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어린이집 갔나요?

슈퍼 사장님의 안부 인사

by 청아

월요일 아침,

전쟁 같은 아침을 맞이했습니다. 어린이집에 가져가야 할 짐들이 많았고, 아이들 외출에 중무장을 해야 하기에 외투와 장갑과 목도리, 털모자, 털신발까지 준비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립니다.

집을 나서면 혹시나 중무장한 것 때문에 넘어지지 않을까 걱정하며 연신 ‘조심, 조심해’ 말을 합니다. 길이 미끄러워도 넘어지지 않을까,

모자 때문에 차가 오는 것이 보이지 않을까 걱정 섞인 목소리로 아이들 뒤에 딱 붙어 갑니다.

9:30분에서 9:50분 사이에 어린이집으로 들어갔습니다.


아침에 필요한 물품을 구입하러 집 근처 상가 슈퍼에 들렸습니다. 익숙하게 사장님과 인사를 나눕니다. 가격 계산대 앞에서 사장님이 저에게 건넨 한마디.


“아이들 어린이집 갔나요?”

“네, 이제 보내고 왔어요.”

“그럼, 휴식이네요. 좋겠네요.”

“아니요, 집안일 해야죠.”


슈퍼 사장님도 쌍둥이를 키우고 있습니다. 저희 아이들보다 10개월이 늦은 남매 쌍둥이를 말이죠.

사장님도 같이 육아를 하고 있으면서도 가볍게 건넨 인사가 왜 불편하게 느껴지는 걸까요. 아마도 전업 주부가 아이들을 기관(어린이집, 유치원 등)에 보내면 자유이자 쉬는 시간이라고 흔히들 생각하는 편견 때문이지 아닐까 싶습니다. 사장님은 그런 생각이 아니라 단순하게 말한 것인데 제가 너무 불편하게 받아들인 거겠죠. 혹시나 전업 주부가 아이들 등원 후 집에서 놀고 있다고 생각하는 분들을 위해 저의 일과를 알려 드릴게요. 부끄럽지만.


<월요일은 재활용 쓰레기 정리를 해야 함>

오전 7:30 - 9:00 쌍둥이 아침 식사 및 등원 준비

오전 9:30 - 9:50 쌍둥이 어린이집 등원 시킴.

오전 10:00 - 12:00 1차 집안 정리 (이불 정리) 및 빨래 세탁기 돌리고, 엄마 아침 식사 간단하게 함.

오후 1:00 - 2:00 홈트레이닝 필라테스 운동(요즘 건강이 나빠져 살려고 시작했음)

오후 2:00 - 3:00 재활용 쓰레기 및 음식 쓰레기 정리 및 2차 집안 정리

오후 3:00 - 3:30 나만의 책 잠시 읽거나 글쓰기

오후 3:30 - 4:00 쌍둥이 하원 시간

오후 4:00 - 5:30 쌍둥이와 놀이 시간

오후 5:30 - 7:00 쌍둥이 저녁 식사

저녁 7:00 - 7:30 엄마 저녁 식사(아이들 때문에 식탁에 서서 먹어야 함)

저녁 8:00 - 9:00 쌍둥이 목욕

저녁 9:00 - 10:30 쌍둥이 잠자리에 듬.


요즘은 계속 잠드는 시간이 늦어지고 있어서 쌍둥이들을 재우고 나면 거의 12시가 되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피곤해서 잠이 드는 날도 많았습니다. 그래도 나만의 시간을 갖고자 새벽에 책 한 권을 듭니다. 그러다 보면 어느새 새벽 2시-3시가 되기 일쑤입니다. 잠이 부족하지만 늦은 새벽녘이 좋은 이유이기도 합니다.

이런 저의 하루 집에서 놀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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