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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곰샘 Jul 30. 2020

LXP(학습자 경험 플랫폼)가 뜬다고?

LXP(학습자 경험 플랫폼)를 도입하기 전에





 코로나 19로 인해 넷플릭스, 유튜브와 같은 ‘방구석에서 즐기는 미디어 콘텐츠’가 특수를 누린다. 60대까지 눈을 떴다고 하니까 인기를 짐작할 만하다. 실제로 7월 24일 라이나 전성기 재단이 공개한 '코로나 19 이후 50대 이상의 디지털 서비스 이용 현황'에 따르면 응답자 38.3%는 코로나 19 이후 넷플릭스와 유튜브 등 인터넷 영상 서비스를 처음 사용하게 됐다고 답했다. 그래, 넷플릭스 주식을 샀어야 했다.

(넷플릭스 주식은 10년 만에 40배, 최근 2년간 2배가 올랐다)

넷플릭스와 유튜브, 짱짱맨들


넷플릭스와 유튜브는 사내 교육, 특히 온라인 교육의 방향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에듀테크에 관심 있는 인살롱 멤버들이라면 임직원들이 언제 어디서나 유튜브처럼 사내 교육 콘텐츠를 수강하도록 학습시스템을 설계해야 되는 말을 많이 들어봤을 것이다. “길고 지루한 이러닝은 가라! 짧고 재미있는 마이크로 러닝 콘텐츠를 중심으로 언제든지 자유롭게 학습하세요. H-Tube” 실제로 교육부서에 있을 때 H-Tube라는 이름의 사내 서비스를 오픈했다. 물론, 잘 안되고 있다. 하하.


최근 LMS([learning management system]가 저물고 LXP((Learning Experience Platform)가 뜬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LXP는 학습자 경험 중심의 플랫폼이다. 유튜브와 넷플릭스 등에서 하는 사용자 맞춤형 경험을 사내 교육에서도 유사하게 제공한다는 콘셉트이다. 특징은 다음과 같다.



-  다양한 콘텐츠를 소비하고 이에 대한 데이터 분석을 통해 개인 맞춤형 큐레이션을 제공한다.

-  모바일을 통해서, 그리고 게이미피케이션, 협력과 같은 입증된 몰입 기법들을 통해서, 직원 개인의 편리와 속도에 맞춰 원하는 내용을 학습하도록 한다.

-  직원들은 필요한 도구, 학습, 소통의  One Stop 솔루션이 가능해지며, 다량의 학습 데이터를 축적된다.

-  이 통합된 러닝 플랫폼은 직원들이 서로 공유하고 의사 결정하는 중심 허브 역할을 할 수 있다.



 빅데이터 시대에 학습자 경험 데이터가 쌓이고 그걸 토대로 개인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한다니 언뜻 보면 꽤나 멋진 이야기다. 실제로 P그룹에서는 최근 몇 십억을 들여서 개발을 시작했다고 한다. 이러한 불경기 속에서도 직원의 역량개발에 그 정도 거액을 투자한다니 손뼉 칠 일이지만 한편으로는 사실 좀 찜찜하다.


미국의 IT 컨설팅/자문/시장조사 회사인 가트너에서는 매년 “Hype Cycle”이라는 것을 발표한다. “Hype”란 과장되거나 부풀려진 어떤 것”을 말하는데 결국 기술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를 정리한 것이다.



가트너의 Hype Cycle

크게 5가지의 단계가 있다. 5단계에 걸친 사이클에는 이런 뜻이 담겨 있다. 미래가 다가온 것처럼 떠들다가 한번 다 쫄딱 망한 다음에 시장이 재편되고 긴 호흡이 지나야 이제 좀 기술이 쓸만해진다는 것이다.


(1) Technology Trigger : 기술이 관심을 받아 이제 막 촉발되는 시기로 아직 상용제품은 없는데 미디어에서는 세상이 바뀔 것처럼 떠들고 사람들이 관심을 갖게 되는 시기이다.

(2) The peak of Inflated Expectations : 선도 업체에 의해 성공과 실패 스토리가 나오기 시작하지만 아직 대부분의 기업이 관망하고 있다.

(3) Trough of Disillusionment : 대부분의 회사들이 실패하고 사업화를 포기며 일부 생존 기업들만이 투자를 지속한다.

(4) Slope of Enlightenment : 수익모델 사례가 생기면서 시장이 기술을 어떻게 써야 할지 이해하기 시작함. 기술에 투자를 해 보는 기업들이 조금 더 늘어나지만, 보수적인 기업은 여전히 관망을 한다.

(5) Plateau of Productivity: 기술이 시장에서 자리를 완전히 잡는다. 사업적 생존 가능성에 대한 평가 기준도 명확해진다. 해외시장 진출에 대한 적정성 및 타당성이 높아지면서 성공을 거두기도 한다.


가트너가 발표한 <Hype Cycle for Human Capital Management Technology, 2020>에 따르면 LXP는 이제 1단계와 2단계 중간쯤에 있다. 아직 성공과 실패의 스토리도 채 만들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상용화하기에는 아직 덜 무르익었다. LXP는 아직 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기술 모델이다.


유튜브와 넷플릭스는 사용자의 최대한 많은 시간을 점유하고, 월 구독을 이어가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다. 회사의 학습 플랫폼의 목적도 그러할까? 직원들이 무작정 흥미로운 콘텐츠를 반복 시청하도록 하는 것은 당연히 목적이 아니다. 큐레이션 할 만큼 외부에 많은 학습 원천이 있는가? 유튜브나 TED, 팟캐스트와 같은 콘텐츠를 사내 플랫폼에서 보는 것이 정말 더 편리할까? 우리가 지금 학습 데이터가 없어서 분석을 안 하는 것일까? 이러한 질문에 지금의 LXP 모델은 답을 하기 어렵다.


앞선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은 멋진 일이다. 하지만 목적이 분명해야 한다. 더 나은 데이터 분석. 더 나은 학습 환경, 학습 큐레이션 이런 것은 대부분 시스템을 팔아야 하는 플랫폼 제공회사의 제안서에 들어 있는 문장일 뿐 우리 직원들의 목소리에서 나온 것이 아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도 그렇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목적으로 보통 고객 경험의 개선, 내부 운영 효율화, 비즈니스 모델 등을 들고 있다. 그러나 모든 기업이 같은 목적일 수는 없다. 작년까지 HRD 부서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고민했을 때나 지금 우리 회사의 DT전략을 찾을 때나 여전히 가장 중요한 것은 구체적 현실에서 나오는 명확한 목적이다. 그것이 없으면 technology이라는 ‘세이렌의 노래’에 홀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여정이 표류할 수밖에 없다.



목적이 없으면 계획은 어그러질 수밖에 없다. 목적하는 항구의 방향을 모른다면 모든 바람이 역풍일 테니까. – 세네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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