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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혜원 Nov 10. 2019

아름다움-되기

오래 전 티비에 한 정치인이 나와

노무현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들었다.

노무현이 5공 청문회에서 명패를 내던졌을 때,

자신은 그의 손이 떨리고 있는 걸 보았노라고.


초선 의원 노무현은 두려웠겠지.

대기업 총수, 고관대작 거침없이 베어나갔지만,

칼을 쥔 그의 손은

옆 사람에게 들킬 정도로

덜덜 떨렸다고 하니.


그는 이야기하지 않았지만 나는 직감했다.

그가 노무현에게 매료된 건

분명 그 떨리는 손 때문이었으리라.


당신이 놀라운 이유는

당신이 대단해서가 아니다.

당신이 놀라운 이유는

손이 떨림에도 불구하고

한 번 더 용기를 쥐어짜내

해야할 일을 했기 때문이다.


당신이 놀라운 이유는

당신이 똑똑해서가 아니다.

당신이 놀라운 이유는

역량 밖의 삶에 몸이 아프면서도  

한 번 더 힘을 쥐어짜내

해야할 사랑을 했기 때문이다.


아름다움은 떨리는 손이다.

아름다움은 스트레스성 복통이다.

아름다움은 두려움이다.

아름다움은 컴플렉스다.

아름다움은

그 모든 부족함을 품에 안고,

한 걸음 더 내딛어 보는 자세다.


'아름다운 것'은 아름답지 않다.

'아름다워지려는 것'만이 아름답다.

아니, 애초에 '아름다움'은 없다.

세상에는 오직 '아름다움-되기'만이 있을 뿐이다.


아름다움을 향해 내 딛는 한 걸음.

그 한 걸음씩의 '아름다움-되기'가 모여

당신만의 영토가 된다.

오직 당신이 걸었기에 아름다운,

당신만의 스타일,

당신만의 삶이 된다.


'아름다운 삶'을 사는 방법은

지금, 여기, 이 자리에서

한 걸음만 더 아름다워지려는 것이다.

두려워도 한 걸음 더,

부족해도 한 걸음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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