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육시설이냐 가정보육이냐 선택의 기로에서
아이가 어느 정도 자라면 보육시설로 보낼지 말지 고민을 하게 됩니다. 저도 처음에는 돌이 지나면 보낼까 생각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코로나 19로 인하여 집 밖을 마음대로 돌아다닐 수 없게 되었습니다. 일찍부터 아이를 보육시설에 보냈던 맞벌이 엄마들은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전전긍긍한 걸로 압니다.
저는 아이들이 어리니 바이러스가 조금이라도 잠잠해지길 기다렸습니다. 그러나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아 고민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언제까지 아이들을 내 품에 안고 있을 수 있을까요.
보통 아이를 어린이집에 입소를 시키는 사람은 맞벌이 부부 가정이죠. 선택이 아니라 필수인 것이죠.
워킹맘 왈 "일하는 엄마에게는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예요."
각자의 상황이 있을 테지만 엄마들은 아이를 보육시설이냐? 가정보육이냐? 의 선택의 기로에서 많은 고민들을 합니다.
먼저 어린이집에 보내면 또래와 관계를 맺고 사회성을 기르는 데 효과적입니다. 나라에서 재정한 표준보육과정 또는 누리과정을 기반으로 한 체계적인 교육과정에 의해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가정보육은 아이가 세돌 까지는 주 양육자가 아이를 돌보는 게 정서 발달면에서 더 좋다고 합니다. 아이가 대체적으로 돌이 지나고 분리불안을 많이 겪습니다. 이때 보통 엄마 껌딱지가 되죠. 저희 아이들도 생후 10개월 정도부터 현재 18개월을 지나고 있지만 여전히 하루 중 반 이상을 제 주위에서 맴돌고 있습니다. 장난감을 가지고 놀지만 저와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옆에 있습니다. 아이 입장에서는 그래야 안심이 되어서 그런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렇게 아이들이 불안정한 시기에 보육시설에 보내면 큰 스트레스를 유발할 수 있다고 합니다. 아마도 아이의 기질에 따라 달라질 수 있겠지만 대체적으로 그렇다고 하니 더 고민이 됩니다.
아이가 어린 주변 지인들 중 가정 주부이지만 혼자 아이를 케어하는데 부담감이 있고, 자기 자신만의 시간을 1시간이라도 보내기 위해 보육시설에 보냅니다. 그런 친구에게 던진 한마디,
"지금 일도 안 하면서 코로나 때문에 불안한 시기에 아이를 꼭 보내야 해? 난 불안해서 보낼 엄두가 안 나는데."
"아이와 하루 종일 있는 거 너무 힘들어. 내 주변 엄마들은 다 보내더라. 보낼 수 있으면 보내는 거지. 안 보낼 이유는 또 뭐야."
"그냥 보내. 그러면 훨씬 마음이 가벼워질 거야."
"그래도 좀 그렇지 않아."
"너무 예민하게 굴지 마. 아이를 끼고 있는다고 다 좋은 건 아니야."
친구의 말도 일리는 있습니다. 하지만 내 마음 가벼워지려고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낸다는 것이 용납이 되지 않았습니다. 예민하게 생각해서 그런 것일 수도 있으나 제 마음은 영 내키지가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제가 아이와 함께 있는다고 더 좋고, 좋은 시간들을 보낼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언제나 웃는 얼굴로 아이들을 대하고 있는 게 아니고 훈육을 더 많이 하기도 합니다. 제 가치관의 기준과 나름의 규칙으로 아이에게 전달하고 습득하게 합니다. 아이가 혼자라면 사회성을 기르는데 시간이 걸릴지도 모르지만 저희 아이들은 쌍둥이라서 그런지 서로에게 양보하는 마음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아이들의 기질에 따라 습득을 하는 아이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아이도 있습니다. 자라면서 의사소통이 되는 날이 오겠죠.
어린이집을 보내면 아무래도 단체 생활을 하니 감기나 수족구 같은 유행병에 노출이 되기 쉽죠. 오죽하면 아이가 감기와 친해져야 한다고 하죠. 그러니 조금 더 면역력을 키워서 보내는 것도 좋은 거겠죠.
어차피 아이가 자라면 부모와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점점 줄어들 텐데 지금 이 시기에 엄마, 아빠와의 시간을 보내는 것이 좋겠죠. 이런 이유로 어떤 엄마들은 5세 이후부터 어린이집과 유치원에 보내게 됩니다.
많은 사람들이 어린이집에 보내야 사회성을 기르는데 좋다고 하지만 유아 전문가들은 36개월 이후가 되어야 생긴다고 하니 그 말도 정답은 아니었나 봅니다.
점점 고민을 하고 있는데 남편은 빨리 보낼 수 있으면 보내자고 합니다. 어차피 떠나갈 아이들이라고 하네요.
지금 엄마가 잠시라도 안 보이면 울고불고 난리인데 보낼 수 있을까.라고 말했더니 남편 왈,
"안 보내 봤잖아. 아이들이 어떻게 변할지 안 보내 봤으니 모르잖아. 일단 보내는 걸로 하자."
그렇습니다. 우리 아이들은 코로나 때문에 문화센터라는 곳도 경험을 해보지 않았고, 오히려 사람이 없을 때 공원에 나가 바람을 쐬며 놀다 집으로 오는 것이 다였습니다. 아직은 경험을 한 번도 해보지 않았으니 모를 일입니다. 뉴스에서 어린이집에서의 안 좋은 소식들을 접할 때면 나 좋자고 보내는 게 아닐 텐데라는 마음이 들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조금 더 다양한 경험들을 해야 하는데 아직 제가 보육을 하면서 해주지 못하고 있는 것을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나름 육아서를 보고 하나씩 해보기도 하지만 가정에서 하기란 제약이 있었습니다. 뒷정리가 두려운 것도 사실이고요. 그저 아이들을 마음껏 원하는 대로 놀게 해주는 것이 좋은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것 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 생각이 커지자 저는 집 주변 어린이집을 물색하기 시작했습니다.
드디어 저는 전화기를 들고 어린이집 번호를 눌렀습니다.
"여보세요, OO어린이집이죠. 입소 상담받고 싶은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