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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hni Oct 27. 2024

인공지능, 적인가 친구인가

<그녀>

 ‘ChatGPT’ 이야기를 해보자. 이 친구는 쉽게 말해서 대화형 인공지능 서비스다. OpenAI라는 회사가 2022년 12월에 ChatGPT 3.5를 발표했는데 이게 큰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인간의 뇌에는 약 100조개의 시냅스가 상호작용하여 복잡한 정보처리를 진행하는데, 인공지능에서는 입력과 출력 사이에 파라미터라는 것이 있어서 이 역할을 한다. 파라미터가 많을수록 정보를 받을 수 있는 능력이 더 좋다고 알려져 있는데, 2023년에 출시된 GPT-4에는 1~100조개 정도의 파라미터가 들어갔다고 하니, 지금도 사람처럼 대화를 하는 GPT-3.5인데 GPT-4는 과연 어떤 신묘한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도 되면서 걱정도 되는게 사실이다.


 사실 인공지능의 능력 때문에 사람들이 호들갑을 떤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기억하고 있는 사람도 있겠지만 이세돌 9단과 알파고가 대결한 적이 있다. 그땐 모두가 이세돌이 이길 것으로 생각했지만, 웬걸 이세돌 9단은 단 한 번 알파고에게 이기고 4번을 졌다. 문제는 그 1승이 인간이 인공지능에게 거둔 마지막 승리라는 사실이다. 그때도 인공지능의 위험성 때문에 사람들 간에 말이 많았지만 그후에는 별다른 인공지능의 활약이 없었다. 그래서 사람들의 뇌리에 인공지능이 사라지고 있다가 이번에 ChatGPT를 통해 다시 인공지능이 수면 위로 떠오르게 됐다.


 사람들이 ChatGPT가 이전의 인공지능과는 다르다고 가장 크게 느끼는 지점은 인간처럼 자연스럽게 대화를 한다는 점이다. 기존의 챗봇이나 인공지능 스피커는 사실 말귀도 잘 못 알아듣고 뭔가 부자연스러웠는데 이제는 채팅으로만 보면 사람인지 인공지능인지 구분하기가 어려울 정도의 시대가 왔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우리는 이미 영화같은 수많은 매체를 통해 인간과 거의 유사한 기능의 인공지능을 만나 왔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영화 <아이언맨>의 인공지능 집사 ‘자비스’아닐까. 자비스는 토니 스타크가 요구하는 것은 척척 알아서 해주는 인공지능이다. 그 외에도 영화 <그녀>의 ‘사만다’, 소설 <오리진>의 ‘윈스턴’ 등이 있다. <다빈치코드>의 주인공이기도 한 랭던 교수는 박물관 안내를 해주는 ‘윈스턴’과 헤드셋으로 대화를 하는데 그가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는 깜짝 놀라는 장면이 나온다.

이미지 출처 : 네이버 영화

 사람들은 새로운 인공지능이 사람과 거의 흡사하게 대화한다는 것에만 놀라는 것이 아니라, 인공지능이 창의성도 갖고 있다는 점에서 놀라고 있다. 예를 들어, 프로그래머들은 프로그램을 짤 때 파이썬이나 자바같은 프로그래밍 언어를 써서 기계에 명령을 내리는데 GPT를 통하면 이런 프로그래밍 언어없이 바로 기계에 명령을 내릴 수 있게 된다. 뿐만 아니라 다른 프로그램과 연결되면 사람의 명령에 따라 웹사이트를 만들거나, 그림을 그리거나, 영상을 만드는 일까지도 할 수 있다. 3D프린터가 있다면 원하는 물건을 단지 GPT에게 지시를 내리는 것만으로도 만들 수 있다는 이야기다. 정말 영화 <아이언맨>에서 봤던 자비스가 이제 곧 현실로 나타날 것 같지 않는가?


 그럼 우린 이 ChatGPT를 어떻게 대해야 할까? 이제 인간의 영역을 제대로 넘보는 인공지능이 나타났다고 두려워해야할까? 아니면 스마트폰처럼 우리 생활을 좀 더 편하게 만들어주는 신기술이라고 생각해야할까? 내가 보기엔 채팅으로 의사소통을 하는 ChatGPT는 아직 완벽한 기술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왜냐하면 우선 먼저 사람이 처음 질문을 잘해야 좋은 답변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ChatGPT는 이전 챗봇과는 다르게 이전 대화를 기억하고 학습해서 더 업그레이드된 답변을 내놓기는 하지만.


 전문가들은 발전한 인공지능에 대해서 막연히 두려워할 것이 아니라 좋은 협력자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단순 검색이나 기본 컨셉 잡기 같은 것은 인공지능에게 맡기고 그 후에 더 어려운 일은 사람이 하는 방식으로 바꾸면 일의 효율이 올라갈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영화 <배트맨>의 주인공 브루스 웨인을 보좌하여 여러 가지 일을 처리하는 ‘알프레드’처럼 집사 역할을 맡기라는 이야기다.


 여기서 잠깐. 인공지능이 아무리 사람과 같아지더라도 사람을 따라올 수 없는 점이 하나 있는데 그것은 뭘까? 그것은 사람에게는 영혼이 있다는 것 아닐까? 인공지능이 발달하고 로봇과 결합하면 지성과 육체는 사람을 어느정도 모방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결국 신이 우리에게 부여한 영혼까지 가질 수는 없지 않을까? 앞으로는 무턱대고 인공지능을 두려워하지 말고 나와 우리 사회를 위해 인공지능을 어떻게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을지 고민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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