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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hni Sep 25. 2023

삶은 내가 선택한 대로 흘러간다

<아이언 자이언트>

 누군가 집에서 볼만한 가족영화를 소개해 달라고 할 때는 사실 두 가지 장벽을 넘어야 한다. 첫째로는 ‘청불’(청소년관람불가)이 아닐 것 그리고 단순 재미만 있을 것이 아니라 기독교적 교훈도 담고 있어야 한다는 것. 아무리 재밌고 유익해도 이 두 가지 필터에 걸려 탈락되는 좋은 영화가 많이 있다.


 그래서 추석에 온 가족이 보면 좋을 영화가 무엇이 있을까 생각해 보다가 자신 있게 추천하는 영화는 애니메이션 <아이언 자이언트>(1999)다. 아마 이 애니메이션의 가장 큰 장벽은 다른 게 아니라 주인공 로봇이 너무 못 생겼다는 점일 것이다(스틸컷 고르기가 힘들다...). 멋지고 예쁜 일본 애니메이션의 캐릭터와 비교하면 선입견이 생길 수밖에 없는 외모다. 그러하기에 훌륭한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아직 작품을 모르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 필자는 안타까운 마음에 더욱 추천하고 싶어지는 것이다.


 본 애니를 보기 전에 구미가 당길만한 소소한 정보를 제공하자면, 일단 감독이 <미션 임파서블>, <인크레더블> 등을 감독한 브래드 버드라는 양반이다. 그래서 재미는 보장이 된다고 보면 되고, 주인공 로봇은 스필버그 감독의 <레디 플레이어 원>(2018)이라는 영화에서도 잠깐 모습을 비춘 적이 있다. 그래서인지 본 애니는 몇 년 전 극장에서 재개봉했다. 이 주옥같은 애니가 진흙에 묻히는 것을 애석해하는 사람이 필자 말고도 또 있었던 모양이지. 서론은 여기까지.


 애니메이션의 배경은 1957년 소련의 스푸크닉 인공위성의 발사 성공으로 인해 미국이 우주개발에 있어 위축되는 냉전 시대가 배경이다. 록웰이라는 동네에서 살고 있는 아홉 살의 어린 소년 호가스는 어느 날 UFO와 같은 거대한 물체가 하늘로부터 추락한 것을 보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침엽수의 숲으로 UFO를 찾고자 탐험에 나선다. 그런 소년이 발견한 것은 키가 20m나 되는 거대한 철제로봇이었다. 둘은 곧 친구가 되지만 국가안보를 중요시 여기는 켄트 맨슬리라는 요원에게 로봇이 발각되면서 위기가 시작된다. 켄트는 군대를 동원하여 아이언 자이언트를 공격한다. 원래 로봇은 외계에서 온 살상무기였기 때문에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숨겨왔던 무기를 꺼내고 인간들을 공격하려고 한다. 지구는 거대로봇에 의해서 파괴되는 위기를 맞을 것인가... 애니를 보실 분을 위해 줄거리는 여기에서 마무리.

<이미지 출처 : 네이버 영화>

 필자가 감명을 받았던 부분은 외계에서 온 살상무기인 자이언트에게 호가스가 ‘너는 무기가 아니라 슈퍼맨이야’라는 새로운 정체성을 부여하는 모습이다. '세상 사람들이 너를 어떻게 규정하더라도 너는 네가 선택한 대로 돼'라는 소년의 말에 자이언트는 호가스와 마을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과감히 일어선다. 우리도 우리를 폄하하거나 비판하는 세상의 가치관보다는 '빛의 자녀'라는 변화된 정체성을 가지고 매 순간 선한 선택을 하며 살아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보았다.


 교훈도 교훈이지만 영화 자체가 너무 재밌어서 강력추천 한다. 영화는 새드 엔딩으로 끝나는 듯하나 그렇지 않다. 후반에는 즐겁게 박장대소할 수 있는 장면도 있으니 기대해도 좋다. IPTV로 우리말 더빙판도 있으니 추석 명절에 가족이 집에서 함께 있는 시간 동안 즐겁고 감동적인 영화 한 편 관람하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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