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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민희 Mar 23. 2020

80. 글쎄,

민주주의와 시민 의식 수준이 같이 간다고?

'하명'수사, '하명'공천. 최근 뉴스에 자주 언급된 단어들. 상부의 명령을 받아 주체적인 사고와 판단 없이 불법적, 비윤리적 (또는 둘 다인) 행위를 저지르는 사람들에게 인간의 자율의지는 언급할 가치가 없는 말일까? 글쎄. 표현과는 달리 그들에게 행동의 동기는 자기 자신 즉, 권력 추구와 자기 보존에의 욕구에 있고, 이는 사실상 자발적 선택의 결과였다고 볼 수도 있지 않을까. 마치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앤드 삭스(앤 해서웨이)처럼 자신의 성공을 위해 직장 동료의 기회를 뺏고도 "어쩔 수 없었어"라고 말하듯이 스스로를, 사람들을 속이면서 정당화하고 있는 게 아닐까 싶다. 물론 개인의 한계로 무력히 동조했던 사람이 있었을 수 있고, 성급한 일반화로 개별 사례들을 후려치기 할 순 없다. 


하지만 때로 부정한 일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자들은 구조 속에 억압받았다기보다는 오히려 그 틀 속에서, 그러니까 불법적 또는 비도덕적 행위가 관행으로 용인되는 곳에서 비호받으며 자유롭게 활개 치고 있단 생각이 든다. 공적 지위와 이에 따르는 권력은 국민에서 온다고 배웠다. 그런데, 자기들끼리 권력 놀이하면서 말로만 '국민'을 명분으로 내세우는 현실을 보고 있자면 암담하다. 어느 칼럼니스트의 말처럼 우리나라는 민주화, 사회 운동의 역사와 국민 의식 수준에 비해 정치가 후진적인 듯하다. 한 사회의 민주주의와 시민의 의식 수준은 같이 간다는데, 이것도 글쎄.


# 놀러와요, 글-놀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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