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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찌냥 Jan 26. 2020

사진을 보다가

오래 된 사진첩을 꺼내보는 기분.

갓난 아기 시절의 나를 마주하는 기분.


갓난쟁이 나를 마주한 부모님왈 "얼굴이 반 이마가 반이라 놀랐다"고 했는데 정말 실화였다니




이제는 마음 속에서만 꺼내 볼 수 있는

나의 아버지의 아버지, 나의 어머니의 어머니를 사진으로 만나는 순간.

눈가에 뜨거운 그 무엇이 차오르는 것이 느껴질 때 우리는 서로 약속이나 한 듯

즐거웠던 과거의 한 페이지로 재 빨리 넘겨 웃음지으려 애쓴다.



우린 자주 혹은 가끔,

사소한 문제로 다투고 등 돌리고 다시 화해하고 이해하고 감싸준다.

그렇기에 지켜내기 힘든 울타리임을 알면서도

당신과 나 그리고 우리는 가족이라는 이 소중한 공동체를 어렵게 이어나간다.




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시절의 나를 기억 해주는 사람들.

그 때는 알았지만 지금은 잊혀진 사람과 기억들.

같은 공간과 시간에 있었어도 서로 다른 기억으로 추억하는 우리들.

모두 퍼즐 한 조각 한 조각을 짜 맞추듯 그 때를 재구성해 본다.



조금 어릴 땐 이 시절의 내가 왜 못생겼다고 생각했을까?



흔히들 우울 감에 빠질 때 과거를 돌아본다고 한다.


다만, 지나치게 깊은 과거에 빠지면 더 슬픈 감정에 어느새 첨벙 대는 나를 발견 할 수도 있다.

그러니 우리는 늘 과거를 회상 할 때, 나의 감정 수면이 어디까지 차 올랐는지 경계해야 한다.


하지만, 가끔씩 이렇게 지난 시간을 돌아보는 감상이란

과거엔 몰랐던 그 때의 소중한 것(이를테면 이젠 곁에 없는 가족, 젊음, 건강같은)들을

지금이라도 소중히 생각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아닐까 깨달았다.



우리는 언제 갑자기 삶을 마감 해도 후회하지 않을 오늘을 살고 있는가?

우리는 내 곁에 누가 갑자기 떠난다 해도 미련 없을 만큼

내 옆을 지켜주는 그 사람을 사랑하며 표현하고 있는가?





배경에 걸린 모든 오브제와 나까지 사랑스러운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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