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매운맛으로 기억되는 사람이다
삶을 국물처럼 오래 끓인 끝에
자신을 불려내다 문득 사라져 버린
낯선 나라의 오래된 습기처럼
그의 몸에는 귀국의 날짜가 사라졌다
피곤한 웃음은
어깨에 걸친 외투처럼 느슨했고
자주 말없이, 온몸으로 울던 사람
너무 일찍, 너무 조용히
그는 자신의 이름을 벗어 놓았다
흑백으로 변한 웃음은
여전히 살아 있는 사람처럼 따뜻해서
분향실마저 어색했다
성장이 이제 막 시작 된 작은 의자
이해는 아직 슬픔을 품지 못했고
장마처럼 터져버린 눅눅한 향내만
빈 공간을 찾아 기웃거렸다
어머니는,
닳아버린 무릎으로 하루를 기웠고
분실한 호흡대신 쌓인 먼지를 내 쉬며
슬픔의 시간들을 수선하고 있었다
육개장이 도착했다
그릇에는 피어오르는 그의 생이 넘실댄다
젓가락 하나 들 수 없을 만큼 뜨거운 삶이
식어버린 자리를 안내했고
매운 국물이 설움 한 모금 왈칵 쏟아냈다
살아 있는 우리는 언제나
죽은 자보다 미안한 쪽이다
그의 시간은 이제
돌처럼 굳어버렸고
남은 체온들은
우리 몫이 되었다
언젠가 그를 떠올릴 때
이 맑고도 매운 국물처럼
속 깊은 곳이 데이기를
그가 머물던 세상이,
한 모금만큼은 따뜻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