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 '이 엄마는 우리 딸이 입신양명하기만을 기다린다네.' 입신양명이라니. 과거시험 보던 옛날 옛적,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도 아니고. 피식. 이어지는 말. '건강 챙기고 때를 기다립시다.' 때, 준비된 실력과 주어진 운이 딱 맞아떨어지는 그때. 언제일지 모르겠지만 나 역시도 기다리고 있는 그것. 그 문장을 읽고서 난 가방을 챙겨 맸다. 이른 아침 집을 나왔다.
'잘 안 될지도 몰라.'라고 고민하고 긴장하면서 스스로를 격려하는 일에 시간 허비하지 말고, 어떤 일엔 반드시 끝이 오니까 하며 당장 해야 할 일에 집중할 것, 을 일본 작가 호시노 겐은 책을 빌려 말했다. 맞아, 무엇이든 시작했으면 끝이 있기 마련이니까. 괜한 정신승리에 힘 빼지 말고, 할 일이나 할 것. 그때, 이 시절의 끝일 그때에, 현대판 입신양명이라 불릴 만큼 거대한 성취 일지 모르겠지만 그때가 오면,
'아, 좋은 시절이었어. 내 생애 소중했던.'라고 지금을 말할 수 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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