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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의사 이훈희 Sep 27. 2019

여드름 건선 아토피 다른 부위에 나타나는 이유-대구미올

피부미생물총과 연관하여 여드름 주사비 아토피 건선의 차이

피부미생물총

장내 미생물만 중요한게 아닙니다. 인체의 어느 조직이든 미생물이 공생할 수 있는 조건이 된다면 미생물이 살게 되고 이들과 영향을 주고 받게 됩니다. 피부 역시 마찬가지인데요. 피부의 세균 곰팡이 바이러스 등이 밸런스를 유지하면서 군집을 이루고 있는 것을 피부 미생물총(skin microbiome)이라 부릅니다. 



다 같은 피부가 아니죠

그림출처: Sanford, James A., and Richard L. Gallo. "Functions of the skin microbiota in health and disease." Seminars in immunology. Vol. 25. No. 5. Academic Press, 2013.


피부라고 다 같은 피부가 아닙니다. 얼굴, 손바닥, 겨드랑이 사타구니 등등은 각각이 너무나도 다르다고 볼 수 있을 정도로 환경이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어 여기에 살고 있는 미생물총도 역시 다르게 됩니다. 그래서 혹자는 skin microbiome이라 할게 아니라 palm microbiome, axilla microbiome 등으로 각각 불러줘야 하는거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그림출처: Belkaid, Yasmine, and Julia A. Segre. "Dialogue between skin microbiota and immunity." Science 346.6212 (2014): 954-959.


다른 환경이니 다른 미생물이 살 수 밖에 없는데요. 

그림출처: Nakamizo, Satoshi, et al. "Commensal bacteria and cutaneous immunity." Seminars in immunopathology. Vol. 37. No. 1. Springer Berlin Heidelberg, 2015.


그림출처: Murillo, Nathalia, and Didier Raoult. "Skin microbiota: overview and role in the skin diseases acne vulgaris and rosacea." Future microbiology 8.2 (2013): 209-222.


크게는 세종류 피지가 많은 환경, 건조한 환경, 습윤한 환경(sebaceous, dry, moist)으로 구분하네요. skin microbiome의 다양성은 대체로 위 세가지 분류로 나뉘는데요. 사실은 UV 노출도, pH, 온도, 습도, 피지량, 지형도(접히는 위치인지, 편평한지 등등) 등등에 따라 다양한 미생물 환경이 이루어질 수 밖에 없고 이러한 환경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위와 같은 미생물 지도를 그리게 됩니다. 



피부 부위마다 각각 자생하는 미생물이 다르기 때문에 피부 항상성이 깨질 때에는 부위마다 더 잘 발생하는 질환의 특이성이 있습니다. 예를들어 아래와 같은 경향성이 있습니다. 


Sebaceous skin: 여드름, 주사비

Moist skin: body odor, 아토피

Dry skin: 건선 


그림출처: Byrd, Allyson L., Yasmine Belkaid, and Julia A. Segre. "The human skin microbiome." Nature Reviews Microbiology 16.3 (2018): 143.


각각의 환경에 따른 탑텐 리스트인데 눈에 띄는게 많네요. 피부 위치에 따른 각각의 환경은 미생물에게 선택압력이 되어주고 여기에 맞춰진 미생물들이 성장하여 군집을 이루는 셈입니다.


장내 미생물총의 균형이 깨질때를 dysbiosis라 하는데요. 피부 역시 그럴 수가 있습니다. 또한 피부 미생물총이 깨질 때 피부환경에 따라서 더 기회를 잡아 증식하는 미생물들이 있습니다. 


pathogenic하냐에 따라서 일부 질환에서 더 많은 연관성을 갖기도 합니다. 여드름에서 P.acnes와 같은 것들인데요. 

그림출처: Grice, Elizabeth A. "The skin microbiome: potential for novel diagnostic and therapeutic approaches to cutaneous disease." Seminars in cutaneous medicine and surgery. Vol. 33. No. 2. NIH Public Access, 2014.


그 외에도 다양한 질환에서 다른 균주들이 연관을 맺고 있습니다.


장도, 구강도, 질내부도 피부도 각각 다른 환경에서 서로간의 공생계를 이루어갑니다. 

그림출처: Belkaid, Yasmine, and Julia A. Segre. "Dialogue between skin microbiota and immunity." Science 346.6212 (2014): 954-959.


장과 피부만 하더라도 이렇게 다른데요. 장의 풍부한 영양환경과는 달리 피부는 매우 척박한 영양과 산도 높고 추운 환경을 다 견뎌낸 균주들만 살아남게 됩니다. 그래서 이들이 영양소스로 삼는 것은 땀과 피지, 각질입니다. 실제로 뺨의 피지생산도와 Propionibacterium 균주의 번식도는 비례하는 경향이 있거든요.  Staphylococcus 균주들이 높은 염도의 척박한 환경에서 살아갈 수 있는 것도 땀의 요소를 질소 소스로 삼을 수 있는 능력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고요. 


암튼 정상적인 세균총이라는 것은 비정상적인 일들이 일어나지 않을 때의 생태계를 말하는 것이겠죠. 피부 부위에 따라서 세균총의 다양성이 다르기도 하고, 어떤 균주는 병원성을 갖고 있기도 아니기도 하고, 특정 환경조건에서 병원성을 갖기도 하고요. 


그래서 큰 그림을 그려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림출처: Prescott, Susan L., et al. "The skin microbiome: impact of modern environments on skin ecology, barrier integrity, and systemic immune programming." World Allergy Organization Journal 10.1 (2017): 29.


건강한 피부를 호스트와 미생물간의 관계로 이해해보면, 미생물은 피부의 세포환경에 정말 다양한 일들에 관여하면서 피부의 항상성을 유지하는 역할을 해줍니다. 

그림출처: Prescott, Susan L., et al. "The skin microbiome: impact of modern environments on skin ecology, barrier integrity, and systemic immune programming." World Allergy Organization Journal 10.1 (2017): 29.


달리 말해 피부장벽의 기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피부미생물총의 역할이 크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그림출처: Sanford, James A., and Richard L. Gallo. "Functions of the skin microbiota in health and disease." Seminars in immunology. Vol. 25. No. 5. Academic Press, 2013.


우선 병원성 세균들의 증식을 억제하는 측면이 있겠죠. 한정된 자원과 공간을 가지고 싸우는 것이기 때문에 물리적인 차원의 선택압이 될 것이고, AMP 같은 항미생물 펩티드 생산을 통해서 화학적으로 억제하기도 합니다. 

그림출처: Nakamizo, Satoshi, et al. "Commensal bacteria and cutaneous immunity." Seminars in immunopathology. Vol. 37. No. 1. Springer Berlin Heidelberg, 2015.


또한 인체내 면역시스템과도 시그널을 주고받으면서 피부의 정상적인 기능 유지에 역할을 하게 됩니다. 위 그림에서는 피부장벽 손상시에 과도한 염증반응을 억제해주기도 하고, 각질세포로부터의 IL-1알파 생산을 도와 헬퍼T셀의 분화에 영향을 주어 외부 침입균에 좀 더 방어를 할 수 있게 도와주네요. 마치 과도한 조직 손상을 예방하여 자기 살 터전을 확보하고, 외부 침입자는 잘 솎아낼 수 있도록 내부 면역계를 부스팅하는 모습이 굉장히 자기중심적이기도 합니다만 이런걸 공생이라 하는 거겠죠. 


그림출처: Byrd, Allyson L., Yasmine Belkaid, and Julia A. Segre. "The human skin microbiome." Nature Reviews Microbiology 16.3 (2018): 143.


그림출처: Sanford, James A., and Richard L. Gallo. "Functions of the skin microbiota in health and disease." Seminars in immunology. Vol. 25. No. 5. Academic Press, 2013.


dysbiosis가 생기는 거는 미생물쪽에 어떤 변동이 생기든, 인체 내외로 어떤 변동이 생기든 모든 경우가 가능하겠고요. 이로 인해 미생물총의 변동, 체내 면역계 변동 등을 통해서 면역반응에 영향을 주는게 가능합니다.

 

그림출처: Nakamizo, Satoshi, et al. "Commensal bacteria and cutaneous immunity." Seminars in immunopathology. Vol. 37. No. 1. Springer Berlin Heidelberg, 2015.


건선을 아토피와 많이 비교를 합니다. 많은게 있지만 그중 특징적으로 건선에서는 이상하리만치 무균인게 특징적인 반면 아토피의 경우 S.aureus 증식의 리스크가 있는게 참으로 다른데요. 선천면역을 담당하는 AMP의 차이가 크고, 내부적으로 세팅되어 있는 면역환경도 다른 이유도 있습니다. 일례로 건선은 병변 부위에 AMP의 농도가 높고, Th1, Th17 타입의 면역이 형성되어 있다보니 균들을 잘 때려잡게 됩니다.  


암튼 위아래 그림은 내부 면역 요인이나 피부 환경 요인이 정상세균총의 양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림출처: Nakamizo, Satoshi, et al. "Commensal bacteria and cutaneous immunity." Seminars in immunopathology. Vol. 37. No. 1. Springer Berlin Heidelberg, 2015.


근데 이런게 피부습윤도니, pH니 다 이어지는 얘기들입니다. 아토피에서는 필라그린 변이로 인해서 습윤도니 pH니 깨지는 일들이 일어나지만, 정상적인 조건에서도 저산성이나 지질각질층의 지질구성도가 바뀌게 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부분들을 컨디셔닝하는 게 중요한 이야기가 될 수 있습니다. 


피부 유산균을 먹는다고 환자분들께서 간혹 얘기를 해주시는 경우가 있는데요. 대개는 장을 치료하면서 피부를 치료할 수 있는 개념들에서 비롯된 얘기인데요. 요즘에는 유산균 대사산물이나 유산균을 직접 화장품으로 만들어서 바르는 것들이 시판되고 있습니다. 바야흐로 바르는 유산균의 시대입니다. 이런 것들이 pH 밸런싱, 항미생물펩티드 생산 등을 통하여 피부장벽의 회복에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마케팅 포인트를 잡는듯 합니다. 


그림출처: Cervin, Anders U. "The potential for topical probiotic treatment of chronic rhinosinusitis, a personal perspective." Frontiers in cellular and infection microbiology 7 (2018): 530.


이런거 보면 프리바이오틱스나 프로바이오틱스 외용제들이 치료에 활용되는 컨셉도 머지 않은 듯 보이는데요. 이 외에도 허브 추출물 베이스의 외용제들이 일정 부분 미생물총 균형 회복에 역할을 하는 면이 있을 것이라 개인적으로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정리하면

1. 많은 세균, 곰팡이, 고세균, 바이러스 등등의 밸런스가 피부건강을 유지하는 구성요소가 된다. 

2. 스킨 타입(dry, moist, sebaceous)에 따라 피부 미생물총은 다양하다. 

3. 인체 내외요인에 의해 피부정상 조건이 깨지면서 피부에도 dysbiosis가 발생하고 이는 질환의 병태생리에 관여한다. 

4. 피부의 정상 컨디셔닝에 도움을 주는 요소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피부미생물총의 회복과 관련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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