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고 밥 먹을려면 연락해라" 선배는 말했다. 오늘도, 저번에도, 저저번에도 지난 이 년간 항상 밥과 술을 사주셨는데, 또 그렇게 말해주셨다. 그 마음이 너무나 고마워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꼭 보답하겠다는 다짐을 주먹으로, 마음으로 쥐었다. 그때는 내게 밥을 사주셨던 횟수의 제곱으로 사드려야지, 하면서. 선배가 내게 밥을 사주는 것이 단순히 나보다 나이가 많다거나 학교 선배라서가 아니란 걸 알고 있다. 그는 아직 아무것도 못 돼서 아무것도 줄 수 없는 지금의 나를 챙겨주는 것이다. 그 챙김에는 과거 자신을 보는 것 같은 안타까움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상대가 나란 것이 내겐 그저 행운일 뿐. 이렇게 따뜻한 어른들이 주위에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든든한 이 밤에, 나는 이 마음을 곱게 그리고 깊이 간직해두었다가 언젠가 무언가가 돼 무엇이든 줄 수 있게 되면 맘껏 표현하리라 생각한다. 받은 만큼이 아닌, 덧셈도 아닌 제곱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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