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학원에 속지 마시고, 입시학원 불신하지도 맙시다.
디자인 입시에 대해 말씀드리기 전에.
디자인 입시에 대해 말씀드리기 전에 꼭 짚고 넘어가야 할 중요한 지점이 있습니다. 아이를 ‘미술’ 전공 시키기 위해 꼭 거쳐야 하는 관문 중 하나가 바로 '입시'입니다. 그만큼 민감하고, 많은 부모님들께 혼란을 주는 주제이기도 합니다.
특히 미술 입시는 연령과 시기별로 준비해야 하는 내용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저는 매년 학부모님들과 1:1 상담을 꼭 진행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자녀가 고학년이라면 물론이고, 중·고등학생은 더욱 필수적인 상담입니다. (상담을 하며 따로 돈을 받고 있지는 않습니다.)
실제 상담을 진행하다 보면, 학부모님이 미술 전공 경험이 없으신 경우, 디자인·만화·회화·조소 등의 입시가 서로 다른 방향으로 진행되고 학원도 구분되어 있다는 사실 자체를 상담을 통해 처음 알게 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부분의 경우, 고등학생이 되면서 가장 많고 눈에 띄는 대형 ‘디자인‘ 입시학원들로 상담을 가시게 됩니다. 하지만 미술 입시는 디자인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국내 입시와 유학미술도 방향이 다르고, 지망 학과가 디자인인지, 회화인지에 따라 준비 과정 자체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학원들이 세분화되어 있는 이유는, 입시에서 요구하는 그림의 스타일과 유형이 전혀 다르기 때문입니다. 이 정도의 정보는 기본으로 알고 계셔야, 우리 아이에게 맞는 입시 방향을 찾는 데 도움이 됩니다.
왜 대부분은 디자인 입시를 선택할까요?
아이의 미대 입시를 준비할 때, 부모님들은 보통 인터넷의 홍보 정보나 주변 학부모님의 경험담을 바탕으로 입시를 시작하게 됩니다. 그렇다 보니, 자연스럽게 가장 눈에 띄고 정보가 풍부하며, 취업률이 높다고 알려진 디자인 입시학원으로 가게 되는 경우가 많지요.
실제로 디자인 분야는 정원이 많고, 학과가 다양하며, 취업과의 연결 가능성도 높다 보니 지금까지는 많은 학생들이 선택해왔습니다. 그래서 디자인 입시학원이 전국적으로 가장 많고, 가장 대형화되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이런 환경 속에서 디자인 입시가 곧 미술 입시 전체라고 생각해버리게 되는 건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결과입니다.
하지만 아이마다 성향이 다르고, 잘 맞는 입시 유형도 다릅니다. 제가 아동미술 교습소에서 수많은 아이들을 지도하며 느낀 것은, 아이마다 진짜 빛날 수 있는 방향이 따로 있다는 점이에요. 디자인이 아닌 회화나 만화(애니메이션)가 더 잘 맞는 아이도 분명히 있고, 그에 따라 입시 결과도, 입시 이후의 삶의 방향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입시는 아는 만큼 보이는 세계라고 합니다. 정보가 부족한 상태로 입시를 시작하면, 처음 상담받은 학원의 말이 곧 ‘정답’이 되어버립니다. 하지만 그들도 결국은 학원의 운영을 책임지는 원장님들이기에, "이 아이에겐 디자인 입시보다, 회화 입시가 더 유리합니다." 라고 말하지는 않겠지요? 이밖에도 100퍼센트 객관적이고 공정한 조언만을 해주기란 어려운 구조인 것도 사실입니다.
그래서 저는, 아이가 어떤 입시를 준비하든 부모님들이 최소한의 입시 지식을 미리 알아두시는 것만으로도 더 나은 선택과 더 나은 결과를 만들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작지만 중요한 정보들, 지금부터 함께 나눠보려 합니다.
디자인 입시는 두마리 토끼를 잡는 일!
앞서 융합형 인재, 크로스 디서플린 디자이너 등 생소하게 느껴질 수 있는 개념들에 대해 다루었습니다. 그만큼 디자인 분야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고, 많은 직업이 없어지는 만큼, 또 기존의 틀을 벗어난 새로운 역할과 직무가 계속해서 생겨나고 있습니다. 디자인 직군은 말 그대로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는 중입니다.
챗GPT, AI 달리(DALL-E)와 같은 인공지능 기술이 대중화되면서 학부모님들께서는 이 디자인 계열의 전망에 대해 전반적으로 불신하십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술의 여러 분야 중 미래에 가장 많은 새로운 직업이 생겨날 가능성이 큰 영역을 꼽자면, 단연 디자인 계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회화나 조소 같은 전통적인 미술 분야는 어느 정도 진로와 수용 인원이 고정되어 있는 반면, 디자인은 산업의 발전과 함께 무궁무진하게 확장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일상에서 보고 사용하는 거의 모든 제품, 공간, 매체가 디자인을 통해 더 아름답고 편리하게 만들어지기 때문이지요. 새로운 산업이나 기술이 등장할수록, 그것을 시각화하고 체험하게 만드는 디자인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집니다.
이처럼 전망이 밝은 분야이기 때문에 디자인 입시는 언제나 경쟁이 치열합니다. 학생 수가 많고 희망자가 몰리다 보니, 대학에서는 1차에서 학생을 걸러낼 명확한 기준이 필요합니다. 흥미로운 점은, 디자인 입시가 분명히 미술 중심의 전형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대학들이 그 1차 기준을 ‘미술 실기’가 아닌 ‘성적’으로 잡는다는 것입니다. 이후 2차에서 실기를 반영해 당락을 결정하거나, 성적 60%, 실기 40%처럼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방식도 많습니다. 최근에는 아예 100% 성적으로 학생을 선발하는 경우도 점점 증가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이런 구조 속에서 우리 아이가 ‘미술’ 실기 하나에만 집중하고 있다면, 많은 대학을 스스로 포기하는 셈이 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많은 학생들이 실기만을 위해 시간을 쏟아붓지만, 그 중 입시 결과가 만족스러운 경우는 극히 일부입니다. 차라리 실기를 조금 덜 잘하더라도 내신 성적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편이 더 많은 기회를 가질 수 있는 현실입니다. 보통 성적을 잡아주기엔 이미 늦었을 때, 입시학원에서는 실기 위주의 대학을 추천할 수 밖에 없습니다.
디자인 입시는 실기와 성적, 이 두 가지를 모두 챙겨야 하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일입니다. 그래서 더 어렵고, 그래서 더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하는 분야이기도 하지요. 아이의 가능성을 열어주기 위해서, 부모님의 정보와 판단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입니다.
그래서 “미술 하면 공부 안 해도 된다!”는 말도 안 되는 이야기나, “공부 못할 때 선택하는 게 미술이다”라는 터무니없는 편견은 이제는 정말 철저히 깨야 할 오해입니다. 앞으로의 시대에는 더욱더 그렇습니다. 특히 디자인 분야만큼은, 공부가 필수입니다. 성적 없이 실기만으로는 아무리 홍대, 이대를 뚫을 만큼 그림을 잘 그린다 해도, 최종적으로 좋은 학교에 가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입시를 치렀지만 결과가 만족스럽지 않았던 학부모님들께로부터, “이 돈 주고 미대 입시를 시킬 바엔 차라리 놀게 둘걸 그랬어. 어차피 그래도 이 학교 다른 과는 가...”라는 말이 심심찮게 나오는 것입니다. 성적이 부족하면, 그림을 아무리 잘 그려도 선택지가 좁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건 20년도 넘은 미대 입시의 현실인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미술하는 애들은 공부를 덜 한다”는 인식이 많은 분들의 머릿속에 자리 잡고 있다는 사실이 참 안타깝습니다.
하지만 미술을 한다는 건 공부를 덜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미술’이라는 한 마리 토끼를 더 잡고 가야 하는 길입니다. 그만큼 더 큰 각오가 필요한 여정이지요. 이건 이미 20년 전부터 그래왔고,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입니다.
저는 이러한 디자인 입시의 방향이 일정 부분에서는 매우 타당하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그림만 잘 그리는 아이가 아니라, 생각할 줄 알고, 논리적이며, 사회와의 연결성을 이해하는 인재가 디자인계를 이끌게 될 것입니다. 디자인이란 결국 문제를 해결하고, 삶을 개선하는 도구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사람을 길러내는 것이 입시의 본질이라면, 실기와 성적을 함께 보는 지금의 구조는 나름대로 그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지요.
왜? 성적으로 판단할까요?
창의력이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디자인은 창의성을 바탕으로 하는 분야지만, 입시 과정에서는 그 창의성을 수치화하거나 명확히 판단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특히 컴퓨터와 디지털 도구를 중심으로 학업이 진행되는 디자인 대학의 입장에서는, 손그림을 잘 그리고 기술적으로 뛰어난 학생들보다는, 문제를 창의적으로 해결하고 논리적 사고를 바탕으로 유연한 아이디어를 만들어내는 학생을 더 선호하게 됩니다.
하지만 입시에서 이런 능력을 직접적으로 검증할 방법은 많지 않습니다. 결과적으로 대학들은 창의력과 사고력을 갖춘 인재를 선별하기 위해, 가장 객관적으로 확인 가능한 자료인 '성적'을 참고할 수밖에 없습니다. 공부를 잘한 학생이 반드시 더 창의적이라는 보장은 없지만, 확률적으로는 성적이 좋은 학생들이 복잡한 사고를 유연하게 처리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낼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것입니다.
서울권의 주요 대학들은 이런 기준을 더욱 강하게 적용합니다. 손그림을 아주 잘 그리는 학생들이 회화과나 공예과, 혹은 지방 대학의 디자인 계열로 진학하는 일이 다소 아쉽더라도, 이들은 디자인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실용적이고 창의적인 인재를 양성하는 데 더 큰 가치를 둡니다. 그래서 단순한 실기 실력보다, 창의성과 두뇌 회전이 빠른, 학문적으로도 우수한 인재를 선별하는 기준으로 ‘성적’을 택하게 되는 것이지요.
이처럼 디자인 입시에서 성적이 중요해진 배경을 이해하시면, 우리 아이가 왜 실기와 공부를 함께 챙겨야 하는지 더 분명히 와닿으실 거라 생각합니다. 이 흐름은 인공지능이 등장하기 훨씬 전부터 시작된 것이며, 인공지능의 등장으로 앞으로는 더욱 심화될 것입니다.
과거에는 드로잉 능력이 조금만 두각을 나타내도 디자이너로서의 활용도가 매우 높았습니다. 회사 입장에서는 드로잉, 특히 디지털 드로잉이 가능한 직원을 채용하면, 저작권 걱정 없이 필요한 이미지를 내부에서 직접 제작할 수 있었고, 이미지 검색에 드는 시간과 수고도 줄일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점에서 디지털 드로잉은 실무에서 아주 유용한 역량으로 여겨졌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크게 달라졌습니다. 그 역할을 훨씬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대체할 수 있는 존재, 바로 '생성형 AI'가 등장했기 때문입니다. 가격 대비 성능을 생각해 봐도, 디자이너가 직접 시간을 들여 제작하는 이미지보다 AI가 단시간에 생성하는 이미지의 퀄리티가 훨씬 뛰어난 경우가 많습니다. 그만큼 디지털 드로잉을 직접 활용하여 디자인 소스를 제작하는 일은 점차 줄어들 수밖에 없는 흐름입니다. 앞으로는 생성형 AI가 기본적인 틀을 만들고, 사람이 그것을 다듬거나 수정하는 정도로 역할이 바뀌게 될 가능성이 큽니다.
이런 변화 속에서 디지털 드로잉을 과도하게 강조하는 일부 학교나 방과후 미술 수업의 분위기가 다소 의문스럽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물론 취미나 일상적 표현의 도구로는 여전히 유용할 수 있겠지만, 교육적이거나 직업적인 관점에서는 그 가치가 점차 감소하고 있다는 것을 실감하게 됩니다. 그리고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흐름 때문인지 디지털 드로잉 콘텐츠가 오히려 더 낮은 연령층을 대상으로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는 인상도 받게 됩니다. 시장의 변화가 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미술 실기는 별로 중요하지 않을까요?
그것 또한 아닙니다. 그렇다면 제가 두마리 토끼라 말 하지 않고, 그냥 애초에 '성적'을 올리라고만 말씀 드렸겠지요? 또 디자인과는 성적이 중요하다고 카더라통신이 도니, 다들 실기는 등한시 하다가 막판에 아이쿠! 실기에서 미끄러져 재수를 하고 맙니다.
성적+실기=100점 이라고 볼때, 성적에서 얻을 수 있는 만점이 60점이라고 해봅시다. 성적이 60점인 학생 두명이 같은 학교를 지망한다고 봤을 때, 실기력이 20점이라면 80점이 되지만, 실기력이 40점인 학생이라면 100점이 됩니다. 이렇다보니 오히려 성적이 50점인 학생이 실기 40점을 더해 성적이 조금 더 좋은 학생보다 좋은 합격결과를 낳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디자인과를 비롯해 미술과에 진학하겠다는 것은 같은 성적의 학생들을 놓고봤을 때에는 확실히 실기력 좋은 학생이 더 유리합니다.
또한 요즘은 실기를 잘 하는 친구가 희귀할 정도여서 조금만 잘 해도 좋은 메리트가 되는데, 공부를 아주 빼어나게 잘 하지 않을 바에야 고등학생 즈음엔 머리를 잘 써야 합니다. 아이의 실기점수가 더 빠르게 오를까, 성적이 더 빠르게 오를까 하는 저울질이요. 특히 고등학생들은 시간이 없으니, 기초 자체가 없어 매달려도 매달려도 안되는 공부과목 보다는, 잡았을때 잡힐만한 과목 위주 공부하고, 미술 실기를 더해 입시를 치르는 것을 더 추천드립니다.
요즘은 실기를 아예 안보는 학교도 있다고 하던데.
공부 ‘만’ 잘해서 정말 수능 1~2등급이 나온다면, 학교생활기록부와 미술활동보고서 등을 잘 관리해서 실기시험을 치르지 않고도 디자인과에 진학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 전형은 극상위권 성적과 생기부가 미술 쪽으로 잘 관리된 학생들만을 위한, 그들만의 리그입니다. 절대 초등·중등·고1까지의 성적만 보고 이 방법을 기대하기 시작해서는 안 됩니다.
막상 고등학교에 들어가서 뚜껑을 열어보면, 성적이 무너져 내리는 학생들이 정말 많습니다. 그런데도 이런 ‘카더라’식 정보만 믿고 미술 실기력이 좋아질 수 있는 모든 가능성을 스스로 닫아버린다면, 과연 아이의 학교생활기록부는 어떻게 관리할 수 있으며, 미술활동보고서는 무엇을 기반으로 채워나갈 수 있을까요?
디자인 입시학원에 모여 있는 그림 잘 그리는 아이들 사이에서 눈에 띌 정도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일반 고등학교에서는 어느 정도 두각을 나타내는 실력을 갖춰야 미대 지원이라는 선택지를 현실적으로 고려해볼 수 있을 것입니다.
만약 미술과는 담을 쌓고 살아오던 아이가, 막판에 성적 기준으로만 보고 “미대가 유리하니 미대를 쓰자”고 방향을 튼다면, 과연 가능할까요? 그게 가능하다면 모든 성적 좋은 학생들이 “스카이 못 갈 바에야 핸들 틀어 홍대 미대 가지 뭐!”라고 하지 않겠습니까? 결과적으로는 미적인 활동에 적성과 흥미가 없던 친구들이 성적 맞춰 학교를 쓰게 되는 것이지요.
이러한 선택을 방지하기 위해 대학들은 단순히 성적만 보는 것이 아니라, 학교생활기록부나 미술활동보고서를 함께 살펴보는 것입니다. 실기 없이 진학할 수 있는 전형이라 하더라도, 아이가 그동안 어떻게 미술과 연결되어 있었는지를 꾸준히 보여줄 수 있어야 하는 것이죠.
요즘은 디자인 입시 미술도 예전보다 많이 쉬워져서, 반드시 ‘주 6일 미술학원 등원’을 하지 않아도 됩니다. 어릴 때부터 주 1~2회 정도만 꾸준히 수업을 이어간다면, 웬만큼 미술에 소질이 있는 학생들은 기본적인 그림 실력을 갖출 수 있습니다. 물론 놀이 미술이 아닌 제대로된 기본기를 차곡차곡 쌓을 수 있는 미술 수업을 배워 나가야 하겠지만요. 그런데 이 좋은 가능성을 애초에 포기하고, 내신과 수능에만 올인하겠다고요?
이 방법을 진지하게 생각하고 마음을 올인하시려면, 적어도 고1 2학기 성적을 받아본 이후에 결정해도 늦지 않습니다. 그 즈음 되었을 때에도 아이의 성적이 극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면, 이를 확인한 입시학원 선생님들이 먼저 공부할 시간을 확보해줄 것입니다. 입시학원도 결국은 ‘합격률’이라는 입시 결과가 중요하기 때문에, 모든 학생에게 무조건 주 6일 미술 실기를 권하지는 않습니다. 성적이 좋은 학생에게는 그에 맞는 전략을 세워 공부 시간을 배려해주기도 합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미술을 좋아하는 아이들은, 성적이 잘 나오지 않는 과목을 억지로 공부할 때보다, 실기 시간에 훨씬 더 높은 집중력을 보입니다. 이 마음가짐 자체가, 남들이 쉽게 가지지 못한 ‘한 과목에 몰입할 수 있는 힘’이라는 것이지요. 그것을 포기한다는 건 단순히 더 좋은 입시 결과를 놓치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습니다. 신체적, 정서적 성장과 성취감 등 생각보다 많은 긍정적인 요소들을 함께 잃게 되는 선택일 수 있습니다.
한편, 2025학년도부터 대학가에서 무전공 입학생의 정원이 대폭 늘어나는 변화는 제가 볼 때 긍정적입니다. 시대의 흐름에 더해, 정부의 무전공(자율전공) 모집 권장(확대) 정책에 따라 많은 대학들이 무전공 신입생의 모집 인원을 늘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2026년을 기점으로 더 많은 대학들이 이 정책에 따라 학제 개편을 완료하면 무전공 모집은 더 확대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프로그램들은 학생들이 다양한 학문을 탐구하고, 자신의 흥미와 적성에 맞는 전공을 선택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이는 미래지향적이고 발전적인 시도로, 앞으로는 더 많은 대학들이 융합형 인재 양성에 더욱 힘써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시대적 흐름과, 정부 정책과는 다르게, 몇몇 대학들은 이들을 양성할 수 있는 수업 내용을 확보하기 보다는, 여전히 과거에 머물러있는 듯 고루한 커리큘럼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듯 보여 안타깝게 느껴집니다. 과거 미술과 디자인으로 명성이 높았고, 인지도도 있었던 대학들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그들은 끊임없이 연구하고 기존의 틀을 유지할 것인지 깰 것인지에 대해 고민하여 더 미래지향적인 관점에서 수업을 구성하고, 학생들이 융합형 인재로 자신의 재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새로운 교육 방향성에 깨어있는 학교와 학과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하지만 교육이 사람이 하는 것이라서인지 관성에 길들여졌기 때문인지, 이는 쉽게 이루어지지 않는 것 같습니다. 분명한 것은 앞으로 우리 아이들에게 닥쳐올 미래에 필요한 교육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교육자들이 기존과든 다른 새로운 미래를 향한 교육을 노력하여 우리 교육이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되어야 합니다.
일신우일신 (日新又日新)
뜻: 날마다 새로워지고, 또 날마다 새로워진다는 뜻으로, 끊임없이 변화하고 발전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 사자성어는 매일매일 새롭게 변화를 추구하며 발전해 나가는 상태를 표현할 때 사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