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느리 건강 걱정하시는 시어머님의 말씀
요즘 날씨가 변덕스러워 감기 걸리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아요. 한동안 날씨가 따뜻하여 얇게 입고 다니는 것도 있고, 비가 와서 기온차가 많이 나기도 하는 요즘입니다. 그래서인지 저희도 어김없이 아이들과 제가 감기에 걸렸습니다. 이번 감기는 겨울철 감기와 다르고 봄철 감기이지만 잘 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 다른 것 같습니다.
저희 둥이들은 봄이 되고 어린이집을 가고 나서부터는 감기에 자주 걸리고, 소아과도 석 달 사이 2주에 한 번씩 가는 것 같습니다. 아이들이 자주 컨디션이 안 좋아지다 보니 밤새 지켜봐야 하는 날들도 많아졌습니다. 아이가 열이 나면 1시간마다 핸드폰 알람을 맞춰놓고 자다 깨다를 반복하기도 합니다. 그러다 보니 어느 날 저도 같이 감기 바이러스가 찾아왔습니다. 이번에도 잠깐 찾아왔다 나가겠지 했는데 몸살이 와 버려서 고생을 했습니다. 감기약을 복용하는데도 식은땀이 계속 나고 아이들도 돌봐야 하는데 너무 힘들었었습니다. 이러고 있는 사이 시어머니의 건강이 별로 좋지 않다는 얘기를 듣고 안부 전화를 했습니다.
“안녕하세요, 어머니. 요즘 몸이 좋지 않다고 들어서 전화드렸어요. 괜찮으신가요?”
“괜찮지 않구나. 이번에 대상포진이 와서 힘들구나. 너도 아이들 혼자 본다고 힘들 텐데 괜찮니?”
“안 그래도 이번에 쌍둥이들과 같이 감기에 걸려서 조금 고생하고 있지만 괜찮아요.”
“혼자 아이 두 명 본다고 그랬나 보구나. 병원은 다녀왔니? 그냥 넘어가지 말고 애들도 병원 데려가고 너도 병원 가봐라.”
서로의 건강을 걱정하며 전화를 끊었습니다.
며칠 후 시어머니의 전화가 왔습니다.
“감기는 떨어졌니?”
“아니요, 이번엔 아이들도 저도 감기가 빨리 안 나아서 병원 다니고 약도 먹고 있어요.”
“애들이 어린이집 다녀서 감기가 안 낫는 것은 아니니? 애들 어린이집 보내지 말고 감기 떨어지면 보내라. 너도 병원 갔다 오고. 엄마가 아프지 말아야지 애들도 보지.”
“네, 애들이 많이 아픈 게 아니고 집에만 있으면 많은 활동을 못하니 컨디션 괜찮아서 일단 어린이집 보내고, 일찍 데려와요.”
“그래도 집에 데리고 있어야 하는 것 아니니. 애들도 병원 가고 너도 병원 계속 가봐라. 어쨌든.”
시어머니의 걱정은 이해는 하지만 아이들 어린이집 보내지 않으면 엄마인 저는 언제 쉬나요?
아이가 한 명이면 같이 병원을 갈 수도 있지만 쌍둥이 모두 병원 진료도 받고 저도 갈 수 있는 상황이 안됩니다. 안 그래도 아이들이 컨디션이 안 좋아 병원 진료를 받는데 곱게 진료를 받는 것이 아니기에 엄마 혼자서 감당하기에 힘든 점이 있습니다. 더구나 엄마도 감기로 아픈 상황이면 더 그렇죠. 가까운 곳에 부모님이 살면 잠깐 아이들을 맡겨놓고 병원을 갈 수 있겠지만 그렇지 못한 상황이라면 어딘가에 아이들을 맡아줄 곳이 필요합니다. 지금의 저에게는 바로 어린이집이 그런 곳입니다. 아이들이 등원 후 일찍 하원을 하더라도 제가 병원을 갈 수 있게 해 주니깐요. 그리고 잠깐이라도 쉴 수 있게 되니 더 아이들을 돌보는데 힘이 되는 줄 모릅니다.
시어머님은 모든 상황들을 생각하시기보다는 엄마가 아이를 돌봐야지 라는 생각 때문에 아이들과 며느리의 건강을 같이 걱정하시면서도 그렇게 말씀을 하신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다만 친정엄마라면 무조건 제 건강이 우선이셨겠지만 말이죠.
처음에 시어머니의 말을 들었을 때는 아이들도 문제지만 나는(?)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누구의 도움도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아이들을 어린이집에 보내지 말면 나는 언제 쉬라는 건가? 하며 짜증이 순간 났었습니다. 이 글도 그때 쓰려고 했지만 순간의 감정으로만 글을 쓸 것 같아 중간에 멈춰 시간을 가지고 다시 쓰기 시작을 하는 겁니다. 글을 쓰다 보니 더 마음이 안정이 되는 것 같습니다.
마음 안정 후 그때의 상황을 다시 복기해보니 시어머니께서도 건강이 빨리 좋아져야 할 텐데 라고 걱정을 하신 것 밖에 없다는 겁니다. 저의 몸과 마음이 흩트려져 있어 곱게 받아들이지 못한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섣불리 아이를 무조건 엄마가 돌봐야 한다고 단정하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엄마도 여러 상황들이 있을 테니깐요. 워킹맘이라면 더하겠죠. 그러니 단순히 걱정하는 마음으로 바라봐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