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거운 안개가 겹겹이 밀려와 가을을 누른다
버티고 버텨도 이길 수 없는 무게들이
전파를 흔들며 뉴스를 재촉하고 있다
하얀 멀미가 국화를 포장하던 날
날숨조차 무거운 오후 10시 15분
피할 수 조차 없는 압박은 도미노가 되었고
짓눌린 가슴에 저승꽃 파랗게 피어나도록
방관은 공포를 비웃기만 할 뿐이었다
찰나의 순간들은 그치지 않을 눈물로 변했고
도둑맞은 생명은 또다시 변명에 밀려나 버린다
팽목항의 아픔은 그저 당사자만의 몫이었을까
반성 없는 탐욕은 오늘도 변명의 기회만 엿보고 있다
낙엽 지는 소리조차 미워지는 시월
피우지 못한 꽃들이 사라진 곳에는
시린 절망만 골목 가득 바스러지고 있다
이제는
뾰족해진 눈물의 인내는 고갈되었고
피지도 못하고 꺾이는 꽃을 더는 볼 수 없어
용서를 사양할 수밖에
애도는 꽃들의 몫이 아니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