 다니고 있다.

적당히 심플하고 적당히 클래식한 공간. 유명세를 좀 타면서 늘 사람이 많고 약간 시끄러워졌지만, 그래도 아직까지는 퍽 마음에 드는 공간이다. (커피 맛이나 공간이 주는 무드가 이만한 곳은 아직 없는 듯하다.)

그래서 그런지 지금 새롭게 꾸미고 있는 대구의 스튜디오의 인테리어 콘셉트를 잡거나 가구 배치를 고민할 때도 이 곳을 많이 참고하게 됐다. 창의 위치나 빌라 1층이라는 점 등이 매우 흡사하기도 하고...






음.. 셀카가 잘나왔다.



단발로 머리스타일을 바꾼 지 이제 일주일 정도 된 것 같다. 꽤나 마음에 드는 지금 머리스타일을 얼마나 잘 유지할 수 있을까? 자주 미용실을 가는 스타일이 아닌데.. 단발은 다 좋은데 이 정도 기장의 같은 스타일을 유지하는 게 참 귀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비스킷플로어 의 구석공간. 빈티지한 테이블과 의자가 참 예쁘다.

CALLA 앱으로 가끔 사진을 찍으면 필터에 따라 이렇게 같은 공간도 다른 느낌의 사진이 만들어지는 게 재밌다. 집에 아직도 아빠가 물려주신 캐논 AE-1 이 곱게 전시만 되어있는데 간혹 좀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카메라 욕심이 많아서, 결국 벼르던 인스탁스 폴라로이드 SQ10 도 사고 소니 미러리스도 있고, 니콘 D80 DSLR 도 있지만 자주 안 쓰게 되는 게 사실. 가장 많이 쓰는 카메라는 미우나 고우나 아이폰.. (지금은 아이폰X)


그러다 보니 유료 결제한 카메라 필터 앱도 엄~청나게 많다. VSCO cam 필터 유료결제도 많이 했고.

요즘엔 이상하게 옛날 느낌의 빈티지한 필터 카메라 앱들이 또 유행인데 CALLA는 그중에서도 제일 나에게 잘 맞는 것 같다. (구닥은 내 급한 성질머리랑은 잘 안 맞아) CALLA 내에서도 앱 내 구매로 필터를 별도 판매하는데 최근에 새로 나온 필터들을 또 지르고 싶다!!! (크와아앙)



3월 30일 금요일
금요일 출근길. 문득 내 발길을 붙잡은 민들레 친구들.


햇살이 좋았던 금요일. 그나마 목금토 3일 중에 미세먼지가 가장 덜했던 날인 것 같다.

여기저기 개나리, 민들레, 벚꽃까지! 꽃잔치가 시작되었구나아아

난 아직 꽃을 즐길 준비가 안되었단 말이야. 그러니까 아직 피지 마. 피지 말았으면.

그래도 예쁘다. 샛노랗게 세 송이가 사이좋게 피었다.





햇살이 좋은날은 왠지 지하철보다 버스가 좋아.


햇살이 좋았으니까. 그리고 많이 졸렸으니까. 출근길은 버스로 선택했다.

두꺼운 코트 없이 원피스에 재킷만으로도 출근할 수 있다니. 놀랍다! 근데 이러다 또 금방 더워질 것 같아.

살랑살랑 원피스를 열심히 스팀다리미로 다려 입었는데 집에 돌아올 땐 다 구겨졌...(ㄸㄹㄹ)

아무튼 금요일은 저녁 약속이 있었으니까 화장도 조금 하고! 원피스 입고! 오래간만에 힘줬었네

버스에서 예쁜척하기 좀 민망하지만. 그래도 이런 날은 드무니까.




근래 먹었던 목살 중에 가장 맛있었던 곳. 포도식당 목살과 계란찜!


저녁 약속 상대가 외근이 많다 보니, 기다리느라 식사 시간이 늦어졌다. 다섯 시 반 정도부터 배가 미친 듯이 고프더니 요동치던 배가 갑자기 일정 시간 이후부터 좀 잠잠해졌다. 8시 반쯤 강남대로에서 만나 급하게 압구정으로 갔다.


날 잘 먹이고 사육해서 포식하려고 하는 건지. 고기를 1인당 2인분씩 먹고, 밥 반공기에 계란찜에 냉면까지 시켰다. (덜덜덜) 근데 너무 맛있어서 거부할 수가 없었다는 게 함정. 왜 고깃집 이름이 '포도' 식당일까 조금 생각해봤는데 메뉴판을 보니 바로 알 수 있었다. 와인을 같이 팔았거든!


물론 요즘엔 와인을 함께 파는 고기 굽는 집이 많아졌지만 이 곳은 78년? 정도부터 시작했다고 하니 역사가 엄청나다. (호오오오오)


소갈비 를 시킬 줄은 몰랐는데, 어쨋든 잘 먹었습니다. 냉면도 존맛탱


이게 얼마 만에 먹어보는 소갈비인지. (두둥) 원래는 돼지갈비 정도를 기대했던 건데, 나 모르게(?) 소갈비를 시켜버린 오라버니. 냉면도 1인당 1개씩을 시켜버림 (덜덜덜) 다 먹을 수 있을까? 나를 의심했던 것을 반성. 걱정이 무색하게 다 먹어버림 하하핳. 그랬더니 집에서 자기 전까지 배가 안 꺼져서 혼남. 끄어어


아무튼 식사는 이쯤 마무리하고 2차?로 카페를 갈까? 하다가 시간이 너무 늦어버려서 고민고민...

그래서 갑자기 생각난 남산행! 카카오네비가 길을 이상하게 알려줘서 엄청난 고바위를 지나 도착했지만 정말 오랜만에 PP서울을 감.



소월로는 참 드라이브 하기에 좋은 공간이다. 낮이나 밤이나.

그래서 그런지 어제는 드리프트 동호회(?) 같은 곳에서 온 것으로 추정되는 별별 종류의 차들이 남산 식물원 주차장 앞에 비상 깜빡이를 켜고 줄줄이 서있었다. 그런가 하면 저~ 멀리서부터 부와아ㅏㅏㅏ아앙 하는 엔진의 굉음을 내며 소월로를 질주하는 차들이 나타났다. (민폐민폐 개민폐)


아무튼 원래는 하베스트남산을 가고 싶었는데 어제는 웬일인지 일찍 문을 닫은 것 같았다. (아쉽)

피피서울도 12시면 문을 닫아서 11시 반에는 마감을 시작했다. (아쉽2)

그리고 밤늦은 시간에는 키친이 마감이라, 맥주와 와인 밖에 주문이 안된다고 했다. (아쉽3)

TEA나 커피 류를 주문하기 위해서는 오후 5시 반 전에 가야 한다고...


같이 간 오라버니는 술을 잘 안 드시기 때문에 사실상 의미가 없는 방문이었지만, 딱히 또 마땅히 어디를 갈 곳도 없고 해서 그냥 맥주 한 병씩을 시켜서 도란도란 얘기하며 마셨다. 근데 롱보드 원래 이렇게 맛이 없었나? 김이 다 빠진 맥주를 마신 느낌.



3월 31일 토요일


토요일은 3주째 강남으로 와서 수업을 듣고 있는데 점점 수업이 따라가기 힘들 정도의 진도를 빼고 있다. 그래서 생각인데 꼭꼭 html5+css3와 JAVA 수업을 그린컴퓨터에서 따로 들어야겠다 생각한다.


점심시간에는 원래 별도로 식권을 나눠주고 정해진 식당에서 무료로 밥을 해결할 수 있지만 오늘은 왠지 그 식당들에 가고 싶지가 않았다. (어두컴컴하고 지하로 내려가기도 싫고 친구 결혼식인데 가지도 못하고, 나는 누구 여긴 어디 이런 느낌...) 그래서 가까운 파파이스를 방문! 이름도 기억나지 않는 매콤한 치킨 햄버거를 시켰다. 햄버거는 그럭저럭 오케이. 나는 콘샐러드가 더 맛있었다.


아참, 오늘 아침에는 마켓컬리에서 주문했던 고기와 샐러드가 배송이 와서 그걸 꺼내먹고 하느라 아침 수업에 조금 늦었다. 어차피 늦은 거, 느긋하게 가자며 돌체구스토로 커피까지 한잔 내려 먹었다. (휴, 이제 캡슐도 다 떨어져 가는구나) 아무튼 남은 주말 동안 빨래도 해야 하고, 할 일들이 또 많은데.... 지금은 아무것도 하고 싶지가 않고 그냥 마냥 자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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