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여기에서 살아가기

"부모는 선택할 수 없지만, 지금 이 순간은 내가 선택할 수 있다."

by Mia 이미아

나르시시스트 부모의 학대 속에서 성장한 이들은 종종 과거의 상처에 머물러 현재를 온전히 즐기지 못한다. 부모의 비난과 감정적 폭발을 떠올리며 주저하고, 작은 결정조차도 틀릴까 봐 불안해한다. 부모의 강압 속에서 자란 나는 작은 선택조차 내 의지대로 할 수 없었다. 아무 문제없는 상황에서도 '내가 뭘 잘못한 건 아닐까?'라는 생각이 떠오르고, 새로운 선택을 앞두고 긴장한다.


이런 습관은 오랜 시간 몸에 밴 생존 전략이지만, 이제는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 과거는 내 일부이지만, 그것이 나를 규정할 필요는 없다. 상처는 삶의 일부일 수밖에 없지만, 그 상처가 내 삶의 방향을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 나는 더 이상 그 시간 속에서 살지 않고, 지금 이 순간을 온전히 살아가야 한다.


과거를 수용한다는 것은 부모의 학대를 정당화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그동안 감추고 외면하려 했던 아픔을 직시하고, 그 경험이 지금의 나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이해하는 과정이다. 이 과정은 단순한 기억 되새김이 아니라, 상처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며 나를 형성한 요소로서 인정하는 일이다. 과거는 바꿀 수 없지만, 나는 그 의미를 새롭게 정의할 수 있다.




나는 오랫동안 부모의 기대와 요구에 맞춰 살아야 했다. 그들의 감정에 휘둘리지 않기 위해 내 감정을 억눌렀고, 의견을 내기보다는 눈치를 보며 조용히 있는 것이 더 안전하다고 배웠다. 아이였던 나는 부모의 반응을 예측하는 것이 생존에 필수적이라 믿었고, 그 패턴은 오랫동안 나의 삶을 지배했다. 그러나 이제는 더 이상 과거의 패턴을 반복하지 않기로 했다. 내가 원하는 삶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는 사실을 점차 이해해 가고 있기 때문이다.


내가 항상 과거를 떠올리며 사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반대로, 애써 외면하고 살아왔다. 내 기억의 일부는 희미해졌고, 어떤 것은 소실되었지만, 몇몇 기억들은 절대 지워지지 않는다. 어떤 날은 과거의 상처가 선명하게 떠올라 나를 움켜쥐고 놓아주지 않으려 한다. 그럴 때마다 나는 스스로에게 이렇게 말한다. "그때는 참 많이 힘들었지. 하지만 이제는 내 삶을 내가 선택할 수 있어. 나는 과거의 상처가 아니라, 오늘의 나로 살아갈 거야."



과거에 갇히지 않고 지금을 살아간다는 것은, 부모의 왜곡된 기대와 잣대에서 벗어나 나 자신의 존재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과거에는 부모가 정한 기준과 평가에 얽매여 살아왔다면, 이제는 스스로 삶의 방향을 결정해야 한다. 처음에는 낯설고 두렵겠지만, 이는 변화의 자연스러운 과정이다. 작은 것부터 시작해 자신을 존중하고 신뢰하는 선택을 쌓아 나가면, 점차 삶의 주도권을 되찾을 수 있다.


나는 나의 욕구와 감정을 살피고 존중하는 연습을 시작했다. 점심 메뉴 하나를 고를 때도 부모의 눈치를 보며 상대의 반응을 먼저 살폈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스스로에게 묻는다. 나는 어떤 맛을 좋아하는지, 어떤 음식이 나를 기분 좋게 하는지, 내 취향을 고려하여 선택한다. 이는 한 끼 식사 선택이 아니라, 스스로의 욕구를 존중하고 자신의 감각을 신뢰하는 작은 시작점이 된다.




자기 확신을 키우는 과정도 마찬가지다. 부모의 통제 속에서 자란 사람들은 종종 자신의 결정에 확신을 갖지 못한다. 어떤 선택을 내리더라도 '이게 맞는 걸까?'라는 의심이 따라붙는다. 하지만 모든 선택이 완벽할 필요는 없다. 실수조차도 성장의 일부라는 사실을 받아들이며, 내가 내린 결정이 최선이 아니어도 괜찮다고 스스로를 다독인다. 이런 과정이 반복되면서, 점차 자신의 판단을 신뢰할 수 있는 힘이 길러진다.


부모의 눈치를 보느라 몸에 밴 무의식적 행동 패턴을 인지하고 수정하는 것은 자기 성장의 중요한 단계이다. 어린 시절 부모의 통제에 익숙해진 사람들은 자신의 선택을 스스로 신뢰하기 어려워하며, 때로는 사소한 결정조차도 부모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조심스러워진다. 무언가를 선택할 때마다 "이게 잘못된 결정이면 어떡하지?"라는 불안이 엄습한다면, 그것이 과거 부모의 비난과 통제에서 비롯된 반응인지 성찰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두려움을 인식하고, "내 삶의 선택은 나의 책임이며, 실수도 성장의 일부다"라고 스스로에게 되뇌는 연습을 통해 점진적으로 변화할 수 있다. 실수는 나를 형성하는 과정의 일부이며, 나 자신의 가치를 부모의 기준이 아니라 내면의 목소리를 통해 평가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새로운 환경에서 작은 결정을 내리는 경험을 쌓아가면서, 점차 부모의 시선이 아닌 자신의 가치관을 바탕으로 판단하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 이러한 과정은 시간이 걸리지만, 꾸준한 실천을 통해 부모의 기준에서 벗어나 진정한 자율성을 확보하고 자기 신뢰를 키울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자존감을 키우는 데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는 매일 아침 거울을 보며 자신에게 긍정적인 말을 건네는 습관이다. 단순한 루틴처럼 보일 수 있지만, 거울 앞에서 "오늘도 충분히 잘 해낼 수 있어"라고 소리 내어 말하는 행위는 자기 존재를 인정하고 내면의 힘을 강화하는 과정이다. 어린 시절 부모에게서 충분한 인정이나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지 못한 경험이 있는 사람들에게 이러한 습관은 더욱 의미가 크다.


처음에는 어색하고 인위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지만, 반복할수록 스스로를 격려하는 힘이 쌓이며 내면의 자긍심이 점차 커진다. 하루를 시작하며 자신을 응원하는 이 작은 실천은 자기 존중의 태도를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되며, 자신의 눈을 바라보며 솔직한 격려를 보내는 과정은 무의식적으로 자리 잡은 부정적인 사고 패턴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나는 나 자신에게 조금 친절해지기로 했다. 거울을 볼 때마다 자신을 평가하고 부족함을 찾아내던 습관을 버리고, 이제는 거울을 보며 긍정적인 말을 건넨다. "나는 충분히 잘하고 있어. 오늘도 해낼 수 있어."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반복할수록 내 안의 부정적인 목소리가 점점 약해지는 것을 느낀다.


지금, 여기에서 온전히 살아가기 위해서는 일상의 작은 행복의식적으로 찾아내는 노력이 필요하다. 과거에 대한 원망과 미래에 대한 불안이 번갈아 찾아올 때, 현재의 순간에 집중하는 연습을 통해 마음의 안정을 찾을 수 있다. 예를 들어, 하루 일과 중 감사할 만한 작은 요소들을 적어보거나, 하루 중 가장 즐거웠던 순간을 떠올리며 스스로에게 긍정적인 피드백을 주는 습관을 들이면 현재에 대한 만족감이 더욱 커진다. 이러한 노력이 쌓이면 삶의 균형을 유지하고, 불안에 흔들리지 않는 내면의 평온을 찾을 수 있게 된다.


창문을 열고 바람이 스치는 공기의 온도를 느껴보고, 따뜻한 커피 한 모금을 마시며 입안에 퍼지는 향을 음미하며, 강아지가 내 곁에서 숨 쉬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만으로도 현재에 집중하는 연습이 된다. 이런 작은 순간들을 소중히 여기는 것이,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지금을 살아가는 법을 배우는 과정이다.


2025-01-14

행복

강아지가 배를 내놓고 세상 편안하게 잘 때
내 몸에 제 무게를 온전히 실어 기댈 때

메모 하는 지금,
자기 쓰다듬으라고 앞발로 핸드폰을 지그시 누를 때



한편으론, “과거를 잊어라”라는 피상적인 조언이 오히려 상처가 될 수도 있다. 부모의 학대는 단순히 지나간 일이 아니라 삶의 많은 측면에 영향을 미친 깊은 상처로 남아 있다. 이러한 기억을 함부로 지우려 하기보다는, 그것이 나의 일부였음을 인정하고 필요한 교훈을 얻는 과정이 더욱 현실적이다. 과거의 경험을 부정하는 대신, 그 경험이 현재의 나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차분히 되돌아보고, 이를 통해 성장의 발판으로 삼는 것이 중요하다.


가끔은 과거의 기억이 불쑥 떠오르고, 불안이 밀려올 수도 있다. 예측하지 못한 순간에 불안을 느낄 때마다 스스로에게 '지금의 나는 안전하다'라고 되뇌며, 나를 보호할 힘이 내게 있음을 상기한다. "나는 지금 불안을 느끼고 있어. 하지만 이 감정은 일시적인 것이고, 지나갈 거야"라고 스스로에게 말해보자. 감정을 부정하지 않고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만으로도, 그것이 나를 완전히 지배하지 않도록 할 수 있다. 이러한 태도는 감정과 나 사이에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며, 스스로를 더욱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도와준다.


과거를 회피하거나 억지로 지우려 하기보다는, 그 경험이 내 안에서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깊이 성찰하고, 그것을 성장의 밑거름으로 삼는 것이 더 중요하다. 과거의 흔적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통해 나는 어떤 사람이 되었는지를 이해하며,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원동력으로 바꿀 수 있다. 현재의 순간을 온전히 받아들이고, 삶 속에서 새로운 가치를 찾아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나는 오늘을 살아갈 가치가 있다'라는 다짐을 반복하면서, 내면의 강인함을 키우고, 더 이상 흔들리지 않는 나 자신을 만들어 가야 한다.




학대는 단순히 지나간 과거의 일이 아니다. 그것은 내 삶의 많은 부분에 깊은 흔적을 남겼고, 때때로 나를 붙잡으려 한다. 특히, 아이에 대한 부모의 학대는 표면적으로 보이는 폭력이나 통제를 넘어, 아이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가장 중요한 시기에 깊은 영향을 미친다. 과거의 상처는 예기치 않은 순간에 떠올라 선택을 주저하게 만들고, 스스로를 의심하게 만든다. 부모의 지속적인 부정적인 피드백과 감정적 착취는 아이가 자신을 바라보는 방식을 왜곡시키며, 이는 성인이 되어서도 쉽게 사라지지 않는 심리적 족쇄가 된다.


그러나 이제 우리는 안다. 과거의 영향력이 완전히 사라질 수는 없지만, 그것이 더 이상 내 삶의 방향을 좌우하도록 둘 필요는 없다는 것을. 과거의 고통 속에서 길을 잃었던 시간들은 나를 성장시키는 과정의 일부였으며, 그것이 내 존재를 정의하는 것이 아님을 깨닫게 되었다. 중요한 것은 상처를 부정하거나 억누르는 것이 아니라, 그 경험이 지금의 나에게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이다. 오늘을 살아간다는 것은 과거를 외면하는 것이 아니라, 그 경험들을 통해 더 깊이 나를 이해하고, 삶의 새로운 의미를 찾는 과정이다. 더 이상 과거에 영향력을 허락하지 않고, 현재의 순간을 온전히 살아가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치유와 회복의 시작이다.



부모는 선택할 수 없고, 과거를 되돌릴 수는 없지만, 지금 이 순간의 선택은 내 안에 무한한 가능성을 품고 있다. 부모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나의 감각과 욕구를 세심하게 탐색하는 과정은 결국 진정한 나 자신을 발견하는 첫걸음이다. 현재 중심의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자신의 감정을 인정하고 욕망을 명확하게 인식하며, 작은 목표부터 설정해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처음에는 익숙하지 않은 자유가 어색하고 두렵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조금씩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나를 위한 선택을 반복하다 보면, 자신감이 차츰 쌓이고 스스로의 결정을 신뢰하게 된다. 그렇게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가다 보면, 과거는 더 이상 나를 옭아매는 굴레가 아니라, 내가 견뎌온 강인함과 성장의 증거로 자리하게 된다. 과거의 경험을 통해 얻은 교훈을 바탕으로, 현재의 순간에 집중하며 더 나은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변화의 과정이다.


"부모는 선택할 수 없고, 과거는 되돌릴 수 없지만, 지금 이 순간의 선택은 내 손안에 있다."

나는, 지금, 여기에서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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