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힘든 날이었다.
그 당시 나에게는 큰 고민이라면 고민이었다.
토로할 사람이 없어 스승을 불렀다.
내 힘듦에 스승은 한 달음에 달려와주었다.
걱정됐겠지.
마음이 급했겠지.
평소처럼 농담을 하며 환한 미소를 지으며
스승이 왔다.
스승의 무릎에는 피가 나고 있었다.
오면서 자전거 타다 넘어졌다.
차에 받을 뻔 했는데 순발력으로 넘어질 때 자전거를 차 안으로 던져서 별로 안 다쳤다.
근데 너 울었니.
울었네. 울었어.
스승의 말에 나는 울음을 터뜨렸다.
저 너무 힘들어요.
저 어떻게 해야 돼요.
스승의 빨간 무릎은 어느덧 내 시야에서 사라졌다.
나는 평소처럼 나의 이야기를 쏟아냈다.
어느덧 나의 눈물은 말랐다.
다시 스승의 빨간 무릎이 눈에 들어왔다.
미안했다.
하지만 미안하고 싶지 않았다.
그날 스승의 빨간 무릎은 내 마음 한 구석에 봉인 되었다.
그날이 생각난다.
아무리 되짚어봐도
내가 무엇 때문에 힘들었는지 생각나지 않는다.
하지만 스승의 빨간 무릎은 생각난다.
피맺힌 무릎.
나를 걱정하는 눈빛.
"울었네, 울었어. 왜, 뭐가 힘든데."
유쾌했던 그 목소리.
피맺힌 무릎으로 내 이야기를 들어주었던 너.
그날이 생각난다.
사랑받았던 기억.
사랑받은지 몰랐던 기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