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ADHD 극복기 (4)
나는 콘서타 54mg을 복용한다. 감정 기복 조절을 위한 아빌리파이 5mg도 함께 복용한다. 그리고 가끔 호르몬의 변화로 인해 우울감이 너무 심하면 필요시 복용하는 푸록틴 10mg도 있다. 나에게 맞는 약, 용량을 찾는다는 건 조금 시간이 걸리는 일이다. 처음 진료를 봤을 때는 조울증을 잡기 위해 자나팜정이라는 약을 먹었었다. 그 약을 먹으면 몽롱해지고 나른해지는 것이 물속에 가라앉는 느낌을 받았었다. 그리고 나도 모르게 웃음이 실실 나오기도 했고, 몽롱해서인지 주변을 인식하는 감각이 조금 뒤떨어지는 듯한 느낌을 받기도 했다. 그리고 ADHD 치료를 위해 메디키넷 저용량을 같이 복용했는데 손이 떨리기도 하고 틱장애처럼 몸의 어느 부분이 긴장되어 굳는 느낌을 받기도 했다.
그래서 아토목세틴이라고 다른 종류의 ADHD 치료제를 복용하기도 했다. 아토목의 문제점은 졸음이었다. 2020년 9월부터 2022년 9월까지 나는 1년에 한 번만 있는 LEET 시험을 준비 중이었는데(문과의 꽃; 로스쿨 입시 시험) 인강을 들을 때면 어김없이 졸음이 쏟아지고 문제지를 보면 머리가 하얘지는 등 도저히 집중하기가 힘들었다.
나중에야 알았지만 내가 먹던 메디키넷과 지금 먹는 콘서타는 약효 유지 시간의 차이만 있고 도파민을 채워주는 중추신경 흥분제인 반면, 아토목세틴은 도파민을 줄여주는 반대의 역할을 하는 신경제였던 것이다. 그때 아토목세틴을 처방해 준 의사 선생님은 초진 해주신 분이 아니었고 나의 검사 기록지를 자세히 보신게 맞는지 의심이 갈 정도로 진료를 보러 갈 때마다 나를 대충 대한다는 느낌을 강하게 준 사람이었다.
그 결과 나는 시험에 번번이 낮은 점수를 획득했고, 내 꿈을 접어야 했다. 그래도 한국인은 삼세번이라고 딱 세 번 응시했고, 그때의 나는 최선이었지 하며 흘려보냈다. 다시 의사 선생님 이야기로 돌아가자면 나를 처음 본 선생님은 여자였고, 두 번째는 남자였다. 의사 선생님이 남자여서 불편하기 때문에 내 이야기를 잘 안 했나? 하면, 물론 아니다. 나는 그 누구와도 대화를 잘하고, 병원에서는 특히 더 잘한다. 왜냐하면 나는 돈을 지불하는 사람이기 때문이지. 그리고 그렇게 허송세월 아닌 세월을 보내다가 세 번째는 다른 남자 선생님께 진료를 보았다. 의사 선생님은 내가 복용하는 용량과 약의 종류를 보시더니 새로운 길을 제시하셨다. 콘서타였고, 고용량이었다. 물론 용량을 적은 것부터 차근차근 올리는 과정을 거치기는 했으나 현재는 콘서타 54mg에 정착하였다. 그리고 나는 지금의 약을 먹으면서 정말 정상인처럼 행동하고 사고하기 시작했다! 야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