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새

by 소향

바람 불면

모질게 버티지 못하고 넘어진다

넘어진다고 눕지도 못한다

사는 것이 다 그런가 보다


볕이 좋아 하얀 소금꽃이 되었나 보다

눈밑에 풀풀 짠내가 날리는 걸 보면

인생이란 다 그런가 보다


덜 아문 흉터로 햇살이 들어온다

바스락거리는 그리움 하나 툭 던져놓는다

무심하게도 황. 혼.


오늘도

아프도록 휘어진 허리에

빨갛게 익은 노을로 찜질을 해 본다

홀로 남겨진 채


다 그렇게 사는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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