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후유증에 대해 이야기해본다.
봄여름만되면 넘치듯 나오는 온갓 축제들을 즐기고 나면 그 힘으로 몇주를 추억하며 살아가지만 그에 못지않게 일상이 재미없거나 무기력해기도 한다.
긴긴 야근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오면 그 후유증으로 모기가 귓전에 맴돌아도 모르게 곯아떨어지게 피곤하다.
한치수 작지만 선물받았다는 이유로 모셔만 두던 구두를 억지로 꺼내신은 후유증으로 내 발 뒷꿈치에는 500원짜리 동전만큼의 큰 상처가 생겨버렸고, 며칠째 내 걸음걸음을 힘들게한다.
엄마가 잠시 다녀간 서울 자취방은 괜스리 공허하고 텅 비어버린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한동안은 동생 없이 집에 혼자 있는 시간에 내 사랑하는 고양이들 토보리가 곁에와 부비적대도 그 마음이 좀처럼 채워지기 힘들다.
반복되는 이유들로 이별한 후 상처받고 굳게 닫혀버린 마음의 문은 좀처럼 열리지 않는다. 혼자 들키지 않게 마음을 줬다 주워담고를 반복한다.
지지난 여름 내가 겪은 말못할 이별이 생각나면
문득문득 길을 걷다가도 심장이 쿵하고 내려앉아버린다.
그 모든 후유증은 이렇게나 깊게 박혀
생각치못한 순간에 훅 하고 나타나버려 나를 괴롭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