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연대의 발견

스스로의 선택으로 맺어진 관계

by Mia 이미아


어떤 사람들에게 가족이란 기대와 현실의 간극에서 혼란과 불신을 형성하는 존재일 수 있다. 나르시시스트 부모 아래에서 성장한 이들은 가족이 서로 지지하고 보듬어야 한다는 이상과, 현실에서 겪은 학대와 배신감 사이에서 혼란을 겪는다. 그 결과 타인과 관계를 맺을 때 지나치게 신중해지거나, 반대로 과도하게 의존하는 극단적인 행동 패턴을 보이기도 한다.


신뢰를 쉽게 주지 못하고, 관계 속에서 늘 경계를 세우며, 누군가 가까워지는 순간 상처받을까 봐 두려워한다. 이는 새로운 관계에서 심리적 장벽을 만들고 스스로를 고립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또한 가족에게 받은 상처가 다른 관계에서도 반복될까 두려워 방어적인 태도를 취하거나 자신을 희생하며 관계를 유지하려는 성향을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가족의 결핍을 채울 수 있는 새로운 연대는 의외로 가까운 곳에서 찾아올 수 있다. 학교나 직장에서 만난 신뢰할 수 있는 동료, 공통의 관심사를 나누는 온라인 커뮤니티 회원들, 함께 취미를 즐기는 동아리 구성원 등이 그 예이다. 이들은 혈연으로 연결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서로의 경험에 진심으로 공감하며 정서적 지지를 제공하고, '함께'라는 '소속감'을 선물한다. 이러한 관계는 강요된 의무가 아닌 자발적 선택으로 형성되기에 더욱 진솔하고 지속적일 가능성이 크다.


이를 통해 자신이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안정감을 얻고, 건강한 상호작용을 경험하며,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고 내면의 상처를 치유하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 더 나아가, 이러한 연대는 개인의 성장과 자존감을 회복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기존의 가족관계에서 느끼지 못했던 소속감과 이해를 새로운 관계 속에서 찾음으로써, 우리는 보다 건강한 관계를 형성하고 신뢰를 배우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



새로운 연대를 경험할 때 가장 큰 걸림돌은 "내가 이런 사랑과 관심을 받아도 될까?"라는 자기 의심이다. 어린 시절 부모에게 받은 폭언과 무관심은 자존감을 낮추고 타인의 호의에 대한 불신을 심어 놓았다. 그래서 누군가 따뜻한 관심을 보이면 의심부터 하거나 자신의 가치에 대한 회의감으로 불편함을 느끼게 된다.


이런 감정은 관계를 멀어지게 하고 스스로를 고립시키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이 두려움을 극복하려면 '나는 관심과 애정을 받을 자격이 있다'라고 인정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작은 행동부터 시작해 타인의 배려를 받아들이고, 이를 통해 점차 마음의 문을 여는 연습이 필요하다. 처음에는 어색하고 죄책감이 들 수 있지만, 반복적인 다짐과 긍정적인 경험의 축적이 이러한 불편함을 덜어줄 수 있다.




나는 부모와 단절한 후 주변인들의 따뜻한 지지를 통해 많은 변화를 경험했다. 예상치 못한 곳에서 비슷한 경험을 공유하는 사람들을 만나 새로운 관계의 가능성을 발견했다. 어쩌면 비슷한 과정을 겪으며 비슷한 취향이나 가치관을 갖게 되었는지도 모른다. 같은 음악을 좋아하거나 비슷한 이슈에 관심을 가지며 자연스럽게 공통의 관심사를 나누었고, 이를 통해 더 친밀한 관계가 형성되었다.


이들과의 교류는 가벼운 만남을 넘어 '가족보다 더 끈끈한 연대'로 자리 잡았다.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며 깊은 공감을 얻었고, '나만 이런 경험을 한 것이 아니구나'라는 안도감을 느꼈다. 이를 통해 스스로를 더 잘 이해하게 되었고, 새로운 관계에서도 신뢰를 형성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었다. 우리의 만남은 단순한 위로를 넘어 서로의 성장과 변화를 함께 지켜보며 새로운 삶의 방식을 모색하는 과정이 되었다.


새로운 연대는 과거의 상처를 공유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함께 즐거움을 찾고 각자의 강점을 존중하며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고받는 공간이 된다. 예를 들어 하나의 프로젝트나 취미 활동을 함께하며 서로의 장점을 발견하고 격려하는 기회가 생긴다. 이는 자존감을 키우고 '나는 못할 거야'라는 부정적인 신념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된다. 소소한 성취를 통해 자신감을 쌓으며 새로운 도전에 대한 두려움을 줄이고 스스로의 가능성을 인정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상대방과의 신뢰가 형성되며 연대는 서로의 성장을 촉진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러한 관계를 맺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서로를 온전히 존중하려는 태도'이다. 나르시시스트 부모 밑에서 자란 이들은 종종 '무조건적인 관계'에 대한 환상을 품으면서도 '언제든 배신당할 수 있다'는 불안감을 안고 살아간다. 이는 새로운 관계에서도 높은 경계심으로 이어져 상대에게 쉽게 마음을 열지 못하거나 자신을 지나치게 보호하려는 행동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건강한 연대를 형성하려면 신뢰를 서서히 쌓아가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상대가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호의나 일시적인 친절이 아니라 지속적인 관심과 배려를 경험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만약 상대가 건강하지 못한 방식으로 나를 대한다면, 과거의 트라우마가 되살아날 수 있다. 그럴 때 즉각적으로 '역시 사람은 믿을 수 없어'라며 단절하기보다는 잠시 멈추고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것은 나의 문제가 아니라 상대의 문제일 뿐"이라고 인식하며 감정적인 반응보다 침착한 대응을 연습해야 한다.




이를 위해 자신만의 안전한 공간에서 감정을 정리하고 신뢰할 수 있는 사람과 대화하며 현실을 분리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특정 상황에서 자신의 경계를 설정하고 건강한 관계 속에서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를 고민하는 과정을 반복하면 인간관계에서 느끼는 불안이 완화되고 새로운 관계를 받아들이는 용기를 얻을 수 있다.


일상의 대화를 나누며 자연스럽게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에서 상대의 일관된 태도를 관찰하고, 서로의 감정을 존중하는 관계가 형성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처음에는 어색하고 불안할 수 있지만, 신뢰는 반복적인 상호작용 속에서 서서히 형성된다. 상대의 진심 어린 태도를 경험하며 마음을 여는 과정은 자기 방어를 내려놓고 한 걸음씩 다가가는 용기를 필요로 한다. 이러한 노력이 지속될 때, 불신을 극복하고 건강한 관계를 구축할 수 있으며, 새로운 연대 속에서 안정감과 심리적 안정을 찾을 수 있다.



새로운 연대를 형성하는 과정에서 특히 조심해야 할 점은 신뢰를 형성하기 전에 성급하게 다가가는 것이 오히려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오랜 시간 관계에서 상처받아온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타인을 경계하면서도, 따뜻한 관심과 공감을 받을 때 방어를 풀고 쉽게 마음을 열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성향은 나르시시스트, 사기꾼, 사이비 종교 집단과 같은 조작적인 사람들에게 이용당할 위험을 함께 내포하고 있다. 이들은 취약한 감정을 파악하고 의도적으로 접근하여 신뢰를 쌓으려 하지만, 결국 감정적/경제적 착취나 통제로 이어질 수 있다.


이들은 타인의 상처와 외로움을 교묘하게 파악하고, 처음에는 지나치게 친절하고 공감적인 태도로 접근한다. 이후 점진적으로 감정적 조종과 통제를 시도하며, 관계의 주도권을 장악하려 한다. 상대가 비정상적으로 빠른 속도로 깊은 유대감을 강조하거나, 자신의 필요를 나의 감정보다 우선시하도록 만들려 한다면 이는 경계를 설정해야 할 신호일 수 있다. 건강한 연대를 맺기 위해서는 서서히 신뢰를 쌓아가며 상대의 진심을 확인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새로운 만남과 교류는 단순히 사람을 더 많이 만나는 것이 아니라, 신뢰할 수 있는 관계를 형성하는 과정이다. 내면적으로 안전한 관계를 구축하고, 서로에게 진정한 지지자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 가족이라는 개념이 혈연만을 의미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나를 이해하고 공감해 주는 사람들이 모인 곳이야말로 진정한 의미의 가족이 될 수 있다. 친구, 상담사, 혹은 같은 경험을 공유하는 공동체에서 우리는 서로의 상처를 이해하고 존중하며, 함께 치유와 성장의 기회를 찾을 수 있다. 이러한 관계는 단순한 위로를 넘어,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한 지속적인 지지와 안정감을 제공하며, 우리의 자아를 보다 건강하게 형성할 수 있도록 돕는다.



누군가에게는 이 연대가 교회나 종교단체, 봉사활동 모임, 혹은 지인들이 만든 소규모 독서클럽일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단순히 속해 있는 것이 아니라, ‘내가 마음을 터놓고 소통할 수 있는가’, ‘이곳에서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주는가’라는 점을 확인하는 과정이다. 혈연이나 의무감이 아니라 스스로의 선택으로 맺어진 관계일 때, 진정한 치유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연대는 건강한 경계를 유지하고 서로의 삶을 존중하며, 강요가 아닌 자발적인 지지를 기반으로 하여야 한다. (*나르시시스트, 사기꾼, 사이비 종교의 접근 방식은 서로 유사하다. 반드시 주의하라)




연대를 발견하는 과정은 나 자신을 더욱 깊이 이해하는 여정이기도 하다. 과거의 환경 속에서 형성된 무조건적인 관계 맺음이 상처를 남겼다면, 이제는 신중하게 나를 존중해 줄 수 있는 사람들과 건강한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과거의 경험이 남긴 불신과 두려움이 앞으로의 모든 관계를 방해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감정을 돌아보고 안전한 경계를 설정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우리는 과거의 패턴을 인식하고 그것에서 벗어나, 신뢰할 수 있는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자신을 지지하고 성장할 기회를 찾을 수 있다. 건강한 연대는 상호 존중과 배려를 바탕으로 형성되며, 이를 통해 우리는 자아를 더욱 단단하게 하고, 보다 의미 있는 인간관계를 경험할 수 있다.


완벽한 사람이 없듯이, 완벽한 관계도 없다. 하지만 서로를 배려하고 존중하는 노력이 지속될 때, 우리는 새로운 연대 속에서 안정과 치유를 경험할 수 있다. 이제는 나를 사랑해 줄 수 있는 사람들, 그리고 내가 진심으로 사랑할 수 있는 사람들과 함께할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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