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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hni May 13. 2023

모든 인생의 양면성

<코다>

 2021년 개봉한 <코다>는 올해 작품상, 남우조연상, 각색상에 빛나는 영화다. 그해는 사건사고가 많았던 아카데미 시상식이었지만 남우조연상 시상만큼은 감동적인 장면이어서 자연스레 영화 <코다>에 관심이 가게 됐다.


 ‘코다’라는 단어는 이제 많이 들어본 단어가 되었지만 혹시 몰라 다시 한 번 의미를 이야기하자면, 코다는 ‘CODA, Children Of Deaf Adults’ 즉, ‘청각장애인 부모를 가진 자녀’를 의미한다. 영화의 내용은 어업으로 생계를 이어가는 가정에 코다로 자란 ‘루비’가 음악의 재능을 깨닫고 가족과 자신의 꿈 사이에서 갈등하는 내용이다. 복잡한 스토리는 아니지만 아름다운 음악과 가족애가 담긴 음악영화다.


 영화를 보면서 코다의 심정이 어떨지 조금은 이해가 됐다. 코다의 역할은 실로 중대하다. 그야말로 부모의 대변인이자 통역관 그리고 보호자의 역할 등을 맡아야 하기 때문이다. 루비가 없는 사이에 신고를 받고 출동한 해경이 루비 가족의 어업을 중단시키기도 할 정도로 루비의 자리는 대체불가다. 그녀는 세상과 가족을 잇는 다리(브릿지)에 다름 아니다. 어쩌면 코다야 말로 하나님과 세상을 이어주신 예수님의 심정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사람들이 아닐까? 


 어린 시절부터 가족의 대변자로 살아왔기 때문에 또래보다 더 어른스러워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버클리 음대로 진학을 원하는 루비를 반대하는 어머니는 ‘아직 아기인 애를 어떻게 먼 곳에 보내냐’고 이야기한다. 그에 대한 아버지의 대답. ‘루비는 아기였던 적이 없어.’


 하지만 코다 자신은 어떨까? 남들은 코다를 보고 부모를 대신하는 역할에 대견하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하지만 정작 자신은 본인이 원하는 일을 하고 싶기도 하다. 본인이 재능이 있고 기쁨을 누리는 분야가 있는 것이다. 그래서 재능을 알아봐 준 음악선생님 ‘미스터 V’와의 대화는 의미심장하다.


 ‘목소리만 예쁘다고 노래를 하는 것이 아니야. (노래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니?’, ‘...예, 있어요.’


 그러나 코다는 가족과 떨어질 수 없는 현실 때문에 그러한 꿈을 접는 안타까운 경우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는 잔잔하게 해피엔딩으로 흘러가지만 코다의 두 가지 면모도 알게 되는 좋은 영화였다.

 영화의 후반부, 루비의 가족은 교내 합창발표회에 참석하지만 그녀의 목소리를 들을 수는 없다. 그러나 주위의 반응을 보고 루비가 노래에 재능이 있음을 알게 된다. 아버지는 그날 밤 루비를 대학에 보내기로 결심한다. 대학 오디션 날, 그녀는 <Both Sides Now>라는 곡을 그 자리에 있는 평가위원과 부모 모두를 위해 입과 수화로 동시에 부른다. 이 장면은 영화를 통틀어 가장 멋진 장면인 동시에 ‘꿈’과 ‘가족’ 모두 소중하며, 서로를 이해하고 소통하는 과정이 가장 중요한 요소임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이미지 출처 : 네이버 영화

 이는 개인뿐 아니라 우리 사회에서도 중요한 덕목이 아닐 수 없다. 루비의 아버지도 들을 수는 없지만 딸의 목을 만지며 그 울리는 느낌으로 딸의 노래를 이해하려고 애쓴 것처럼, 서로의 이야기에 귀를 닫고 자신의 상황만을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경청하고 이해해보고자 노력하는 것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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