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세하고 조금은 예민한 사람의 인생은 꽤나 험난하다
질문 : 김 랄라
답변 : 김미아
랄라는 제 생각보다 더 깊이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누군가를 알아가는 건 굉장히 즐겁고 또 편협한 시선을 가졌던 나를 부끄럽게 만들기도 합니다. 사람을 알아간다는 건 제게 숙제와 같은 일이고, 전 그걸 즐겁게 풀어나갈 예정입니다.
이렇게 우울해할 시간에 그냥 잠바 하나 입고 카페에 갑니다. 우울하고 시니컬하지만 그래도 사람들과 함께하고 싶은 김미아입니다.
Q1. 고향은 어디이며, 당신에게 고향은 어떤 이미지입니까
고향은 강릉입니다. 강릉을 무척이나 싫어해서 고등학교 땐 제주도로 대학을 가고 싶었습니다. 강릉 특유의 고인 느낌, 예스러움이 어릴 땐 싫었습니다. 그렇다고 지금은 좋다는 건 아닙니다. 다만, 서울에 살면서 때때로 그 정지된 시간이 그리울 때가 있습니다.
Q2. 사랑이 결국 인류를 구원해준다고 믿고 있습니까
모두가 사랑을 안다면 구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나보다 남을 더 생각하고, 후대를 사랑하고 미래를 애정 하는 인류라면 분명 구원할 수도 있겠죠. 그런데 그건 <블랙 미러>보다도 가망이 없어 보이네요.
Q3. 사후 세계가 있다고 믿고 있습니까? 신의 존재를 믿고 있나요
사후 세계는 없다고 생각하지만 신의 존재는 믿습니다. 인류가 아직 밝혀내지 못한 많은 비밀과 자연의 섭리 모두 신의 창조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지구가 탄생할 확률을 계산하다가 신의 존재를 믿게 됐다는 어느 과학자의 말에 동의합니다.
Q4. 당신은 욜로(YOLO)족 인가요? 욜로를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욜로를 개인적으로 좋아하진 않습니다. 멋지다고는 생각하지만 전 미래에 대한 걱정이 많은 편이라 욜로처럼 살 용기가 없거든요. 그래서 질투가 나서 싫어합니다. '나도 저렇게 즐기고 싶은데'하는 마음이 대부분입니다.
Q5. 친구가 많은 편입니까? 현재 마음을 터 놓고 대화할만한 친구가 있나요
친구는 손에 꼽는 것 같아요. 마음을 터 놓고라는 기준을 잘 모르겠는데, 정말 깊숙한 이야기는 잘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친구에게 짐을 지우는 느낌이라서 진짜 아픈 이야기를 자주 하진 않습니다. 혼자를 감당하기도 벅찬 세상이니까요.
Q6. 최근에 울어본 적 있습니까? 있다면 어떤 이유입니까
최근 고민 중 하나인데, 많이 슬퍼도 울지 못하고 있습니다. 정신과 약을 먹고 있어서 그런 게 아닐까 생각은 하고 있습니다. 일부러 슬픈 영화나 영상을 보며 눈물을 흘려 보려고 노력은 하고 있는데, 남의 고통을 통해 슬픔을 해소한다는 게 썩 내키진 않습니다.
Q7. 몇 살까지 살면 삶에 미련이 없다고 생각하십니까
몇 살에 죽더라도 미련은 남을 것 같네요. 짧은 삶이지만 언제나 후회와 회한으로 가득 찬 인생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도 마무리는 '아무것도 후회하지 않아'를 노래하고 싶어요.
Q8. 다른 사람들에게 어떤 사람이 되고 싶습니까
재밌고, 둥글둥글하고, 다정한 사람. 이미 글렀다고는 생각하는데 그래도 다정한 사람이고 싶어요. 최소한 가치관이 달라도 호의로 다가갈 수 있는 사람이었으면 좋겠습니다.
Q9. 독인걸 알면서도 포기하지 못하고 있는 게 있나요? 있다면 무엇입니까
자책하는 것. 이미 지나간 일이고 이성적으로 생각해 보면 내 탓이 아닌 걸 알면서도 '내가 그때 그랬다면......'이란 생각을 굉장히 자주 합니다. 과거지향적인 사람이라 항상 과거로 돌아가면 '이것부터 고쳐야지'하는 생각을 합니다.
Q10.‘인생영화’가 있습니까? 있다면 왜 그 영화를 좋아하는지 말씀해주세요
<시간을 달리는 소녀>를 가장 좋아합니다. 주인공 마코토의 털털하고 솔직함도 좋아하고, 과거로 돌아가서 이것저것 고쳐보지만 실패하는 것도 좋아하고, 결국 미래를 향해 가는 모습이 제 이상입니다. 여름이 오면 꼭 한 번은 보는 영화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