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mhni Oct 27. 2024

다중우주, 멀티버스와 멀티플랫폼

<닥터 스트레인지 2>

 2022년 5월에 개봉한 <닥터 스트레인지 2 : 대혼돈의 멀티버스>는 코로나가 어느 정도 진정세에 접어든 이후에 개봉해서 그런지 개봉 2주 만에 관객 수 500만명을 돌파하는 흥행을 했다. 그러면 그 내용은 어떤 것일까?


 MCU(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히로인 ‘완다’는 염력을 주로 사용하는 캐릭터로 <어벤져스 엔드게임>에서는 우주 최고의 악당 ‘타노스’에게도 밀리지 않는 힘을 보여준다. 그런 그녀가 왜 <닥터 스트레인지 2>에서는 악역 ‘스칼렛 위치’로 등장하게 된 것일까? 그것은 그녀의 가족사와도 관련이 있다. 지금까지 나온 MCU를 보면 그는 사랑하는 가족을 잃었다. 그래서 행복한 가족을 이루고 싶은 열망이 누구보다도 크다. 그녀는 가족들과 행복하게 살고 있는 멀티버스로 가기 위해서 기꺼이 스칼렛 위치로 변한 것이다. 그녀는 멀티버스를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는 ‘아메리카 차베즈’의 능력을 빼앗아 멀티버스를 자유롭게 왕래하려고 했고, 그렇게 되면 악의 세력에 모든 우주가 들어가는 것이기에 닥터 스트레인지와 동료들은 어떻게든 그녀를 막으려고 한다.


 여기서 ‘멀티버스’는 무엇일까? 그 뜻은 ‘다중우주’로서 서로 다른 일이 일어나는 여러 개의 우주가 사람들이 알지 못하는 곳에서 무한하게 존재하고 있다는 이론이다. MCU 상 현재 우리가 살고 있고 대부분의 히어로가 살고 있는 우주는 ‘어스 616’으로 지정되어 있는데, 여기 말고도 수많은 우주가 있다. 그러니까 내가 살아있는 우주, 이미 죽은 우주, 부자인 우주, 가뱅이인 우주 등 다양한 형태의 우주가 있는 것이다. 세상도 무한한 번영과 평화를 누리는 우주, 이미 전쟁으로 폐허가 된 우주가 있을 수 있다(영화상으로는 우리가 꾸는 모든 꿈이 멀티버스를 들여다보는 창문이라고 한다). 


 완다가 마녀로 변해 멀티버스를 손에 넣으려고 한 이유는 바로 ‘행복을 찾기 위해서’였다. 이 우주 어딘가에는 자신이 행복한 우주가 있으니 그곳으로 가고 싶어하는 열망이 모든 사건의 시작이었다. 영화가 진행되는 내내 캐릭터들은 서로에게 질문한다. 너는 정말 행복하냐고. 영화 속 주인공 닥터 스트레인지 ‘스티븐’도 여자 친구와 헤어지고 결혼하지 못한 아픔이 있다. 그렇다면 이 우주에서 완벽하게 행복한 사람이 있을까? 멀티버스에 가고 싶다는 이야기는 어딘가 다른 모습으로 행복하게 살아가는 자신이 있을 거라는 생각 때문이다. 이는 결국 내가 돈이 더 있으면 행복할텐데... 이직을 하면 더 행복할텐데... 지금 같이 사는 가족이 내 가족이 아니면 더 행복할텐데... 뭐 이런 종류의 헛된 생각들이다. 이런 불가능한 욕망을 영화 등의 콘텐츠는 대리만족을 시켜주면서 흥행을 한다.

이미지 출처 : 네이버 영화

 하지만 이렇게 반문할 수 있다. ‘과연 다른 우주로 가면 행복할까?’ 그곳에 가도 그곳 나름에 문제가 있을 것이다. 거기의 나도 무언가 다른 문제로 다른 세상을 꿈꾸고 있을 것이다. 모든 것이 완벽한 곳은 ‘천국’이라는 이데아밖에 없다. 결국 이 우주에서 행복하지 않으면 나는 어디에서도 결코 행복할 수 없다. 멀티버스를 애타게 그리는 것은 어쩌면 자신이 현재 행복하지 않다는 반증이다. 현재 풍성하고 의미 있는 삶을 살고 있는지 돌아보아야 한다.


 두 번째로 우리가 완다라는 주인공이 스칼렛 위치로 변하는 과정을 온전히 알려면 <닥터 스트레인지 2>를 관람하기 전에 OTT 디즈니 플러스의 <완다비전>을 먼저 봐야 한다. 멀티버스라는 개념은 이미 죽은 캐릭터도 살려낼 수 있고(다른 우주에서는 살아있을 수 있으니까!), 또 영웅의 성별도 바꿀 수 있기 때문에 무궁무진하게 스토리를 뽑아낼 수 있다. MCU의 이전 개봉작 <스파이더맨 노웨이 홈>부터 이런 멀티버스는 MCU의 주된 테마로 활용되고 있다. 


 거기다가 이런 콘텐츠를 영화, OTT,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서비스를 하기 때문에 OTT에 가입을 해서 작품을 보지 않으면 영화가 이해되지 않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그동안 마블 영화를 즐겁게 본 팬이라면 앞으로 이어질 4기, 5기 콘텐츠들도 지속적으로 소비해야 할 텐데 그러면 결국 모든 플랫폼에 가입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구조는 지극히 자본주의적 시스템이라 할 수 있다.

 <닥터 스트레인지 2>는 앞으로 MCU가 차용하게 될 ‘멀티버스’의 개념이 왜 사람들에게 매력적인 요소로 작용하는지를 보여주는 한편, 마블이 앞으로 ‘멀티버스’로 다양한 작품을 만들어 어떻게 '멀티플랫폼'을 활용하며 수익을 극대화할 것인가 하는 전략이 엿보이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이전 08화 빅데이터, 가장 멋진 미래를 만드는 법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